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자, 눈의 고장이었다. 밤의밑바닥이 하얘졌다. 신호소에 기차가 멈춰 섰다.
- P7

사방의 눈 얼어붙는 소리가 땅속 깊숙이 울릴 듯한 매서운 밤 풍경이었다. 달은 없었다. 거짓말처럼 많은 별은, 올려다보노라니 허무한 속도로 떨어져 내리고 있다고 생각될만큼 선명하게 도드라져 있었다.  - P40

창틀 안으로 보이는 잿빛 하늘에서 커다란 함박눈이 흐릿하게 이쪽으로 떠내려 온다. 어쩐지 고요하고 비현실적인 세계였다. 시마무라는 잠이 덜 깬 허전한 마음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 P129

정신없이 울부짖는 고마코에게 다가가려다, 시마무라는고마코로부터 요코를 받아 안으려는 사내들에 떼밀려 휘청거렸다. 발에 힘을 주며 올려다본 순간, 쏴아 하고 은하수가 시마무라 안으로 흘러드는 듯했다.
- P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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