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순원-소나기) 개울가에 다다르기 전에 가을하늘은 언제 그랬는가 싶게 구름 한 점 없이 쪽빛으로 개어 있었다.
- P93

(손창섭-혈서) 지구상에 있는 이십여 억 인류의 그 누구와나 꼭 마찬가지로 그도 역시 〈우연히 살아 있는 인간 임에는 틀림없는 것이다. - P159

(장용학-비인탄생) 인간은 말하자면 그 소제부이다.
그 쓰레기를 염색해서 뒤집어쓰고 그들은 그것을 문명(文明)이다. 과학이다. 예술(藝術)이다. 에티켓이다. 축구시합(戱球試合)이다. 로라 졸라다 하고 흥분한다. 흥분에서 가치(價値)가 생긴다는것이다. 그들에게는 대중(표준(標準))이라는 것이 없다.  - P209

(장용학-비인탄생) 무가 유를 제거(除去)하고 있다. 과거(過去)가 현재에다 구멍을 내고 있는 것이다. 그 구멍을 메우는 작업(作業)이 생이라는 말인가? 그래서 아무리 나를 꽉 붙잡으려고 나를 꼭 껴안아도, 어디론지 내가 흘러나가 버리고 마는 것인지도 모른다.  - P211

(장용학-비인탄생) 동물 가운데서 인간만큼 잔인(殘忍)하고 탐욕스럽고 치사스럽고 악독한 동물이 또 있는가? 없다. 그렇데도 인간들은 툭하면 남을 욕할 때 짐승 같은 놈〉한다. 그 욕은 마땅히 인간같은 놈으로 바뀌어야 한다. 그래야 공정하다. 그런데 그런 생각은 꿈에도 없다. 만물(萬物)의 영장(靈長)으로서의 위신이 없어진다는 것이다. - P265

(박경리-불신시대) 「신용 보증으론 종교보다 더 실한 게 있어요?」아주머니는 비꼬는 진영의 말에 풀이 죽는다.
- P322

(강신재-젊은 느티나무) 이렇게 나이 많은 노인네의 표정은 언제나 나에게는 판정하기 어려운 것이지만 특히 이 할아버지의 경우는 그러하였다.  - P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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