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학교 다닐 때는 객관식 문제는 '사지선다'였다. 넷 중 하나 고르기. 요즘 아이들은 '오지선다'의 문제를 푼다. 내는 사람도, 푸는 사람도 힘들겠다. 사실 인생에서는 몇지선다든 다 힘들다. 이지선다가 제일 힘들 수도 있겠다. 탈락되는 것이 하나밖에 없으니 그 하나는 참 서운하겠다. 핵심인즉, 어차피 선택되는 건 하나. 이거 공개해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일단 올려본다.
둘 다 프랑스와즈 사강인데, 이미지는 예쁘지만 잘못하면 그녀의, 혹은 그녀에 대한 책인 줄 알 것 같아 탈락(?)시키려고 한다. 그녀가 얼마나 예뻤는지, 새삼 실감한 이미지. 한편, 유감스럽게도, 또한 아이러니하게도, 사강 소설에 대한 글은 저작권 문제로 싣지 못했다.
딱 보자마자 꽂힌 이미지는 이것. 게다가 이렇게 비스듬히 포착한 뒷모습-옆모습, 좋다. 그 다음, 담배는 모름지기 연기가 있어야 한다. 사실 담배 피우는 여자(삼사십대)의 이미지는 내가 부탁한 것인데, 2010년 12월 1일 담배를 끊은 이후, 나는 진정한 담배 애호가, 심지어 담배성애자(??)가 된 것 같다.^^;; 지금 이 순간도 피우고 싶다, 저 담배. 담배를 실내에서 마음껏 피울 수 있는 그런 집이 우선 필요하겠구나, 요즘 같아선.
세 번째 계열들. 너무 구조적인 느낌이 강해서, 학술서, 연구서에 좋겠다. 러시아문학연구서 느낌은 아니지만, 그 책을 낼 때 이런 이미지면 좋겠다.
제목은, 나로서는 이례적인데, 돌고 돌아 내가 맨 처음 생각한 제목으로 간다. 이례적, 이라 함은 보통 책 제목은 장르 불문, 편집자가 고른 걸로 낙착되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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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 원고를 잊고 있던 순간에도 그들은(어쩌면 적들?^^;) 일하고 있었다. 그들이(역시나 적들?^^;) 나를 잊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도 나는 그래서, 일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