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카라마조프> 독자이자 나의 유튜브 청취자^^;로부터 메일 한 통을 받았다. 자신을 60대로 소개하신 그 분은,,, <카라마조프> 앞부분에서, 가족 문제를 왜 수도원 장로, 신부님들한테 해결해달라고 하죠??라는 식의 나의 물음에 답을 주셨다. 그분이 어렸을 때도, 집안 문제가 생기면 절에 가서 스님들께 조언을 구하고 해결을 부탁하는 일이 있었다고 한다. 그렇다. 생각해 보니 그렇다.

 

 

 

 

 

 

 

 

 

 

 

 

 

 

 

 

 

카라마조프 집안은 아예 집안이 통째로 암자에 (총)출동해서 조시마를 비롯한 여러 승려들에게 조언을 구한다. 한편, <믿음 깊은 아낙네들>은 먼 길도 마다하지 않고 그를 찾아와 고민을 털어놓고 조언을 구한다. 가만히 들어보면 너무나 일상적인 것들, 그래서 시시한 것들이다! 그에 대해 조시마는 나름의 의견을 내놓고 신도들은 깊이 감화되어 떠난다. 뭐냐 이건.

 

유튜브의 농간으로^^; 법륜스님의 즉문즉설을 듣고 있다. 아, 넘나 재미있다 ㅠㅠ 자식 입장에서 부모와의 갈등, 혹은 부모 입장에서 자식과의 갈등, 유산 문제, 부부 간의 문제, 연인 간의 문제, 올케가 꼴보기 싫은 시누이, ADHD일까 아닐까 불안한 청년, 하루 아침에 젊은 아들을 잃고(의외로 세균-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한 패혈증 돌연사가  많다 ㅠㅠ) 괴로워하는 중년의 엄마(그분은 올 10월에 돌아가셨더라 ㅠㅠ), 첩이랑 접고 집에 오겠다는 남편과 그걸 반대하는 아들, 은퇴하자 아침 밥을 안 차려주는 마누라 등등. 그들 개개인의 사연이 너무나 보편적인 것이라, 방청석에 있는 사람들도, 또 녹화된 것을 방안에서 빨래, 청소, 요리 하면서 듣는 나도, 너무나도 공감이 되는 것이다. 웃고 울고 화내고 욕하고 ^^;

 

- 지금 그 질문 참 잘 하셨어요, 그건 당신만의 고민이 아니라, 여기 앉아 있는 대다수가 그리 생각하고 있을 겁니다.

 

- 우선은 마음을 다잡고 그렇게 말씀을 해주신 걸로, 참 큰일 하신 겁니다.

 

- 행복한 가정요? 무슨, 누구 기준에서요? 이혼한 가정을 놓고 보면 이혼할까말까 하는 당신 가정이그나마 더  행복한 거고,

 

절이든 성당이든 교회든 어디 무슬림 힌두교 사원이든, 종교의 본원은 '구원'일 텐데, 그 구원이 과연 밖에서 올 것인가. 기독교는 그렇게 보는 것 같은데(기도해서 하느님으로부터 구원을 구하는 것, 바라는 것) 불교는 그것을 내 안에서 찾고자 하는 듯하다. '기복/구복'(구원)이 아니라 그저 '기도'. 자기 수행, 자기 성찰. 이게 이론은 쉽지만, 실제 생활에서는 참 쉽지 않고, 또 타인들의 저 시시한^^; 고민들을 일일이 경청하며 그에 맞는 반응과 조언을 내놓기는 쉽지 않을 법하다. 그러게, 성직, 성직자, 라는 '업'이 있는 모양이다.

 

법륜 스님을 보니 조시마 장로가 생각났다.

더불어, 나도 이제는 장로님-스님을 찾아다닐 나이가 됐나 보다.

 

신기하게도, 사연을 보낸(아마 채택된) 사람들 대다수가 여자다. 여자 중에서도 중년 여자다. 소수가 젊은 여자다. 더 소수가 남자다. 여자의 고민은 가족 관계(시댁 포함) 고민이 많고, 남자는 연애나 진로 문제가 많다.  한편, 성직자 역시 종교 불문하고 남자가 많다. 시사하는 바가 크다.

 

다시 <카라마조프>.

문득, 조시마 장로를 찾아온 아줌마들과 그녀들의 사연이,,, 19세기 러시아 독자들에겐 지금 나와 여러 시청자들이 감동하는 저 <법륜스님 즉문즉설>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으리라 싶다. 하, 그러게 소설의 핵심은,,, 현재성, 그리고 공감할 만안 이야기 ^_^

쉽지 않다.

 

<카라마조프>에서 카리스마 넘치는 대심문관과,,, 병약하고 볼품없이 늙어버린 조시마,,, 고행 수행 금욕 중인 페라폰트 신부의 대비. 끝으로, 비교적 젊은 혜민 스님(미국 이력까지)과 비교적 늙은 법륜 스님(구수한 경상도 사투리까지)이 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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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21-11-05 1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법륜스님 즉문즉설 저도 팬이네요 ㅎㅎ
님 유튜브 채널은 어떻게 들어가나요?
궁금. 독자 되고 싶어요. 공개 부탁드립니다 ^^

푸른괭이 2021-11-05 17:41   좋아요 1 | URL
종교와 무관하게, 누구라도 팬이 되겠더라고요^^; 오늘도 들었네요, 열등감이 문제가 아니라 자신의 욕심이 문제다 ㅋㅋㅋ
제 채널은 유튜브 가서 ‘김연경의 문학창고‘ 치시면 됩니다
이게 원래 비대면 수업 때문에 만든 것인데, 어느덧 구독자가 8백명ㅎㅎㅎ 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