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작년 내가 어느 시덥잖은 잡지사에 근무할 때의 일이다. 시덥잖은 잡지사란 이를테면, 겨우 열찻간의 심심파적이나 될까 말까 한 책자 몇천 권을 월초쯤에 뿌려놓고는자기들이 대한민국의 문화와 예술을 어깨에 걸머지고 있는것으로 착각하는 잡지사를 말한다. - P9
「사람은 항상 자기 시대 또는 자기 자신의 삶에 부하(負荷)된 짐이 가장 무겁다고 생각하는 버릇이 있어요. 그런점에서 말세론은 모든 시대에 공통하는, 그리고 인간의 대표적인 비관론이 될 겁니다. 특히 종교에 있어서는 그것이일반 대중을 위협하고 굴복시키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었죠. - P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