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태조 누르하치 비사
후장칭 지음, 이정문 옮김 / 글로연 / 2008년 11월
평점 :
절판


청태조 누르하치 비사

 

1559년 시황제가 최초로 중국을 통일한 이후 많은 제국들이 명멸한 중국에 마지막 왕조를 개창한 이가 태어났다. 우리가 알고 있는 청나라의 태조인 애신각라 노이합적(아이신교로 누르하치)라는 인물이 만리장성의 동쪽 끝인 산해관넘어 건주여진이라는 땅에 폐륵의 장자로써 세상에 첫발을 딛디게 되었다. 

중국통일제국의 경우 한족 뿐만 아니라 그들이 오랑캐라 하등시하는 이민족에 의해 통일된 역사가 많이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이민족 통일제국은 한족의 문화에 흡수되므로써 그 정체성을 상실하고 존속기간이 짧아졌다는 공통점이 있다. 단 하나 예외는 건주여진족이 세운 청나라만이 그들만의 정체성을 가지고 한족을 슬기롭게 지배했고 그 지배는 성공적이었다고 할 수 있겠다. 물론 근대에 이르러 서구세력에 의해 와해되었지만 대게 왕조의 말기에 공통적으로 발생하는 내우외환의 치명타를 받았다는 점에서 한족의 왕국에 비해서 그리 큰 차이점을 없을 것이다. 한족들은 부정하겠지만 역사적으로 상고할때 중국역사의 가장 화려한 시기 강역적으로나 문화적 그리고 경제적인 면에서 청왕조를 따를 왕조는 없을 것이다. 

이 소설은 그런 청왕조를 개창한 누르하치의 삶을 조명하고 있는 역사소설이다. 누르하치의 탄생에서 부터 명의 전통적인 이민족 통치수단인 이이제이전법에 의해 모래알처럼 뿔뿔이 흩어져있는 건주지역 여진족의 통일과 후금의 성립 그리고 그의 마지막 전투인 영원성전투 그리고 죽음에 이르는 일대기를 다루고 있는 작품이다. 사실 우리에게 청왕조하면 누루하치 보다는 그의 여덟번째 아들이자 청왕조의 실질적인 개창자인 홍타이지가 더 많이 알려져있다. 호란을 통해 조선의 귀를 꺽었던 그를 더 많이 알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에서 비록 소설이지만 누르하치의 삶을 조명할 수 있는 책인것 같다. 

필자가 중국인이라서 그런지 왠지 역사소설이면서도 상당히 무협소설같은 느낌을 많이 주는 면이 또하나의 볼거리인것 같다. 그리고 여진족의 문화와 가족 구성도등 익숙하지 못했던 부분들을 새롭게 알수 있게 한다. 그리고 대체로 주인공의 입장에서 역사적 왜곡정도는 아니더라도 각색의 부분이 있기 마려이지만 이 소설은 누르하치와 명말의 시대적 상황에 대해서 무게중심을 제대로 잡고 있는 역사관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임진왜란때 지원한 유정, 이여송, 진린등의 귀에 익은 명장군들의 출현으로 명, 후금, 조선의 역학관계도 생각하면서 읽을 수 있는 소설인것 같다. 

항상 영웅은 난세에 나서 그 난세를 극복하는 자가 영웅으로 자리매김하게 되는게 역사의 원칙인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비록 변방의 작은 부족의 지도자 아들로 태어났지만 난세를 극복하고 중국사의 한획을 긋은 누르하치는 진정한 영웅이라고 할 수 있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