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에 (하기 싫은 숙제 하듯 휘리릭~) 쓴 논문은 그래도 무사 통과되어(즉, 작년에 쓴 논문은 '수정후재심'(사실상 게재불가)였다는ㅠ 정말 (개)고생하고 애쓴 논문이었는데ㅋ) 다음 논문을 고민해 보던 차, 메모를 남겨본다. SF의 고전, 그 다음은 생명창조(로봇, AI 등). 결국 두 개가 한 뿌리에 나온 것.

 

 

 

 

 

 

 

 

 

 

 

 

 

 

이 분야의 고전은, 몇 번 언급한 것 같은데, <프-인>. 나의 저 책에서는 말미에 불가코프의 소설과 같이 얘기한다. 메리 셸리 입장에서 저 소설의 가치는, 깜짝 놀랐는데, 현재에도 열심히 양산되는 어마어마한 레퍼런스가 말해준다. 한편, 불가코프의 입장에서는 <개의 심장>이 그가 20년대에 쓴 <운명의 알>(개구리? 파충류? 알 만드는 듯), <디아볼리아다>(악마의 서사시) 등과 함께 묶여서 연구되는 듯하다. 아직 공부가 부족함 -_-; 일단, <... 알>은 작품을 안/못 읽었는데, 불가코프 식 SF의 거친 시작인 듯하다. 번역도 없는데 작품은 길고, 흠, 원래 공부란 그런 걸 읽는 것이긴 하다. 아무튼 유럽의 SF 계보를 뒤지다 보니 이런 것이 있다.19세기. <프-인>은 아시다시피 대략 18세기 문학으로 엮는 듯하다. 

 

 

 

 

 

 

 

 

 

 

 

 

 

 

유감스럽게도 읽지도 않았을뿐더러 이름조차 거의 금시초문.(이렇게 모르는 것이 많은데도 내가 지천명을 바라보는 나이라니, 이런 부조리가!) 이 참에 읽으려고 사두었다. 허버트 조지 웰스. 뭔 내용일지? 혹시 AI, 그러니까 생명 창조 얘기가 나오는지? 아니면, (제목을 봐서는) 다른 소재를 다룬 SF일지? 어떻든 -  

 

 

 

 

 

 

 

 

 

 

 

 

 

 

 

SF쪽으로 더 뻗으면 장르문학과 만난다. 불가코프는 물론 엄연한 순문학이지만, 그나저나, 과연 이런 경계가 지금 유의미한지! 그렇다고 또한, 순문학과 통속문학의 경계가 아주 없다고 할 수도 없다. 가령, 알렉산드르 뒤마의 소설은 잘 썼지만, 훌륭하지만, 그래도 세계문학전집에는 들어가지 않는다.(못한다.) 비슷하게, 코난 도일, 아가사 크리스티를 떠올릴 수 있겠다. 지금 쓰이는, 써지는 문학에 대해서는 판단 유보, 판단 정지가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이런 걸 전제로 -

 

 

 

 

 

 

 

 

 

 

 

 

 

 

 

소비에트판 SF를 읽어볼 수 있겠다. 그러니까 학적으로 말이다. 그리고 다른 한편으로, 요즘 많이 뜨는 우리 작가들을 읽어볼 수도 있겠다.

 

 

 

 

 

 

 

 

 

 

 

 

 

 

이 중 정세랑의 신작 장편은 학교 도서관 대출 목록의 엄청난(?) 상위권에 들어가 있다. 부럽...^^;; 오래 전 <고양이의 이중생활> 담당 편집자였는데, 정말 이렇게 뜰 줄이야! 맥락 없이(-어 보이게) 가져온 유현준의 책 역시 도서관 대출 목록 상위권. 역시나 부럽..^^; 건축자의 책이 이렇게 팔리다니, 대체 어떻게 썼기에!!!^^;

 

 

 

 

 

 

 

 

 

 

 

 

 

 

 

 

 

 

 

 

 

 

 

 

 

 

 

 

 수학책이 저렇게 팔리는 것, 정치학자의 (아마도) 칼럼집이 아직 출간도 안 됐는데 세일즈포인트가 - 할 말이 없다^^;; 다 좋은 일이다!

