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과 식물, 그리고 인간의 섹스와 구애에 관한 에세이 지구라는 행성에서 존재하는 생명체는 섹스를 한다. 박테리아에서 부터 이 행성의 주인라고 자부하는 인간에 이르기까지 모든 생명체는 섹스를 한다. 물론 약 1000여종의 생명체가 무성생식을 통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종들은 유성생식 즉 섹스를 통해서 후손을 번식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우리가 생각하는 생명이라는 숭고한 개념이 바로 이러한 생식의 과정을 통해서 발현되는 것이다. <<성의 자연사>>에서 필자는 다양한 종들의 생식형태를 통해서 자기종을 효과적으로 보존하는 방법에 이르기까지 생명의 탄생단계에서 부터 생명의 유지에 이르는 방대한 내용을 간략하면서도 과학적인 실험과 관찰을 통해서 성(性)에 대한 개념을 확립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특히 인간사에서 사용할 수 있는 단어인 성도착자, 간강범, 카니발리즘, 낙태와 영아살해등의 표현을 빌려서 좀더 실감나게 현상들을 설명해주고 있다. 무엇보다 생식에 대한 현상을 경제학적인 비용과 이익관점에서 설명한 부분은 독자들로 하여금 내용을 단숨에 각인 시켜준다. 물론 필자는 생물학적인 견해와 사회학저인 견해를 적절히 대비하면서 이러한 생식이 가져다 주는 의미에 대해서 설명해주고 있다. 특히 인간을 비롯한 유성생식을 하는 종에 대한 비용발생과 이익취득의 면에서 그들 종 나름의 진화방식을 설명해주고 있다. 현재 지구상에 존재하는 거의 대부분 유성생식을 하는 종의 경우 암컷이 수컷보다 비용면에서 많은 부담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비록 수컷들 역시 비용을 부담하고는 있지만 암컷에 비해서 그 책임은 작게 마련이다. 또한 자식을 성장하는데 대한 비용과 위험의 감수 또한 암컷의 경우가 크고 많다. 그럼 이들 종은 왜 이런 비용과 위험부담을 가지면서 유성생식을 고집하고 있는 것일까? 진화론적 관점에서 자연선택이라는 개념과 상반된다고 볼 수 도 있지만, 무성생식을 통한 번식보다 유성생식을 통한 번식을 선택했던 것은 다름 아닌 개체의 다양성 확보라는 것이다. 암컷이 이러한 비용을 무릅쓰고도 유성생식을 고집하는 이유중에 하나가 바로 유전적으로 다양한 자손을 확보하는 것이다. 이러한 다양한 유전자를 가진 후손을 확보함으로써 다양한 자연의 선택에 적응할 수 있는 확률이 높아 진다는 것이다. 또한 단순한 돌연변이가 없어도 환경 및 생물학적 변화에 적응하기 위하여 새로운 유전형질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장점이 바로 유성생식에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굳이 무성생식이 유성생식에 비해 좋지 않다는 뜻은 아니다. 특히 생물학적으로 번식력이 떨어지는 종일수록 숫자보다는 확률적으로 유성생식을 통해서 번식을 한다는 것이다. 이점 우리 인간에게도 적용되는 부분이다. 생태계는 끊임없는 경쟁의 장이다. 하지만 이러한 경쟁이 일방의 멸종을 이끄는 경쟁은 있을 수 없고 있어서도 안된다는 것을 우리는 지구의 역사를 통해서 확인했다. 상호 경쟁적 진화를 통해서 종들은 다른종의 희생을 바탕으로 기회를 획득하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상호 경쟁적 진화는 지구가 멈추는 날까지 계속될 것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섹스라는 개념은 인간에게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보편적으로 유성생식을 하는 모든 종은 지금도 끊임없이 섹스를 하고 있다. 단지 그들과 인간의 차이점은 섹스에 대한 사회학적 인식의 차이에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