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길동전 나의 고전 책꽂이 2
김진섭 지음, 양상용 그림 / 깊은책속옹달샘 / 2008년 7월
평점 :
품절


홍길동 전

홍길동전을 모르는 사람은 아마없을 정도로 우리의 대표적인 고전문학중의 하나이다. 사대부가의 서자로 출생해서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는 시대적인 아픔을 딛고 신출귀몰한 행동으로 탐관오리를 격파하고 후에는 율도국이라는 이상향을 만들어간다는 내용은 21세기를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들이 읽어도 가슴속까지 통쾌한 스토리임에 틀림없다. 하물려 엄격한 신분제 사회였던 조선시대에는 말할 나위도 없을 것이다.

홍길동전의 작가인 허균은 조선을 대표하는 엘리트중의 하나이다 그의 집안자체만 보더라도 누나인 난설헌의 경우 신사임당과 쌍벽을 이루고 있는 여류문학가이고 아버지를 비롯한 선조들 역시 정권의 핵심에 자리잡고 있었던 동인출신이었다. 물론 역사는 광해군이후 정권에서 배제된 허균이 정권의 허탈함과 무상함을 몸소 느끼던 시절 창작된 것으로 보고 있다. 그 주제가 길동이라는 주인공을 등장시켜 임금이 내린 벼슬마저 돌보듯이 뿌리치는 장면에서 아마 허균 자신이 그렇고 싶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 정권의 정점에서 추락한 이후 그가 세상을 바로보는 눈은 이전의 눈과는 확연히 달라졌을 것이다. 7년전쟁을 거치면서 피폐해질대로 피폐해진 산하와 그 속에서 마지못해 살아가고 있는 백성들을 보면서 과연 그는 무슨생각을 하였을까 싶다. 개인적인 생각으론 아마 홍길동이라는 소설이 그 시점에서 탄생하지 않았나 싶다. 백성들의 아픔과 현실을 고발하면서 다른 한편으론 자신이 그렇게 믿고 충성을 다했던 정권에 일말의 저항도 하면서 말이다. 허균은 명나라 사신으로 갔다오면 천주교 12단을 국내로 반입한 어떤면에서 보면 조선인 최초의 천주교 신자라고도 볼 수 있다. 이로 인해 태인에 유배되는 아픔을 겪으면서 정권의 양날의 칼을 뼈저리게 겪었다. 난 개인적으로 이런 허균의 정치적인 이력이 홍길동이라는 인물을 통해 자아실현 내지는 정권의 한풀이로 역활을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한다. 물론 개인적인 견해에서 말이다. 

우리의 고전의 큰틀은 권선징악 즉 해피엔딩을 주제로 다룬다. 그런 면에서 홍길동전 또한 비슷한 구도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홍길동전에는 정치적인 요소 들이 상당히 내포해 있는 현대판 정치소설이라고 볼 수 도 있다. 시대적으로 봐도 이 고전은 진보적인 소설이다. 성릭학으로 똘똘뭉친 사회에서 새로운 나라의 건설이라는 발상자체가 자칫하면 역모로 이어질수도 있기 때문이다.

물론 작품자체를 평가해야 하지만 그 작품의 저자의 시대적 배경이나 정신적인 상태 또한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결국 자의반 타의반에 의해서 허균은 역모로 몰려 참형을 당한다. 이런 일련의 사건이 홍길동전이라는 고전에 암시되어 있는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홍길동전의 문학사적 가치는 대단하다 한글로 된 최초의 소설로서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지금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고전임에 틀림없다. 또한 저자인 허균이라는 천재적인 작가가 있어 이런 불멸의 고전이 탄생한것도 또한 사실이다. 홍길동전이 시대를 뛰어넘어 지금도 사랑받는 이유는 단 하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일종의 대리만족이 아닐까 조선시대나 지금이나 권력에 대한 민초들의 생각은 그리 차이가 나지 않을 것이다. 지금도 홍길동같은 이의 출현을 바라는 그럼 마음도 한구석에 자리잡고 있는 것이고 아마도 위정자를 비롯한 정권에 간여하고 이들에게 본보기가 되길 바라는 바람에서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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