雜記 080218



그림판에서 사인을 하니 잘 안 되네.
내 이름의 한자와 출생년도로 만든 사인.
아마 고등학교 때 만들었던 거 같다.
독서실에서 사인 연습을 한 기억이 있으니.
자율학습이라는 미명 하에 독서실에 가둬놓는다고 해서 공부가 되는 건 아니니
선생님의 방망이 감시에도 연습장 구석에 사인 연습을 하네 어쩌네 하며 시간을 때우곤 했다.

당시 우리 학교는 성적 순으로 나누어
일정 등수 위의 아이들은 학교 독서실에서 밤 10시까지 (반강제) 야간자율학습을 했고,
아래의 아이들은 교실에서 말 그대로 자율학습을 했다.
철없던 나는 교실에서 공부하다가 내킬 때 마음대로 귀가하는 친구들을 부러워했다.
들꽃반이라는 만화를 볼 때까지도 그 차별의 의미를 깨닫지 못했던 어리석은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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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02-19 2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광수생각, 들꽃... 예전에 봤던 생각이 납니다.
사인이 멋져요. 띠동갑인지라 출생연도를 쉽게 알아봤어요.^^

조선인 2008-02-19 2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살청님, 띠동갑이 아니라?
순오기님, 헤헤, 우리는 쥐띠 ^^

가을산 2008-02-20 0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선인님 사인 구경 잘했어요. ^^
광수생각... 한때는 참 좋은 연재물이었는데... 그쵸?
저는 이것과 비슷한 주제로 '잡초라는 이름의 풀은 없습니다.'라던 광수생각이 인상 깊었어요.

조선인 2008-02-20 07: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오, 살청님, 동갑내기~ 반가와요.
가을산님, 참 신기한 만화가였어요. 무지하게 보수적이면서 무지하게 따스한.

산사춘 2008-02-23 04: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울학교는 고1때부터 성적순으로 국영수는 이동수업을 돌렸어요.
방학 때는 전교등수로 잘라서 새로 반 만들구요.
지.인.용을 무지 강조하더니 우열반이름으로 각각 써먹더군요.
덕분에 어떤 때는 담임수업도 한 번 못들어봤어요.
차별과 순응은 학교에서 아주 구체적으로 잘 갈쳐줘요.

조선인 2008-02-25 2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산사춘님, 끄아, 한 술 더 뜨는 학교를 다니셨군요. 전인교육은 교과서에서나 볼 수 있는 이데아인 듯.
 
반딧불이 과학은 내친구 16
칸자와 토시코 글, 쿠리바야시 사토시 사진, 엄기원 옮김 / 한림출판사 / 200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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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사 사진으로 만들어진 그림책입니다.
촬영 장소가 몹시 궁금하네요.
반딧불이가 가득 날아다니는 장면은 환상적이고
알이며 애벌레까지 빛을 뿜는 장면이 매우 인상적입니다.
전 지금껏 짝짓기를 할 동안만 빛이 나는 줄 알았습니다.
알이며 애벌레까지 빛이 난다면 생존경쟁에서 불리할 거 같은데,
맑은 물과 깨끗한 자연에서 사는 반딧불이는 그런 계산 같은 건 안 하나 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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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2008-02-19 2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본 적이 없어요. 도시에서만 자랐답니다. ㅠ.ㅠ
 
피터 아저씨의 선물
엘사 베스코브 글 그림, 정경임 옮김 / 지양사 / 200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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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아마도 가난한 항구 마을.
아마도 피터 아저씨는 젊었을 때 선원으로 세계 곳곳을 누볐을 거고.
지금은 마을의 대소사를 해결해주는 보석같은 존재.
병원 갈 돈이 없는 이들을 위해 구급치료도 해주고 수의사 노릇도 하고 문이나 시계도 수리해주고,
아이들을 위해 장난감 배도 만들어주고 이야기도 들려주고 플루트나 만돌린도 연주해주고.
그렇게 평화로운 나날은 계속 되는 듯 했는데...

피터 아저씨의 집이 낡았다며 헐고 재건축하라는 관리의 명이 떨어지는 바람에
피터 아저씨는 근심에 휩싸이고, 이에 아이들이 나섭니다.
부모님이 미장공인 아이는 미장일을 돕고, 누구는 페인트칠을, 누구는 굴뚝수리를.
그렇게 새단장한 집 덕분에 마을에는 잔치가 벌어집니다.
가진 게 없는 사람들끼리 서로 의지가지하며 사는 이야기.
그 훈훈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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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작년보다 운이 좋다.
책을 좀 더 읽어보자.


