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밤의 물리학 - 탁상 블랙홀에서 양자 텔레포테이션까지 상상 초월 물리학의 세계
다케우치 가오루 지음, 꿈꾸는과학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08년 10월
평점 :
절판
밤의 물리학
2008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로 일본의 고바야시 마코토, 마스가와 도시히테 그리고 일본계 미국인 난부 요이치로가 수상자로 선정되었다. 다시말해서 일본인들이 이번 물리학상을 휩쓸었다. 우리와 지척에 있는 나라로 여태까지 진정한 노벨상 수상자를 단 한명도 배출하지 못한 우리에게는 그저 부러움의 대상일 수 밖에 없다. 이 책의 필자 또한 일본인이다. 법학을 전공하다가 물리학으로 전공을 옮기면서 이론 물리학자가 보다는 물리학이나 과학에 대한 에세이를 쓰는 과학작가라는 특이한 전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아마도 일본이 아시아에서 가장 많은 노벨상을 배출하는 국가로 자리매김한 이면에 이런 이들의 노력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먼저 든다.
우리에게 물리학이라 하면 어려운 학문, 숫자와 그래프 그리고 그런 학문을 하는 과학자의 이미지는 다름 아닌 정상적인 멀쩡함보다 약간의 광기를 가진 이들로 점철되는 이미지를 먼저 떠올린다. 왜 아인슈타인만 봐도 그의 외모에서부터 풍기는 이미지는 평범함과는 다소 거리가 먼 사람임을 느낄수 있지 않는가. 거기에다 밤의 물리학이라면 더 할 것이다. 멀쩡한 대낮도 아니고 어두고 약간은 스산한 느낌마저 주는 밤의 물리학이라는 표현자체가 뭔가 심상치 않는 이야기를 들려 줄거라는 기대가 되는 책이다.
흔히 과학적 혁명이나 위대한 발견, 발명은 우리가 알고 있듯이 과학서적의 틈에서 연구되고 실험실에서 살다시피하여 나오는 결과물만은 아니다. 고대 그리스의 아르키메데스는 공중목욕탕에서 부력의 원리를 파악했고, 뉴턴은 산책길에 사과나무에서 만유인력법칙을 알았듯이 정말 우연치 않는 곳에서 인류의 위대한 역사가 쓰여지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밤의 물리학이라는 표현은 우리가 알고 있는 과학계의 정설, 그리고 타부시 치부했던 이단이나 가설들이 정설로 자리매김하는 산파역활을 하는 과정을 통칭하여 밤의 물리학이라고 필자는 표현하고 있다.
과학 특히 물리학쪽에 관심이 없거나 관심은 있어도 그 학문자체만으로도 범접하기 힘든 이들에게 이 책은 많은 위안을 가져다 준다. 우리가 알고 있는 위대한 과학자들 역시 우리가 별반 다른것이 없다는 점을 보여주면서 양자역학, 초끈이론, 아기우주등 각종 과학적 이론을 좀더 쉽게 파악할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해 준다. 물론 이 책으로 이러한 이론들을 파악했다고는 할 수 없다. 그 만큼 이러한 이론들은 난해하고 정말이지 그 분야의 전문가가 아니면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실상 그 전문가라는 사람들도 이론이 맞는지 틀리는지에 대해서 의견이 분분한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그 만큼 이런 어렵고 난해한 이론을 설사 모른다고 해도 (왜 전문가들도 정확히는 모르고 있는데) 아무런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단지 밤의 물리학입장에서 보면 어느 누구라도 그러한 위대한 발견 내지는 발명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그 만큼 물리학은 우리 일상에서 멀어져 있는 학문이 아니라는 것을 필자는 지적하고 있는 셈이다.
우리에게 밤은 하루 동안의 휴식을 가져다 주는 안식의 개념과 어둡고 침침한 무서움을 상징하는 두가지 측면이 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조금은 엉뚱하다싶은 정도에서 벋어났다는 생각을 들게 하는 행동이나 사고의 나래를 맘껏 펼칠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 밤의 물리학인것이다. 그런 밤의 물리학을 통해서 인류의 진보는 이어지고 있다. 과학기술의 발전과 혁신을 한쪽면에서만 바라보는 이들에게 밤의 물리학이라는 표현은 신선함을 가져다 주는 표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