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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서 찾은 책벌레들
정문택.최복현 지음 / 휴먼드림 / 2009년 1월
평점 :
절판
지금 인류의 문명이 발달하게 된 가장 큰 동력은 무엇인가? 기술발달을 폭발시킨 산업혁명인가 아니면 부의 발전을 이룩한 인간의 지적혁명에 있는가 아마도 둘다 정답이 아닐 것이다. 바로 문자의 발명이다. 인간은 문자라는 독특한 기록체를 발명함으로써 인간사유의 모든 행위들을 기록할 수 있게 되었고 그런 기록들이 비로소 책이라는 위대한 발명품을 만들어 내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다. 책을 통해서 인간은 후대에 자신들의 생각과 지식을 전달해왔다. 비록 IT산업이 최절정에 달한 현시점에서도 끊이 없이 책이 출간되는 이유중에 하나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책에 대한 애착은 그 어떤 재화보다 선순위에 있다. 책은 또한 시대성을 초월하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옛사람의 사유를 시간적 제약을 떠나서 마음껏 향유할 수 있고, 공감할 수 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공간성을 초월하기도 한다. 지리적 이격감을 뛰어넘어 다양한 이들의 사유를 만끽할 수 있는 장점은 그 어느 것 보다 우수하다. 그런 면에서 책은 지금도 존재하고 앞으로도 존재할 것이다.
<도서관에서 찾은 책벌레들>은 우리에게 낮익은 세종, 정조, 원효, 이황, 이이, 허균, 박지원, 정약용등 27인의 선현들의 책에 대한 생각과 독서에 대한 나름대로의 방법을 통해서 그들의 삶을 조명한다. 단순하게 책을 가까이 하고 열심히 읽어서 후대에 이름을 남겼다는 등식에서 벗어나 그들이 책속에서 찾고자 했던 것을 보여준다. 과연 그들은 책속에서 무엇을 그토록 찾았을까?
대표적으로 세종과 정조의 경우 조선군주중에서 가장 독서열이 높은 군주였다. 집현전과 규장각을 설립하여 그런 독서에 대한 애착을 보여주었다. 세종은 독서를 일반백성과의 소통의 도구로 사용했다. 책을 통해서 백성의 안위를 찾고 백성을 위무했던 것이다. 반면에 정조는 책에서 기울러져 가는 조선의 개혁을 찾고 그 해결방안에 고심했다.
이 책에 나오는 이들의 공통점이 바로 독서를 통해서 세상과의 소통을 중시했다고 할 수 있다. 원효대사의 불교의 대중화, 이황과 이이의 조선성리학의 정립, 박지원을 비롯한 북학파의 실증주의, 정약용의 민생철학, 구한말 안중근, 안찬호, 김구등의 독립에 대한 열의라는 모습이 바로 독서를 통한 세상과의 소통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의 책에 대한 남다른 소신과 독서에 대한 방법은 개인마다 유별날 정도로 독특하다. 그들은 작은 지면의 책에서 무한히 넓은 세상을 본 것이다. 그들은 책을 통해서 인생의 나침반을 창조했던 것 아닐까 싶다.
우리가 이 책을 통해서 선현들의 독서방법이나 그 깊이를 배우는 점 또한 유익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책을 통한 시대와의 소통일 것이다. 그런 소통을 통해서 가치관의 확립과 자기 정체성을 발견할 수 있는 것이다. 책을 통해서 다양한 부류의 사람들을 만날 수 있고 다양한 사유을 접할 수 있다. 독서 만큼 경제적인 것이 없는 것이다. 아마도 벌레중에 가장 유익한 벌레가 다름아닌 冊벌레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