 

샛길로 새버렸는데, 핵심인즉, 가독성과 작품성은 어느 장르에서든(연구서, 인문서도 예외가 아니다!!!) 결코 이율배반적인, 상반되고 모순된 개념이 아니다. 어지간히 읽을 만하고  내용 있는 책, 즉 우리의 지적 욕구를 만족시킬 만한 재미있는, 좀 더 욕심을 낸다면, 신나는 책이 필요하다. 나도 앞으로 책을 쓸 시간이 별로 없으리라는 생각이 들어(슬프다, 쬐금은) 논문을 구상할 때도 책의 틀을 염두에 두게 된다.(그러다 보니, 논문 심사에서 항상(!!!) 문체와 형식에 대한 지적을 받는다, 흑.) 한 편씩 쓰되 한 권을 그려본다. 자 그래서 -

 

1) 1920년대 불가코프 소설, NEP(신경제정책), 생명창조(회춘), SF, 종교와 과학 등

2) 제대로(?) 소련, 소비에트 소설, SF, 스트루가츠키, <노변의 피크닉>, <스토커>(타르-키), 비슷한 시기 혹은 앞선 시기 서방(+미국)의 SF 등   

 

이제는 공부를 해야지, 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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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를 기다리는 우리의 자세

 

 

 

 

양배추 브로콜리 섞어 컬리플라워 

양배추 순무 섞어 보라 콜라비

당근과 순무 섞어 당근순무  

디디 고고 포조 럭키 섞어 - 고도 

너무 먹었어 너무 잤어 너무 늙었어  

 

이제는 말이야

고도가 오지 않아도 

소년마저 오지 않아도, 다 좋아

버럭, 고도가 정말로 온다면?

그래도 좋아, 더 좋아

목매기 딱 좋은 조건이거든

 

다 좋다고 생각하니 정말 너무나 좋은 거 있지 

목매지 않아도 좋은 거니까 말이야

윗목에서 밥(만) 먹고 아랫목에서 똥(만) 싸고 

호강에 겨워 요강에 똥 싸고 지랄도 풍년이야

아무렴 이 지랄은 더 못하겠는걸?

아, 너무 분변학적이란 말씀

 

십자가 역십자 러시아십자가 섞어

몬드리안 칸딘스키 마그리트  

형틀을 목에 걸고 다니다니, 네 이놈, 하늘이 무섭지도 않느냐!

그래도 도둑 한놈은 구원받았다잖아, 어차피?   

 

 

*

 

 

 

 

 

 

 

 

"... 윗목에서... 아랫목에서...."  

 

 

 

 

 

 

 

 russian cro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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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뚝

 

 

막 잠 든 아이의 동그란 정수리 

몽기몽기 웬 연기 한밤에 솟나

몽글몽글 땀방울 왜 이리 맺히나 

열을 뿜는 게지 물을 뿜는 게지 

화산 마그마 같아 옹달샘 샘물 같아

새카만 머리숱 빽빽하기도 하지

발그스레 통통 볼 예쁘기도 하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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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테스크의 한 양상

 

 

 

 

한여름 대낮에 마스크 쓰고

땀 뻘뻘 흘리며 아스팔트 걷고

어져, 내 일이야, 괴기스러워라

 

한여름 장대비에 마스크 쓰고

바닷가 모래밭에 모래성 만들고

시절이 하 수상하니, 버티어라 

 

한여름 비오는 만조에 마스크 쓰고

노란 비옷 입고, 아, 파도에 휩쓸려

도, 살아라, 살아서 독야청청하여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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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와 담배

 

 

 

 

커피를 마시며

담배도 피우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은 커피만

마신다 그래서

뇌수가 몰랑해

 

담배를 끊어서

허파도 멀쩡해

위장도 얌전해

 

지구만 이상해

커피도 마시고

담배도 피워서

 

꿈에서 담배 피우는 사람만 보면, 그래서

마구마구 때려주는데 무지무지 통쾌해

이유도 raison 없이 쌍년이 88 따로 없지

 

 

 

*

 

русский стиль. russian style. 러시아에서 피우던 담배. 시장 가서 두 보루씩 산 듯.

 

93년도 나의 첫 담배는 88이었던 듯.  

 

나의 마지막 담배. 초록색, 연두색 좋아! 2010년 12월 1일.

 

'끊었다'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도 피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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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이 2020-08-09 18: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던힐이랑 레종 많이 애용했지요 ㅎㅎ 이 포스팅은 나쁩니다_ 흡연하고픈 욕구 일으켜서;;;

푸른괭이 2020-08-09 18:19   좋아요 0 | URL
저도 어느 시점에서는 레종 많이 피웠어요, 요즘은 진짜 담배 피우고 싶은 때가 많아요^^; 담배는 끊는 게 아니라 참는 거라더니 ㅋㅋ

막시무스 2020-08-09 18: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 88 한모금 들이키면 바로 폐암 생길것 같은 느낌인데, 그 시절에는 어찌 그리도 구수하게 피웠던지!ㅎ
라면, 술, 커피와 환상 조합이었던!ㅎ 오늘따라 88이 그립네요!ㅎ

푸른괭이 2020-08-09 20:56   좋아요 1 | URL
폐암 생길 것 같은 느낌 때문에 피운 것 같아요 ㅎㅎ 저는 하루에 최소 두 갑, 이 점에서는 박경리 선생님한테 뒤지지 않음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