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문, 묻고 답하다 - 세상을 읽는 119개의 키워드, 노교수의 핵심 강의 노트
니시베 스스무 지음, 정경진 옮김 / 씨앗을뿌리는사람 / 2008년 11월
평점 :
품절


소위 학문과 교양을 필수요건으로 가지고 있다고 자부하는 이들에게 과연 내가 가지고 있는 지식이나 교향의 수준이 어떠한 가에 대해서 한번쯤은 확인하고 싶은 충동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물론 전문가라는 개념은 가지고 있지 않는다고 하여도 말이다. 그런 생각을 가지고 이 책을 접하면 여지없이 무너져 내린다. 119개의 방대한 개념들에 대한 필자의 거침없는 서술을 읽다보면 나의 초라하고 깊이가 없는 교양에 두 손을 들게 하는 그런 책이다. 비록 저자가 일본인이고 일본인의 시각으로 본 119개의 화두이지만 상당한 깊이감이 있는 내용임에는 틀림없다. 필자는 지식이 깊이가 갈수록 떨어져 가는 지금의 일본인들에 대한 안타까움을 글로 표현했다고 한다. 꼭 일본인만을 대상으로 여길것이 아니라 작금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으로서 한번 쯤은 생각하고 넘어가야 할 화두들이 상당히 포함되어 있다. 물론 몇가지는 제외하더라도 특히 한국인이나 중국인의 입장에서는 쉽게 수용되지 못할 부분들이 있지만...  

제너럴리스트 즉 전문가는 정확한 판단기준으로 학문이나 교양에 접근하는 것은 대상의 전체상을 파악하기 위해서다는 말처럼 이 책의 내용은 정말 광범위하고 그 깊이가 수준급이다. 정치, 국제관계, 도덕, 사교, 삶의 고찰, 역사, 철학, 실리등 다방면에 걸쳐 필자의 전체상을 마치 우리가 시험답안지를 작성하면서 서술해 가고 있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개념에서부터 다소 생소하게 느끼는 개념들에 대한 필자의 확고한 신념을 엿볼수 있으며 그 이해의 깊이 또한 필자가 주장한 제너럴리스트의 수준임은 틀림없다.

일반 교양의 수준을 한단계 높일 수 있는 내용들이 도처에 산재해 있다고 할 수 있다. 

단지 정치, 국제관계, 역사, 실리의 장에서는 아직까지 반일정서가 깊은 나에겐 상당히 거북스러운 내용들이 존재한다. 마치 일본이 미국의 속국으로 전략한 듯한 현실을 개탄하면서 애국심에 호소하는 부분이나, 동북아시아 역사인식의 부족인지 아니면 미필적 고의의 무관심같은 뉘양스는 필자 출신의 한계를 보여주는 것 같아 안타깝다. 

물론 이 책은 일본내에서는 상당한 반향을 가졌을 것이다. 한때 지상제일주의의 신념을 가지고 현실로 만든 그들에게 지금의 일본을 바라보는 노학자의 심정을 십분이해할 만하다. 그런면에서 필자는 제너럴리스트라는 개념을 강조하면서 일본의 젊은이들의 애국심을 자극하고 있다고 하면 너무나 큰 개인적인 억측인지 몰라도 뒷맛이 그리 개운하지는 않다는게 솔직한 심정이다. 

이 책을 통해 다시금 일본인의 정서를 새삼 알게 된것 같다. 소위 대학자라는 사람조차 이런 인식을 가지고 있으니 하물려 필자가 주장하는 비제너럴리스트인 일반인들의 사고체계는 과연 어떠할까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몇가지의 내용을 제외하면 학자로서의 신념은 투철하다고 할 수 있다. 가족관계나 철학등에서 보여지는 심오한 사고의 체계는 수긍이 절로 가는 부분이 많이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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