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 여걸열전 - 우리 민족사를 울린 불멸의 여인들
황원갑 지음 / 바움 / 2008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한국사 여걸열전


인류탄생과 더불어 기나긴 세월을 거치면서 문자발명이라는 일대 혁명을 통해서 인류는 자신들의 삶의 모습을 후대에 전하게 된다. 역사라는 이름으로... 문자발명이전 인류의 중심은 여성에게 있었다. 모든 부족체가 모계중심으로 형성되어 있었으며 부족의 가장 큰 권력은 여성이 가지고 있었다. 농업혁명과 동시에 영토확장이라는 불가피한 선택으로 인해 여성은 남성 세력에 밀려나기 시작했고, 역사적인 측면에서 여성은 철저하게 배제되어 지금의 시대에 이르고 있다.

특히 우리의 역사인 한국사의 경우 여성에 관한 사초를 찾기가 드물정도로 남성중심의 역사관을 유지해왔다고 할 수 있다. 작금에 이르러 제도권과 재야 사학자들을 중심으로 여성에 대한 역사적 평가를 재조명하자는 취지에서 많은 역사서적이 출판되고 있는 게 그나마 위안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초의 내용이나 질적인 면에서 풍족하지 못한 관계로 몇몇의 여성들에 대한 연구나 발표가 주를 이루고 있는것 또한 사실이다. 그런 측면에서 이번 한국사 여걸열전은 우리 한국사에 뚜렷한 발자취를 남긴 27명의 여성들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어 무엇보다 새로운 의미가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인물들의 양적인 면도 그렇지만 정치적인 인물에서 부터 섹스스켄들로 한시대를 풍미했던 여인들과 여성이라는 신분적 한계를 뛰어 넘어 학문으로 최고봉에 이르는 여인들에 이르기 까지 다양한 인물들을 발굴하여 소개한 점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고 할 수 있다. 특히 그 동안 여성에 대한 역사서적의 대부분이 조선시대를 중심으로 한 왕후들의 역사나 신사임당등을 필두로한 현모양처형의 여인들과 황진이, 어우동등의 성적인 소재를 대상으로 한 서적들이 대부분이었던 관례를 벋어나 그동안 여성역사서적이라고 하더라도 남성의 입장에서 바라본 역사서적들의 개념을 과감히 뛰어넘었다는 점 또한 향후 여성관련 역사서적의 본보기가 될 수 있을것 같다.

고구려시대의 우황우와 최초의 여성장군인 연개소문의 여동생 연수영 그리고 원제국 마지막 황후였던 기황후, 조선최고의 여성 성리학자였던 임윤지당의 삶을 새롭게 조명했다는 것이 주목받을만 하다고 할 수 있다. 

단지 필자가 사학관련 전문가가 아니라는 점과 현존하는 역사사초의 부족으로 인하여 보다 객관적으로 서술해야 할 역사서적이 다소 주관적인 관점이 많이 가미되었고 주변부 이야기가 많았던 점등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물론 한국사에서 여성관련 사초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보니 내용면에서 다소 추측내지는 정황분석을 할 수 밖에 없다는 점은 이해가 가는 부분이지만 역사란 무엇보다도 객관적인 사실을 기술해야 한다는 점에선 결코 소홀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사중에서 특히 고조선, 고구려,백제,신라을 포함한 상고사의 경우 사초의 부족과 유학자적인 관점에서 서술한 역사이다 보니 중국중심으로 서술하게 되었고 특히 여성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었다는 것이 가슴 아픈일이다. 그러면에서 후대 우리가 한국사를 바라 보는 입장은 이러한 남성중심, 성리학중심의 역사관이 아닌 보다 열린 역사관을 가지고 기존 역사를 살펴봐야 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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