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아첨론 - 당신이 사랑하고, 시기하고, 미워하는 사람 모두에게 써먹고 싶을 128가지 아첨의 아포리즘
윌리스 고스 리기어 외 지음 / 이마고 / 2008년 5월
평점 :
절판
<< 아 첨 론 >>
아첨의 사전적 의미는 국어사전에는 '남의 환심을 사거나 잘 보일려고 알랑거는것'이라 표기하고 있고, 이 책의 원제목을 보면 praise(칭찬,찬미,숭배) / flatter(아첨하다,듣기좋은 칭찬을 하다, 추켜세우다)의미로 광범위하게 아첨을 나타내고 있다. 이 책은 아첨과 칭찬과 좀더 광의의 의미인 찬미, 숭배등을 아울러서 그 경계가 모호하지만(사실은 경계를 확정할 수도 없다고 봐야할것 같지만) 이와 관련된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기 까지 광범위한 유명인사들의 어록과 성경이나 불교, 이슬람교등의 경전의 경구일부를 인용하여 아첨에 관한 백과사전적인 서술을 하고 있다.
처음 이책을 접했을땐 소위 말하는 자기개발관련의 대체로 평이한 서적으로 인식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그 내용이 만만치 않는 책인것 같다. 예전에 읽었던 인간의 7대욕망시리즈엔 빠졌지만 인간의 생활전반에 걸쳐 결코 빠지질수 없는 부분이고 항상 우리 주변에 도사리고 있고, 누구나(저자는 신도 아첨을 원한다고 했으니까) 공식적이든, 비공식적이든간에 원하는 인간의 욕망중에 한부분임에 틀림없다.
특히 인간의 욕망중에서 칭찬과 아첨을 진정으로 구분할 수 있을까?? 저자는 "보상을 기대하는 칭찬이 아첨"이다라고 정의하면서도 막상 칭찬과 아첨을 명확히 구분할 필요성을 크게 역설하지않는다. 이 책을 접하긴 전에 막연히 2분법적인 사고방식으로 칭찬==선, 아첨==악 이라는 설익은 관념을 가지고 있었지만 막상 이 책을 접하고 나니 그런 사고자체가 유아적인 발상에 불과하고 칭찬과 아첨을 과연 나의 가치관에서 판별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마저도 든다. 우선 칭찬과 아첨은 둘다 상대방을 즐겁고, 행복하고 자아도취에 빠지게 하는 공통점이 있다. 오죽하면 예전에 책제목으로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한다라는 책이 있었을까(내용이야 이책과는 상이하겠지만)싶다.
이 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또 다른 점은 자아 즉 본인 스스로에게 그동안 너무 인색하게 살아오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정작 직장상사에게 아첨을 하고, 연인에게 아첨을 하고, 권력자에게 듣기 좋은 아첨을 하고, 친구에게 아첨을 하고, 거래처에게 아첨을 하고, 심지어는 신에게도 아첨을 하지만, 정작 본인에 대해서 과연 아첨을 하는 이가 몇이냐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저자는 아첨중에서 가장 탁월한 아첨은 본인스스로에게 하는 아첨이라고 했다. 맞는말인것 같다.
저자는 책을 통해서 아첨의 원인, 적절한 아첨을 행하는 방법과 시기, 그리고 상대등을 유명인사들의 어록을 통해서 적절히 묘사함과 동시에 그 동안 아첨에 대한 일반적인 편견들을 해소해주는 전개방식을 통하고 있다. 물론 아첨에 대한 폐해 특히 권력과 종교에 대한 아첨의 폐해도 나열하므로서 아첨에 대한 진정한 의미부여를 하고 있다.
일상생활을 하면서 우리는 수많은 사람들로부터 그가 비록 나와 이해관계가 있든 없든간에 칭찬과 아첨사이를 오가고 있으며, 우리 스스로도 그러한 줄다리기를 즐기고 있는 줄도 모른다. 개인적인 견해인지는 모르지만,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아첨은 물론 그게 내 마음속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더라도 유익하지 않을까 싶다. 역사상 우리가 알고 있는 수많은 철학자, 문학가, 종교인, 정치인이 아첨을 유효적절하게 사용해왔고 지금도 이 세상은 아첨으로 덮여있는게 사실이니까. 특히 자본주의 사회에서 아첨은 필수불가분한것 같다. 우리가 부지불식간에 접하는 광고 또한 소비자들을 대하는 아첨의 일종일 것이고, 이 책 처럼 책들 또한 독자에 대한 아첨의 한 부분인 것이다. 그럼 우리는 어떻게 아첨과 칭찬을 구별하여 좀더 유익하게 대처해야 할까???
나는 칭찬과 아첨을 굳이 구별하여 여기까지가 칭찬이고, 이 선을 넘어서면 아첨이다라는 식의 구별을 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 인간의 수도 없는 욕망 중에서 아첨 또한 식욕과 정욕과 같은 욕망의 한 부분으로 받아 드려야 하지 않을까 싶다. 사랑하는 연인에게 하는 아첨은 그 자체만으로도 사랑의 표현일 것이고, 존경과 믿음의 다른 표현일 뿐인것 아닐까 싶다. 다만, 권력이나 종교에 대한 아첨의 경우 그 패해는 곧바로 우리들 스스로에게 미친다는 점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 권력의 아첨은 최악의 경우 전쟁이라는 형태로 표현될 수 도 있고, 종교에 대한 아첨은 무신론자에 대한 종교적 탄압으로 발전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오랫만에 쉽게 생각했다가 한참을 생각했던 책인것 같다. 너무나 평이해서 그냥 스쳐 지나치던 개념에 대해서 이번 기회를 통해 확실하진 않지만 어느정도 개념정리가 된것 같아 뿌듯함을 느낀다. 그리고 아첨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들도 깔끔히 정리된 것 같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누구나 아첨을 한다. 그리고 그런 아첨을 하고 나선 왠지 뒷맛이 씁슬해지는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부터는 더 열심히 아첨하고 자주 아첨해야할 것 같다. 하물려 신도 아첨을 원하는데 인간이 나야 그에 비할바 아닌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