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저녁에 아이가 공부하는 동안, 유튜브에서 '김영하'를 (몰래, 아웅~) 검색해본다. 최근에 이런 '-짓'을 많이 하지 않아 안/본 것들이 제법 된다. 훑어보던 중, 앗, 이거다! <소설 쓰기를 위해 내가 하는 것> 겨우 4분 32초, 넘나 재미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v=KzaR_FZ-has&t=17s

 

대략 내 식으로(그래봐야 '인용'에 살짝 덧붙이는 것인데) 풀어본다.

 

1) 소설가가 된 이상, 고독해야 한다.

혼자 있어야 한다. 세상과 단절되어야 한다.

너의 고독 속으로 도피하라.

 

2) 사람과 사물을 사랑하라.

답은 일상의 사람과 사물 속에 있다. 계속 응시하다면 보면 뭔가 보인다.

그속으로 파고 들어가라.

사람과 사물을 불러라, 그들에게 이름을 붙여라. (김춘수, <꽃>^^;)

 

3) 악마와 싸워라.

이 악마란 바로, 소설 쓰기를 막는 게으름, 좌절, 절망 등의 정서다.

이건 쓰레기야, 클리셰야, 유치해, 말이 되냐, 예전보다 못하잖아(헉!) 

이런 악마들을 때려부수고 전진!

 

4) 다름 아닌 소설을 써야 하는 단 한 가지 이유에 대해 생각하라

동어반복이다. 소설을 써야 하니까 쓰는 거다.

소설을 쓰지 못하는, 쓰기 싫은 백 가지 이유는 잊으라.

 

5) 가령, 나에게 소중한 물건이 사라진(제자리에 없는) 걸 알았을 때의 황망함.

손톱깎기^^; 그것을 찾았을 때의 기쁨. 손톱을 깎는 기쁨. 깨끗해진 손톱으로, 자 때리는 거다, 키보드를.  

 

* 딱 한 문장만!!! 한 문장만 쓰는 거다, 한 문장인데 뭐 어때!!!

 

어릴/젊을 때는 김영하의 '재주', 즉 천재성과 스토리텔링의 재능이 부러웠다. 여차하면 추리소설도 쓸 수 있는 머리(!) 같았다, 대단함. 아이큐 무진장 높을 거라고, <사진관 살인사건> 읽고 생각함.  그 다음은 담배를 끊은 그 의지력(^^;), 요즘은 요컨대 저런 능력이다. 성실함, 지구력, 장인정신, 그리고 '꼰대'이길 거부하고 끊임없이 새로운 시도를(책 시장의 다변화에 발빠르게 대응하는) 하는 프로의식. 한편으론, <여행의 이유> 관련 동영상에서 선보인 그의 공책(다이어리 느낌의)을 보고 탄복했다. 저 아날로그는 뭐지? 저 색연필은? 빌 게이츠가 아이들의 컴퓨터, 인터넷 노출 시간을 최대한 제한하는(비슷하게 페북, 유투브 CEO도 마찬가지) 것과 비슷하리라. 게다가 저 그림 솜씨, 어쩔겨, 헉 ㅠㅠ

 

역시 글은, 소설은,

손가락의 힘으로,

몸와 허리의 힘으로

쓰는 것이다.

 

 * 딱 한 문장만! 나도 딱 한 문장을 썼다, 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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