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빈 토플러, 불황을 넘어서 -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
앨빈 토플러, 하이디 토플러 지음, 김원호 옮김, 현대경제연구원 감수 / 청림출판 / 2009년 2월
평점 :
절판


<<미래쇼크>>,<<제3의 물결>>,<<권력이동>>,<<부의미래>>라는 불세출의 미래학 전망을 저술하여 우리에 너무나 익숙한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 현재의 경제, 정치, 문화, 사회에 대한 연구보다는 다가올 미래에 대한 전망으로 향후 우리가 겪게될 미래사회에 대한 개략적인 내용 혹은 다소 생뚱맞다고 생각되는 이론이나 패러다임을 소개함으로서 앞으로 우리에게 도래할 미래에 자신감을 심어진 저자이다. 이번 <<불황을 넘어서>>라는 책은 신작이 아니라 저자가 1975년에 저술한 미래 보고서이다. 당시 세계는 세계양차대전으로 인한 부의 폭발시대에 돌입한 상태였다. 미국은 세계경제와 정치에서 그야말로 우뚝솟은 독보적인 존재였고 양전대전의 패전국이었던 독일과 일본은 새로운 패러다임속에서 승승장구 하던 시기였다. 그야말로 전세계는 부의 축복을 누리던 시기였던 것이다. 

그런 시기에 오일쇼크가 터진다. 그동안 서구화, 근대화의 혜택을 입지 못하고 정치,경제,사회적으로 선진산업국에 종속되었던 중동의 산유국들의 저항이 일어났던 것이다. 석유라는 자원의 무기화 그로인한 유가의 폭등과 인플레이션의 대두등 세계적인 경제위가 팽배했던 시점이다. 지금 우리가 말하듯이 그 당시 경제관련 전문가들은 20세기초의 세계 대공황을 방불케 하는 불황의 늪으로 빠져들 것이다고 예견했다. 그리고 이 불황의 늪을 빠져나기기 위해선 대공황당시 처방되었던 경제정책을 적용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대세를 이루고 있었다. 이러한 시대에 다들 'Yes'라고 할때 홀연히 'No'라고 주장한 이가 있으니 바로 저자인 앨빈 토플러이다.  그는 비록 경제학자는 아니지만 경제를 보는 눈이 남달랐다. 그 이유는 필자가 말하듯이 경제란 단순한 경제학의 모델이 아닌 다양성이 함유된 복합체라는 인식이 여타의 경제학자나 이론가와의 사고의 틀 자체가 달랐던 것이다.  

30여년전 필자가 제시했던 다국적기업의 폐해, 식량 및 자원에 대한 대비책, 고용정책의 변화등에 대한 견해는 지금의 경제상황을 정확히 예견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필자가 이러한 미래예측을 가능케 했던 점은 다름다인 복잡성에 기반을 둔 경제를 둘러쌓고 있는 환경에 대한 정확한 인식에서 출발했던 것이다. 경제만이 아닌 전부다를 고려하기 때문에 정확한 미래 예측이 가능했던 것이다. 

특히 20세기초에 발생한 대공황의 원인과 지금의 경제불황의 원인은 다른 것이고 또한 그 당시의 경제를 둘러싼 주변환경여건이 동일할 수 없는 시대에 똑같거나 비슷한 처방은 경제회복에 아무런 도움이 안된다고 진단했던 것이다. 이 책을 읽고 있으면 필자의 예견에 대해 정말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지금으로 부터 30년전에 작성했던 보고서가 마치 지금의 세계적금융위기상황을 바라보는 시각과 너무나도 일맥상통하는 점이 맞다는 점이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20세기초의 세계 대공황, 1970년대의 오일쇼크를 촉발로 대두된 경제위기, 그리고 미국발 서브프라임모기지사태로 출발한 지금의 세계적 금융위기, 경기순환론의 관점에서 보면 경기는 그 경기의 고저가 마치 서퍼가 파도를 타듯이 순환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활황기가 있으면 그에 상응하는 불황기가 있기 마련이다는 것이다. 단지 경제학자들이나 정책입안자들의 경우 이런 불황기의 폭을 최대한 감소시키는 역활을 하는 것 뿐이다. 금세기 들어 발생한 이런 큼직한 경제위기는 얼피보면 일맥상통한것 같기도 하지만 다르다는 것이다. 경제를 둘러싸고 있는 환경이 너무나도 다르다는 것이다. 

세계대공황이나 오일쇼크의 시대의 경제위기에 비해서 지금은 국경이 소멸된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지리적인 국경이란 이제 경제활동을 하는 이들에겐 의미가 없어진지 오래이다. 또한 경제와 사회의 움직이는 속도면에서도 가속화 내지는 탈동시화의 시대를 살고 있다. 앞선시대의 위기보다더 위기의 원인들이 복잡성을 띠고 있는 것이다. 단순환 수요공급의 차원을 넘어서 금융,제조,과학,의료등이 네트워크로 형성되어 있어 꼬리에 꼬리를 무는 복장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지금의 시대는 기존 경제위기의 시대에 비해 지식산업의 역활성이 크게 부각되고 있는 시대이다. 경제지표를 떠받치는 역활을 하는 유형의 생산요소보다는 보이지 않는 무형의 생산요소의 역활에 따라 부의 창출이 좌지우지되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시대에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 닥쳐온 경제위기를 마치 지난날 처방했던 정책을 들이대면서 위기 극복을 할 수 있다는 생각자체가 문제라는 것이다. 이제는 이러한 경제적 모델들이 진부해진 시대인 것이다.  

미국발 금융위기를 시작으로 우리의 경제 또한 최대의 위기상황에 직면해 있는 것이 사실이다. 미구 오마바정권의 출발이후 쏟아내는 각종 경제정책들을 우리현실의 경제에 그대로 적용할 수 없듯이 지금의 경제위기의 해법을 지난간 위기상황에서 적용했던 정책들로 대신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책이 돋보이는 이유가 바로 경제라는 사실하나만을 강조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제 우리는 복잡경제계속에 살아가고 있다. 경제, 정치, 문화의 구분이 사라진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고 했던 틀린 말이 아닐 것이다. 그만큼 경제위기의 해법은 단순하게 경제정책만 부각해서는 그 효과가 제대로 발휘할 수 없다는 것이다. 각종사회요소가 네트워크화된 사회에서 경제관련 정책 또한 독불장군처럼 혼자 내지는 극히 소수의 집단에 의해서 결정되어질 성질이 아니라는 것이다. 지금의 위기상황에 대한 해법은 분명 있을 것이다. 단지 보이지 않을 뿐인 것이다. 그 해법을 볼 수 있는 능력은 다름아닌 전체적인 시각을 갖는 것이고 현실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첫 단계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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