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십만의 인간이 한 곳에 모여 자그마한 땅을 불모지로만들려고 갖은 애를 썼어도, 그 땅에 아무것도 자라지 못하게 온통 돌을 깔아버렸어도, 그곳에 싹트는 풀을 모두뽑아 없앴어도, 검은 석탄과 석유로 그슬려 놓았어도, 나무를 베어 쓰러뜨리고 동물과 새들을 모두 쫓아냈어도, 봄은역시 이곳 도시에도 찾아들었다.  - P9

한편 결혼에 찬성할 마음이 내키지 않는 이유는, 첫째로 독신으로 지내는 노총각들이 저마다 가지고 있는 자유를 잃게 되지나 않을까 하는 염려, 둘째로여자라는 불가사의한 존재에 대한 막연한 공포였다.
- P36

네홀류도프의 마음속에도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두개의 자아가 있었다. 하나는 다른 사람도 행복하게 해줄수 있는 그런 행복을 추구하는 정신적인 자아이고, 또 하나는 자기만의 행복을 찾고 이를 위해서는 전 서계의 행복이라도 희생시키는 동물적인 자아였다. - P94

네흘류도프는 재갈을 물리고 마차에 멍에를 씌우며 마부가 머리를 쓰다듬을 때 말이 느끼게 되는 그런 기분이었다. 오늘은 그런 마차 따위를 끌고 싶은 마음이 조금도 없었다.  - P173

빵과 포도주를 먹는 것으로 그리스도의 살을 먹고 피를 마신다고 여기는 사제들은 실상은 그리스도가 아닌 신자들의살과 피를 마시는 것이라는 데는 미처 생각이 닿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그리스도가 자기와 같이 생각한 ‘불쌍한사람들‘을 희롱하고 있으며, 그리스도가 이 세상에 펼친복음을 감추어 그들에게서 최대의 행복을 빼앗고 더욱 참혹한 괴로움 속에 빠뜨리고 있다는 것도 알지 못했다. - P242

인간이 아무런 책임을 느끼지 않고 남에게 악을 행할 수있도록 허용하는 교묘한 이치가 옛날부터 존재해 왔고, 또당연한 관습으로 굳어 있는 것이 사실이었다.  - P328

인간이란 흐르는 강물과 같다.
- P341

물은 어느 강에서는 흐른다는 데는 변함이 없으나 강 하나만 생각해 보더라도 어느 지점은 좁고 물살이 빠른 반면,
넓고 물살이 느린 곳도 있다. 또 여기서는 맑기도 저기서는 탁하기도 하고, 차기도 따스하기도 하다. 인간도 이와마찬가지다. 누구나 인간이 가질 수 있는 성격의 온갖 요소를 조금씩은 가지고 있어 어느 경우 그중의 하나가 돌출하면 똑같은 한 사람이라고 해도 평소의 그와 전혀 다른사람으로 보일 때가 종종 있다. 그런데 이런 변화는 사람에 따라 심하게 나타나기도 한다.  - P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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