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또 기회가 주어질까. 그래서 물 들어올 때 노 젓는다고, 큰물은 아니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해 읽고 있고 그러려고 한다. 얼마 안 남았다, 그래서 더 소중한 시간, 최대한 아껴쓰자.

 

 

 

 

 

 

 

 

 

 

 

 

 

 

 

 

 

소설집이 나온 김에 <식물애호>를 다시 읽고, 무척 강렬한 인상을 남긴 <홀>도 상기하고, 작년에 사둔 <죽은 자로 하여금>을 읽었다. 삼분의 일정도는 못 읽었는데, 아무래도 뒤로 갈 수록 필력이 좀 딸린다는 아쉬움이 들었다. 독자로서는 아쉽고, 같은 작가로서는 안도의 한숨(-_-;;) 같은 것이랄까. 아무래도 편 작가는 단편에 좀 더 강한 것 같고, <홀>은 이야기 자체를 정말 잘 만난 듯하다. 무엇보다도 대사 하나 없는(말을 못하니 ㅠ.ㅠ) 오기와 말 많은(^^;;) 장모의 대립 구도가 참 좋았다. 반면 <죽은...>은 두 남주의 긴장 관계가 조금 약하달까, 그런 느낌이었다. 사회적 의제(내부고발자)를 다루고자 한 듯한데, 얼핏 미야베 미유키가 생각났다.

 

 

 

 

 

 

 

 

 

 

 

 

 

 

 

김영하의 신작 에세이를 읽고 싶어 그의 단편도 다시 봤다. 여전히 잘 쓰지만(말해야 뭣하랴!) 그가 어느 덧 오십대임을 곱씹게 하는, 그런 소재, 그런 주제, 그런 문체. <여행의 이유>는 쭉 읽고 <작가의 말>이 너무 즐거워(꾀돌이 얘기에서 빵~터졌다) 아이들과 공유하려고 한다. 계속 좋은 소설 많이 써주시길, 역시 독자로서 기대하고, 작가로서는 배가 아프고 그렇다. 그대의 재능, 그대의 학구열, 그대의 (겉보기와는 조금 달리^^;) 성실성 등.

 

 

 

 

 

 

 

 

 

 

 

 

 

 

 

 

말하자면 신인 작가도 꾸준히 읽어왔는데, 이번에는 박상영. 아직 안 읽었으나 <... 파스타>와 이번에 저 상 받은 <우럭...>을 읽으려고 한다. 음식, 좋아!^^;; 최은영, 김봉곤, 박민정(??) 등이 약간 내 스타일이 아니어서 조금 울쩍했는데, 이쪽은 모르겠다. 새 작가, 새 작품을 만날 때는 아무튼 기대된다! 

 

 

 

 

 

 

 

 

 

 

 

 

 

 

 

한강의 신작도 읽고 싶어 스캔을 떠놨고 권여선 신작 장편을 읽고 싶은 마음에 <...주정뱅이>를 다시 읽나 고민 중이다. 이러다 보면 (다시) 읽고 싶었으나 결국 못 읽겠는 책들 투성이다. 어떻게 해도 최수철의 신작 장편은 사수하고 싶어서 일단 바로 사뒀는데, 장편인지라 읽어도 나만 읽을 수 있겠다.

 

 

 

 

 

 

 

 

 

 

 

 

 

 

 

 

정녕 그렇지 않나. 읽을 책은 많고 인생은 짧다. 문득, 하지만, 이 모든 것이 얼마나 부질 없나 싶다. 특히 책을 사는 일 말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독서-책읽기이지 책-물건이 아니다. 하지만 책을 좋아한다, 라고 말할 때는 대부분 두 가지를 다 포함한다. 그렇게 마흔 다섯살까지 살아왔는데 어느 날 보니, 언젠가 어느 기호학자-노문학자 선배의 지적대로, 이거야말로 물신(숭배)주의가 아닌가 말이다. 헌 책을 갖다 파는 일도 성가시고, 결국 온 집안이 불쏘시개 천천국이다ㅠ.ㅠ

 

아파트 평수는 제한되어 있고 아이 책과 물건이 점점 늘어간다. 정녕 책이 아니라 책읽기를 사야할 때, 이 문제를 고민해봐야 할 때다. 올해 전자북  인세가 작년의 두 배여서 깜짝 놀랐다. 물론 종이책 인세에 비할 바 없을 만큼 약소한 금액이지만, 현재 독서 시장의 흐름을 보여주는 대목인 듯하다. 물건(이 경우엔)을 집에 쌓아두는 일의 부질함. 모든 것을 데이터로.(이걸 좀 더 세련되게 표현할 수 없나 -_-;;) 초등학교 가정통신문도 앱으로 오는 세상이다. 방과후수업도 대부분 앱으로 신청. 이런 유의 사이버(??) 세계를 살게 될 줄, 전깃불도 들어오지 않는 거창의 산골, 75년의 나는 생각도 못했을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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