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강의
랜디 포시.제프리 재슬로 지음, 심은우 옮김 / 살림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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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강의


지금 이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에게 죽음이라는 두 글자는 아주 친숙한 단어이면서도 한편으로는 내게만은 적용되지 않았으면 하는 단어일것이다. 나 역시 41년이라는 세월을 살아오면서 숱하게 이 두글자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해봤지만 이 역시 감미롭다면 감리롭고 사치스럽다고 치부하면 사치스러운 유희의 연속이었지 않나 하는 생각을 이 책을 보면서 했다.

우리에게 삶이라는 시간은 누구에게나 주어져 있다. 어떤 이에게는 아주 많이 또 다른 이에게는 그에 상반되게 얼마 주어지지 않는게 삶이다. 물론 그 양을 정량적으로 따져 봤을 경우에 그렇다는 것이지 그 삶의 내용면에서는 극과 극을 연출하지 않을까 싶다. 만약 앞으로 남은 삶이 정해지는 경우가 발생할 경우 과연 우리는 어떻게 그 삶을 살아가야 할까? 물론 이에 대해 누구나 한번쯤은 생각을 해보고 고민해 봤을 것이다. 그런 경우가 나에게 생기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하고 하지만 정작 그런 입장에 취해보지 못하였기 머리속에서만 맴돌다 마는 것이 현실이지 않을까 싶다.

이 책의 저자는 췌장암 판정을 받은 전형적인 말기 암환자이다. 그리고 컴퓨터공학관련 현직 대학교수이자. 세 아이의 아버지이자 한 여연의 남편인 저자는 어찌 보면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맞주하는 이웃집의 평범한 아저씨이다. 그래서 그의 삶이 그리고 그의 생각이 더 절실히 이 책을 읽는 독자의 가슴을 사로잡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흔히들 사회적으로 성공한 이의 삶이나 사회적 명성이 자자한 이의 삶에서 느껴지는 약간의 거리감 같은게 전혀 없다. 마치 내 주변의 이야기를 하는 것 같은 느낌에 단숨에 빠져들게 하는것 같다. 

또한 이 책은 저자와 같은 입장에 처한 이들에게 더할나위 없는 삶의 지침서 역활을 하지만 그렇지 않는 이들에게도 너무나 소중한 내용들로 가득차 있다. 저자는 자신과 같은 이들, 그리고 앞으로 살아가야 할 날들이 더 많이 남아 있는 이들에게 공통된 목소리로 이야기 한다. 자신에 남아있는 시간이 길고 짧고를 떠나서 삶을 어떻게 정리해야 잘 하는 것인가 하는 점이 아니라 앞으로 어떻게 삶을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해서 마지막강의를 통해서 청자들에게 메시지를 전달코져 하고 있다.

누구에게난 길고 짧던 간에 시간이 주어져 있다. 그 시간의 장단 유무를 떠나서 과연 어떻게 남은 시간을 슬기롭게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해서 저자는 깨달았던 것이고 그 깨달음을 타인에게 전해주는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지혜가 우리가 생각하는것 처럼 굉장히 거창하거나 구체적이거 실천불가능한게 아니라 바로 우리에게 너무나 가깝게 있는 가족, 친구, 연인들을 통해서 슬기로운 가치를 찾을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 책을 읽는 동안 정말 많은 점을 느끼게 되었다. 저자의 특수한 사정때문에 가슴 뭉클한 적도 많았고 저자의 어린시절 이야기나 자식들에 대한 부모의 태도, 그리고 사랑하는 아내와의 결혼생활들 한번쯤은 우리도 겪었던 이야기들이 이렇게 가슴에 와닿는지는 몰랐다. 아마도 우리는 행복이라는 단어에 대해서 죽음이라는 단어만큼 제대로 모르고 있었던건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갖게끔 한다. 아무쪼록 저자에게 의학적인 기적이 일어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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