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게타카 1
마야마 진 지음, 이윤정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08년 12월
평점 :
절판



기업경제소설이다. 정확히 말하면 일본의 부동산 거품이 꺼지면서 경기하강국면으로 내려않은 지난 10년간의 기록이라고도 할 수 있다. 물론 소설이기 때문에 극적반전이나 다소 부풀어져 있는 구도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일본경제를 한눈에 볼 수 있게끔 하는 소설이다. 책 제목에서 말해주듯이 벌처펀드, M&A, 기업사냥꾼이라하는 골든이글의 활약상을 그리고 있는 소설이다. 

세계2차대전의 패전으로 일본은 그야말로 아사일보직전의 단계까지 갔지만 한국전쟁이라는 호재를 밑바탕으로 재기에 성공했다. 그리고 무서운 기세로 세계경제계에 얼굴을 내밀면서 결국 미국이라는 세계패권국가의 지위를 위협하는 경제대국으로 성장했다. 그런 과정에서 부는 기업의 R&D보다는 현실적이고 눈앞에서 바로 성과가 보이는 부동산쪽으로 투자가 감행되었고 일본열도를 부동산광풍으로 몰고갔다. 한때 세계에서 가장 비싼 부동산가치를 자랑하던 일본이 그 거품이 빠지면서 그야말로 끝도 없는 추락의 길로 내몰렸던 것이고 지금도 그 여파는 진행중이다.  

소설은 그런 거품이 꺼지기 시작하는 때에 한 의류업체 사장의 활복자살로부터 시작된다. 그리고 그 사장의 아들이 벌처펀드의 대가로 나오면서 일본의 은행 및 알짜기업을 매수해 나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어찌보면 전체적인 줄거리는 다소 싱겁고 뻔한 스토리를 보여주지만 그 내막을 조금만 유심히 살펴보면 마치 일본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현실을 이야기 하는 것 같아 씁쓸한 마음이 든다. 일본경제 불황의 주범인 부동산과잉 투자로 인한 피해가 지금 대한민국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는 이치와 너무나 흡사하기 때문일것이다. 주택건설업체에 대한 과도한 P/F로 인해 그 손실규모를 정부나 금융기관이나 건설업체 어느곳 하나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서 부동산에 대한 거품이 현실로 들어나기 시작하면 이 소설의 배경처럼 우리에게도 그런 경우가 오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없을 것이다. 

그동안 매스컴등을 통해서 익히 들어왔고 그리고 IMF를 겪으면서 외자펀드, 바이아웃, 적대적M&A등의 용어를 익히 알고 있지만 그 내막에 대해선 자세히 알지 못했던 것을 비록 소설이지만 그 흐름을 이해하는데는 충분할 것 같다. 내용이 이러하다 보니 아무래도 스토리자체가 반감되기는 하지만 기업경영과정과 인수과정속에 벌어지는 각종 비리와 정치권의 개입등 기업소설이라는 컨셉자체는 그대로 표현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 소설은 신자유주의하의 금융시스템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한다. 비록 자본의 색깔에 대한 이의를 제기한다는 발상자체가 난세스이겠지만 외자에 대한 생각을 다시금 하게 한다. 결국 그동안 방만한 경영과 불합리한 제도속에서 우물안의 개구리같은 방식을 고집했던 일본이나 지금의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때 대한민국을 노렸던 골든이글의 눈이 다시금 한반도를 향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가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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