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 - 사도세자의 마지막 7일 나남창작선 84
김상렬 지음 / 나남출판 / 2008년 1월
평점 :
절판


목숨(사도세자의 마지막 7일)

 

▶ 조선왕조사를 보고 있으면 세자의 지위는 차기 군주가 되기위한 또 하나의 예비과정이다. 그래서 시강원을 개설하여 예비군주를 면모를 갖추도록 육성해왔다. 다른 왕조사에 비해서 순탄하게 왕위계승이 이루어 졌다고 할 수 있다. 비록 덕종, 소현세자, 진종, 장조(사도세자)등의 경우 세자의 지위로서 왕위를 계승하지 못한 이들도 있다. 특히 자연스러운 병사가 아닌 죽임을 당한 세자의 경우 소현세자와 사도세자가 유일하다. 그리고 이 사람의 역사적 평가 또한 극과 극을 달리고 있다. 한사람은 너무 똑똑해서 또 다른 이른 너무 유약해서.... 이 책은 그 중 정조의 생부인 사도세자(후일 장조로 추존됨)의 마지막가는 길을 사도세자입장에서 서술한 소설이다. 물론 역사적인 인물도 등장하지만 어디까지 소설은 소설인것이다.  

▶▶ 실록에 의하면 사도세자는 1762년 윤5월 13일부터 21일까지 뒤주에 갇혀있다가 사망한거로 나와있지만 소설인 만큼 그 기간을 7일로 단축해서 이야기를 전개해가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조선역사상 친아들 그것도 차기군주인 세자를 죽인 냉열한 아비로서 기억되는 인물이 인조와 영조이다. 인조의 경우 반정으로 왕위에 올랐고 두차례에 걸친 호란으로 사실상 군주의 권위를 상실한채 두아들마저 볼모로 보내는 치욕스러운 나날을 영위했다. 또한 세자의 권위가 날로 커져가면서 자신의 권력을 취할수도 있다는 불안감에 귀국한 세자를 죽였다는 오명을 남기고 있다. 권력이 얼마나 매정하고 무서운가를 여실히 보여준 인물이 인조가 아닐까 싶다. 반면 영조의 경우 비록 이복 형인 경종의 독사설에서 자유로울수는 없지만 나름대로 세자에 대한 기대가 컸던것이 사실이다. 효종이후로 왕실의 손이 귀해지면서 더욱더 그런 기대감도 커졌던 것이다. 현재 실록을 보면 사도세자의 경우는 정신적인 병폐에 빠져있지 않았나 하는 추론을 할 만큼 정신적으로 많은 혼란을 가지고 있지 않았나 싶다. 물론 당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대세인 노론과의 갈등설에 의한 의도적인 죽임이라는 견해도 부정할 수 없지만 무엇보다도 그 자신의 개인적인 문제도 소홀히 할 수는 없는것 같다. 작가 또한 그런한 입장에서 왜 사도세자가 그런 죽임을 당해야 했는지 그리고 7일간 뒤주속에서 길지않는 자신을 삶을 되돌아 보는 그런 장면들을 연출하고 있다.

이 책에서 사도세자는 자신이 뒤주에 갇힌 이유에 대해서 100% 수긍을 하면서 현실로 받아들인다. 그러면서 조선왕조의 피비린내 나는 권력싸움에 대해서 한탄하면서 자기의 그런 광기 또한 그런 피의 대물림이라고 강변하기도 한다.  

▶▶▶ 역사에선 단순히 불운한 세자로서의 기록만 있지만 그 이면엔 아마도 소설에서 말하는 수 많은 이유가 있지 않을까 싶다. 더구나 사도세자같은 이를 보면 더욱더 그런 생각에 빠지기 마련이다. 지금도 그의 죽음에 대해서 수많은 설들이 있으면서도 또한 명확한 이유 또한 없는게 사실이다. 단지 이 소설은 사도세자라는 개인의 입장에서 왜 죽어야만 하는것 보다 자신의 죽음을 받아들이고 자기의 삶을 재조명해 보는 그런 시각으로 이야기를 전개해 나간다는 점에서 색다른 흥미를 자아낸다. 세자의 신분이 아닌 극히 개인의 입장에서 죽음과 삶에 대한 갈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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