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세계에서 춘천 가기>

 

생활 세계에서 춘천을 갔네.

진리와 형이상학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생활 세계에서 춘천을 갔네.

초중등학교 때 우주의 신비와 시를 배웠지.

공부도 열심히 했고 연애도 했는데

또 독재자를 뽑았구나

(...)

 

저는 종교적인 인간이라 매일 기도를 합니다만

고백성사를 한 뒤에 영성체를 모셔야 합니다만

아아, 유물론이 옳았다.

(...)

 

-> <알라딘>에 소개된 이 부분이 너무 웃겨서 시집을 아예 구입했다. 1연 읽고 빵 터지고 3연 읽고 빵 터지고. 춘천은 시인의 아내의 고향(?)인 걸로 안다. 아닐 수도. 나도 두 번 가본, 그리고 아주 잠시 머문 적이 있는 춘천에 대해 좋은 기억이 있다.

 

 

<경복궁>

 

형식은 성실하고 친구가 없었다. 소진되지 않는 목적을 생각하며 기원에 갔다. 바둑은 졌지만 석양을 좋아했다. 병원에 가서 무표정하게 앉아 있다가 죽은 사람과 대화를 했는데 그것이 형식에게 어울렸다. 대기실에서 누가 허공에 대고 욕을 하다가 형식에게 말을 걸었다. 그 사람이 자꾸 너 창식이냐고 창식이 맞네라고 창식아 이 새끼야라고 오랜만이다라고... 형식은 사실 창식이가 누군지도 모르는데 어디 사는지 뭐 하는 새낀지도

(....) 

 

-> 2연은 창식 얘기. 헉, 창식이 진짜로 나온다고? 소설로 써보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시인이 이걸 진짜로 소설로 쓰면 망할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마지막 연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겸사겸사, 시집 제목이 아주 마음에 들지 않는다. 좋은 시들, 제목들이 많은데 왜 하필 저런 표제를? 무슨 깊은 뜻이?^^;

 

<세계의 우울>("세계의 우울이 가까운 곳에 있었다"), <독심>, <도봉구의 대립>, <긍정적인 공기 속에서 밤의 귀가> 등의 시도 좋다. 지금 졸려서(겨우 9시임에도!) 옮겨 적지를 못하겠다. 마지막에 붙은 산문(에세이), 너무 좋다. 우리의 소중한 시인들을 '동물'의 메타퍼로 잘 풀어낸다, 유머러스하고 위트 있다. 그다음, 작가의 동물원 체험. 특히, 러시아 이르쿠츠크 동물원 체험, 하! 꼭 읽어보시길, 그런 나라다, 러시아란. 하지만 러시아만 그럴까. 그다음, 동물(성)과 식물(성)에 대한 어려운 얘기.

 

 

 

 

 

 

 

 

 

 

 

 

 

 

 

 

 

 

현대문학 핀 시리즈 시집은 처음 사봤는데, 마음에 안들어요 ㅠㅠ 너무 얇고, 가벼운 건 좋으나, 정도껏 가벼워야지, 책이 넘어(?) 갈 것 같다, 너무 얇고 작아서. 아무튼 한 권만 주문하기 서운해서 같이 주문한 시집은 내일 읽자, 시간이 될지. <나는 장난감 신부와 결혼한다>는 전에 샀는데, 이쪽은 너무 묵직해서 또, 거참, 휴대하며 읽기는 힘들겠다. 괜찮다, 한달치 사물함을 2만원에 샀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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