6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실학 정신으로 세운 조선의 신도시, 수원 화성
김동욱 지음 / 돌베개 / 2002년 3월
18,000원 → 16,200원(10%할인) / 마일리지 9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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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2월 01일에 저장

정조가 만든 신도시에 살고 있는 게 자랑스러워졌다.
전체주의의 시대경험
후지따 쇼오조오 지음 / 창비 / 1998년 12월
15,000원 → 13,500원(10%할인) / 마일리지 750원(5% 적립)
2008년 09월 17일에 저장
구판절판
일본식 한자어가 판을 치고, 비문도 많지만, 그래도 후지따 쇼오조오의 지성은 빛난다. 아니, 그의 실천은 그대로 빛이다.
삶을 가꾸는 글쓰기 교육
이오덕 지음 / 보리 / 2004년 10월
15,000원 → 13,500원(10%할인) / 마일리지 750원(5% 적립)
2008년 09월 17일에 저장
구판절판
마로에게 글쓰기의 날개를 달아주자.
배낭메고 돌아본 일본역사
임용한 지음 / 혜안 / 2006년 5월
15,000원 → 14,250원(5%할인) / 마일리지 430원(3%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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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06월 16일에 저장

바람돌이님의 추천에도 불구하고 이제서야 산 걸 후회한다. 이왕이면 두 권 살 것을. 옆지기와 나의 밑줄이 교차하여 책이 너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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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년 12월 선정도서.친절한 복희씨
친절한 복희씨
박완서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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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히 큰소리치건데 아무리 훼밍웨이라도 나이 스물에 '노인과 바다'를 쓸 수는 없었을 거다. 그 곳의 나이 개념이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환갑을 목전에 뒀기 때문에 가능했던 소설이다. 나이 한 살을 더 보탠다고 해서 반드시 연륜이 생기는 건 아니기에, 필력이 더 총총해지고 삶의 깊이와 시각이 더 서늘해지는 작가를 가지는 건 행운이다.

하물며 근현대의 미칠 듯한 소용돌이 속에서 '아녀자'로 살아남아 '여류작가'로 늙어가는 박완서씨가 있다는 건 우리 한국아줌마의 행운이다. '아녀자'니 '여류작가'니 절로 눈살이 찌푸려지는 낱말로 그녀에게 존경을 표한다는 게 심히 민망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어머니와 동년배인 그녀가 있어 난 아, 다행이다, 정말 다행이다, 되뇌게 된다.

내 어머니는 30년생으로 경상북도 예천에서 태어났다. 양반가의 핏줄이라고 하지만 산골짝 마을에서 훈장이나 하던 할아버지에게 뭔 재산이 있었겠는가. 자식 욕심은 많아 줄줄이 아홉을 낳았고, 그 중 장녀가 울어머니였다. 태어날 때부터 약해빠졌다고 제때 출생신고도 안했던 여식이지만, 장남과 동생들 뒷바라지하라고 열두 살부터 공장에 내보내졌고, 그러느라 혼기를 놓치자 뒤늦게 10살이나 많은 노총각에게 시집보내졌다. 아들 둘을 연년생으로 낳은 뒤엔 먹고 사느라 난닝구 보따리 행상을 했고, 나를 낳은 직후 서울에 올라와 억척스러운 동대문 아줌마가 되었다. 못 배운 게 한이 되어 자식 셋을 모두 대학에 보내고 시집장가 보내고 이젠 드디어 살만하다 싶을 때, 꼭 그럴 때 돌아가시는 게 부모님인 거고, 우리 어머니도 그랬다. 이게 우리 어머니의 평균치의 밥상에 대해 내가 얘기할 수 있는 대강이다.

그런데 박완서씨는 나보다 더 내 어머니 이야기를 구구절절 풀어낸다. 어쩌면 그녀는 내 어머니의 동숙이인가 보다. '촛불 밝힌 식탁'을 읽으며 비로소 알았다. 우리 어머니가 그리 바라셨던 게 '불빛을 확인할 수 있는 거리'였다는 것을. 어머니는 오빠나 나의 사정을 알아들었다고 생각했지만, 당신이 그리 서둘러 간 걸 보면 받아들이지 못했었다는 것을. 하기에 친절한 복희씨를 읽는 건 불편했다. 어머니가 안방을 잠그던 날의 기억이 바로 어제처럼 징그럽게 떠올랐기 때문이다.

우리에겐 그렇게 박완서씨가 있다. 자식 키우는 입장이 되어서야 뒤늦게 제 어미의 품을 그리는 머리 까만 짐승들에게, 너무나 늦게 철들기 시작한 딸들에게 이 땅의 어머니들 이야기를 가만 가만 펼쳐내주는 박완서씨가 있다. 그래서 이 땅의 어머니들은, 이 땅의 딸들은 참 다행이다. 정말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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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 박완서 선생님
    from 조선인, 마로, 해람의 서재 2011-01-22 12:55 
    난 그녀를 읽으며 내 어머니를 배웠다.당신의 글이 내게는 어머니의 자서전이었고, 내 미래의 일기였다.이제 우리 아줌마의 이야기를, 할머니의 이야기를 해줄 사람이 떠나버렸다.우리는 누구에게 의존해야 할까.박경리 선생이 없고, 박완서 선생이 없는 지금,사연많은 여자들은 누구에 기대어 자기의 심경을 토로할까.어리석은 나는 그미들이 너무 일찍 갔다고 마냥 투정하고 싶지만...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산사춘 2008-02-19 0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연륜만큼 깊어지는 내공은 좋지만,
새로 나온 글 읽을 때마다 박완서씨 나이드시는 게 무서워져요.
오또케... 흙.

조선인 2008-02-19 08: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 심정도 이해합니다. 전 토지가 완결 안 될까봐 공포에 떨기도 했더랬죠.

순오기 2008-02-19 2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두분 댓글에 다 동감해요. 박경리 박완서...이분들처럼 기품있게 늙고 싶어요.

조선인 2008-02-19 2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