경제학은 무엇을 말할 수 있고 무엇을 말할 수 없는가 부키 경제.경영 라이브러리 1
로버트 하일브로너. 레스터 서로우 지음, 조윤수 옮김 / 부키 / 2009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저자인 하일브로너에 따르면 "경제학자들은 모델 구축에 매력을 느끼지만, 이는 지나치게 오만한 시도로 경제학을 수학적 서술로 격하시킬 뿐"이다. 경제학이란 "진화하는 경제 체제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한 정책을 고안하는 학문", 즉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를 개선하기 위해 경제 체제의 본질과 논리에 대한 철학적인 분석을 하는 학문"이기 때문이라고 경제학에 대한 정의를 내렸다.  

경제학이라는 학문은 그 역사적 연혁이 다른 학문에 비하면 그리 길지 못하다. 산업혁명이후 대두된 신흥학문이라고 할 수 도 있다. 그렇지만 산업혁명 당시나 지금의 글로벌 시스템속에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 경제학이라는 학문의 위치는 새삼 글로 표현하지 않더라도 그 중요성이 대단하다. 특히 1929년 금융위기로 촉발된 세계대공황을 경험하고 다시 미국의 서브프라임모기지사태로 발발한 지금의 금융위기를 겪고 있는 우리에게 더욱더 경제학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자문을 하게 한다. 

이러한 시점에 맞추어 근간에 수많은 경제학관련 서적들이 일종의 붐을 타면서 독자들에게로 다가가고 있다. 경제학이라는 학문에 문외한인 일반인들에게 경제학이란 학문적 이론의 체계는 그리 녹녹치만은 않는게 사실이다. 경제 당사자가 복잡해지고 체제 또한 스미스의 시대보다 복잡해짐에 따라 논리적인 사고보다는 수치적 특히 계량적 경제분석이 설득력을 얻으면서 경제학은 그야말로 수학이라는 이해하기 힘든 함수의 집합체로 전락했다고 해도 틀린것은 아닐 것이다. 이렇다보니 정책을 담당하는 기안자에서 부터 경제학을 배우는 학생에 이르기까지 경제학이라는 학문은 현실과 동떨어진 학문정도로 여겨져 왔던 것이다.

특히 일반대중에게는 경제원론 몇페이지만 넘기면 그냥 덮어버리기 만드는 각종 법칙과 그래프로 점철된 경제학은 어렵고 가까이 하기 힘든 학문으로 여겨져 왔다. 

일반대중의 경제학에 대한 갈구로 인하여 근래에 들어서 몇몇경제학자들 중심으로 경제학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방안이 모색되기 시작했고 그 결과 획기적으로 스토리텔링방식을 도입하므로서 일반독자들에게 좀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었다. 하지만 스토리텔링방식의 경우 간단한 경제현상이나 원인 그리고 몇몇 경제용어들의 설명에 만 국한된 한계를 들어냄으로서 보다 근본적인 경제이해에 대한 부분이 소홀히 된 점 또한 사실일 것이다. 

이런면에서 로버트 하일브로너와 레스터 서로의 <Economics Explained>는 경제에 대해서 좀더 깊이 알고 싶어하는 독자층이나 이미 경제원론등을 수강했던 식자층에게 한결 더 경제에 대한 명확한 접근을 열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저서라고 보여 진다.

경제학 전반에 대한 흐름에서 부터 거시경제, 미시경제, 그리고 현대의 경제학이 처한 고민에 이르기까지 경제전반을 한번 정리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던 것 같다. 수학적 공식이나 그래프로만 경제를 설명하는 것 보다 가장 근본적인 경제현상의 물음에 대하여 적정한 수준으로 이해하기 쉽고 그리고 예견할 수 있도록 해주는 책이다. 

자본주의의 출현에서부터 시작된 경제의 특성과 3대 경제주체인 가계, 기업, 정부의 역활분담과 그 한계등을 설명하면서 그동안 막연하게 생각했던 거시경제의 기초를 열어 준다. 특히 국내총생산, 저축과 투자, 공공부문의 경제, 통화등의 거시경제 요소가 대변해주는 그 이면을 파악하는데 도움이 된 것 같다. 항상 우리는 수치와 통계의 시대에 너무 익숙한 나머지 그 수치나 통계가 정말 말해주는 경제적 설명과 원인 그리고 대처방안에 대해선 무감각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번 책을 통해서 거시적 경제요소의 실상을 좀더 쉽게 알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여진다. 

특히 저서의 마지막부분의 세계화와 외환시장편에서 저자의 의견은 비록 이 책인 간행된지 10년이 지났지만 지금의 금융위기를 설명하는데 조금도 부족함이 없을 만큼 그 혜안이 높다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석탄을 이용한 증기기관의 발명으로 촐발된 산업혁명을 거치면서 그동안 인류가 쌓아온 그 어떠한 부의 효과보다 큰 일대 혁명을 가져왔다. 그리고 전기의 발명으로 이어지는 전기혁명으로 부터 잃어버린 하루의 반을 되찾게 되었고 내연기관의 발명으로 시장의 접근성이 효율적으로 증대했으며 제트비행기의 발명으로 일일생활권에 접어들게 되었다. 이는 대략 250여년이라는 인류이 극히 짧은 역사에서 일어났던 일이다. 

그러다 보니 사실 경제학이라는 학문이 이러한 혁명적인 진보와 어깨를 나란히 하지 못하는 결과를 가져왔던 점 또한 있다. 이제는 컴퓨터라는 획기적인 도입으로 일일생활권이 아닌 리얼타임으로 모든 경제주체의 행위가 시시각각 들어나게 되었다. 이러한 점은 지금의 세계화라는 경제현상을 불러왔고 그리고 한층 더 많은 부의 폭발을 가져다 준 것 또한 사실이다.

하지만 이러한 리얼타임의 경제행위가 미치는 반대급부에 대해선 그동안 등한시 하였던 것 또한 사실일 것이다. 결국 이러한 통제력을 상실한 행위가 미국이라는 한 국가의 경제위기에서 곧바로 전세계로 번지는 것을 막을 수 없다는 것 또한 뼈저리게 경험하고 있는 것이다. 

저자의 의도대로 경제학은 현실에서 발생하는 모든 경제행위를 전부 다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이 있기 마련이다. 이는 경제적 판단이 아닌 정치적 판단으로 해결해야 할 부분들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제학은 그동안 경험했던 자본주의 경제체제라는 틀 속에서 취사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단지 그러한 대안을 보지 못할 뿐이다. 경제주체인 가계, 기업, 정부의 역활분담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이끌어 낼 수 있는 가에 따라 다가오는 경제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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