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과학수사대 별순검
이수광 지음, 정윤정 외 극본 / MBC C&I(MBC프로덕션) / 2008년 8월
평점 :
절판



조선과학수사대 별순검


케이블TV 로 방영되어서 단연 1위의 시청율을 기록하고 마니아층까지 확보한 미국의 범죄스릴러 CSI시리즈를 보지 않은 사람이 없을 정도로 폭넓은 인기를 한몸에 받고 있다. 새로운 버전의 출시되면서 그 인기가 시들지 않는 것은 아마도 상상도 못할 범죄현장과 그에 발빠르게 대응하는 과학수사대의 활약상이 시청자들로 하여금 대리만족을 가져오기 때문일것이다. 다른 한편으로 왜 우리의 범죄수사는 저러지 못한것일까 하는 안타까움도 묻어있으리라 생각된다. 하지만 우리에게도 어찌보면 지금의 CSI보다 더 논리적이고 과학적인 범죄수사의 흔적이 있었다. 다름아닌 조선말기의 지금의 경찰의 효시인 경시청의 별순검들 그들이 바로 CSI원조가 아니였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케이블TV로 방영된 드라마를 새롭게 편집하여 출간하여 또 다른 재미를 갖게 하는 책이다. 역사적 기원을 따져도 별순검은 조선말기 그야말로 시대의 혼돈속에 탄생한 조직이다. 그래서 이 책의 나오는 사건 또한 그 시대의 혼돈과 암울한 시대상을 반영한다고 할 수 있다. 사건의 내용의 어느시대에나 있는 남녀간의 치정사건과 부녀자겁탈사건등도 있지만 갑오개혁이라는 개혁의 여파로 인해 발생하게 되는 신분타파의 영향으로 백정살인사건이나 새로운 문물의 수입으로 생기는 염직소살인사건과 책을 읽어주는 신종 직업인 전기수와 관련된 살인사건등을 다루면서 그 시대를 힘겹게 살아간 우리 선조들의 실생활을 보여주고 있어 더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내용들이다.

주인공인 경무관 강승조는 CSI 라스베가스의 그림섬반장과 마이에미의 호라시오반장을 반반씩 닮은 인물로 그려지고 있다. 그림섬의 논리와 끝없는 의문을 제시하는 면과 호라시오의 인간적인 감정을 느낄수 있는 인물로 별순검을 총지휘하는 입장으로 휘하순검들의 역활분담과 업무조절을 적절히 하면서 사건해결을 위해서 매진하는 수사반장의 원조라고 봐야할 것이다. 또한 사건해결과정에서 기울어 가는 조선을 보면서 안타까워하는 인물이다. 특히 등장하는 인물중에 눈에 띄는 인물은 다름아닌 능금이라는 의녀신분의 여인이다. 순검들이 사건현장을 진두지휘한다면 능금은 사건현장에 남아있는 유리품들중에서 확정적인 단서를 발견하는 일종의 실험실요원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처럼 과학발달의 혜택이 미비했던 당시 한의학지식과 민간요법등을 통해서 살인의 단서를 추척하는 그녀의 활약상이 이 책을 보는 또다른 재미가 있다. 

이 책을 CSI의 아류정도로 생각할 수 도 있지만 그 또한 큰 오산이다. 물론 등장인물의 구성이나 스토리전개가 흡사한점은 있지만 별순검제도 이전부터 조선시대는 범죄수사에 관하여 어느나라에 뒤지지 않는 제도를 가지고 있는 나라였다. 특히 살인사건의 경우는 지금의 삼심제도 보다 더 엄격한 절차를 걸쳐 진범을 처리했다. 그 만큼 생명에 대한 존중과 억울한 옥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었고 수사과정에서도 몇차례에 걸친 검시과정을 통해 사건의 진상을 밝힌 사례들이 수 없이 많이 존재하고 있다. 

모든 범죄현장에는 단서가 있기 마련이고 죽은 자는 말은 없지만 그 흔적을 가지고 있듯이 주어진 증거품과 새롭게 발견해 나가고 추리해나가는 과정을 그린 조선의 별순검들의 활약상이 시대를 훌쩍 넘어 지금의 우리들에게도 많은 점을 시사한다고 할 수 있다. 감정에 치우친 수사나 외압의 강권으로 인한 수사중단등의 간간이 접할 때 마다 이런 우리 선조들의 지혜가 한층 더 빛이 나는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