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집에는 마로까지 4명의 아이가 놀고 있습니다.
자주 놀러오는 남매 외에도, 오늘 처음 우리집에 놀러오는 6살 여자아이까지.
오전 내내 소꿉놀이를 하더니, 좀전부터는 병원놀이를 하는 중인데,
으, 좀 충격을 먹었습니다.

마로와 동갑인 남자아이가 프린세스 진찰대를 이리 저리 가지고 놀다가
'강아지가 아파요, 어디로 가야할까요?' 질문이 나오니, "섹시한 여자가 있는 데로요."
'배가 아파요, 어디로 가야할까요?' -> "섹시한 여자로 해주세요."
'이가 아파요, 어디로 가야할까요?' -> "섹시한 여자 간호사가 좋아요."

다른 아이들의 반응은 "얜 바보같아. 다 틀려. 한 가지 말밖에 할 줄 몰라."하며 무시하는 분위기인데,
그 아이는 굴하지 않고 계속 그러고 노네요.
막판에는 "얘, 얘, 얘, 섹시한 여자 셋 다 나오면 제일 좋겠어요."라고 말하는데, 나만 기겁.
(프린세스 진찰대 앞면에 디즈니 공주 캐릭터 셋이 그려져 있음.)

음, 걔는 자기가 하는 말의 의미를 아는 걸까요?
아니면 마로처럼 알고 보면 섹시나 택시나 그게 그거로 아는 걸까요?
남자아이다 보니 어떻게 반응해야 할 지 모르겠어요.
평소에도 제 치마속을 들여다보고 싶어하기도 하고, 마로가 화장실 가면 쫓아가기도 하던 터라,
혹시 아빠(-.-;;)나  TV의 영향인 건지, 아니면 원래 그 또래 남자애는 그런 건지, 헷갈리네요.
자연스럽게 물어봐야 하는 건지, 정색하고 충고를 해 줘야 하는 건지, 아니면 무시해도 되는 건지. 끄응.

* 나중에 해람이도 그럴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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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wup 2006-07-30 1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허허. 기겁하실 만 하겠어요. 도대체 어디서 무슨 소리를 듣고?

조선인 2006-07-30 1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사이 다행히 섹시한 간호사 찾는 놀이를 중단했습니다. 대신 현관문에 달아둔 발에 매달려 고정쇠랑 발이 죄다 떨어지고, 그걸 제가 수습하는 사이 치카님이 선물해준 마론인형의 목을 잡아빼는 바람에 6살 여자아이랑 싸움이 나고, 옥신각신 끝에 6살 여자아이 발에 피까지 나는 상처가... 으, 남자아이들은 원래 이런가요? -.-;;

기인 2006-07-30 1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음;; 제 경험으로 (제 아이 경험이 아니라 제가 어렸을 때) 다 그렇지는 않아요. 보통 이성에 관심을 갖게 되는 것은 초등학교 고학년때부터 아닌가요? 요즘은 애들이 더 빨리 성숙한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그냥 순수(?)한 호기심이고, 말은 요즘 하도 TV에서 떠드니까 그렇게 말하는 것 같은데요~
요즘 부쩍 아이들한테 관심이 많은 긴이었습니다. ^^;

조선인 2006-07-30 1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 사이, 이번에는 6살 여자아이의 오빠가 놀러왔다가 사고가 났어요. 복도 안전벽 난간 사이 틈새에 다리가 껴서 안 빠지는 바람에 119를 부르냐 마냐 소동이었습니다. 다행히 제 맛사지 크림 반통으로 해결하긴 했지만 아찔했습니다. 원래, 남자아이들은 이런가요? ㅠ.ㅠ

산사춘 2006-07-30 1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몸도 무서우실텐데 정신없이 소동을 겪고 계시는군요. 어쩜 좋아...


산사춘 2006-07-30 1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아이와의 대화를 추천하려고 했는데, 일케 난리니 그냥 쉬셔야 할 듯 싶어요.

瑚璉 2006-07-30 14: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뭐, 남녀가 크게 다르겠습니까. 개인적 특성이겠지요(사실은 종족적 특성이려나? -.-;).

해리포터7 2006-07-30 18: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조선인님 오늘 정말 힘드셨겠네요..아니 그사이에 뭔일이라냐? 에고 그소동이 이젠 가라앉았겠지요? 유난히 그런것에 대해 빠른 아이가 있더군요..기냥 아이의 호기심이겠지요...ㅎㅎㅎ

조선인 2006-07-30 19: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산사춘님, 우리집이 어쩌다보니 6층 아이들의 아지트 비슷하게 되었어요. 마로까지 방학하니까 늘 북적댑니다. 그나마 607호 아빠가 좀전에 아이들 몽땅 이끌고 공원 마실을 갔다와줘서 1시간 정도 낮잠 잘 수 있었어요. 덕분에 놀란 가슴도 진정했구요.
호질님, 요새 정말 실감해요. 마로가 참 얌전한 편이라는 것을요. ^^;;
해리포터님, 음, 그 남자아이는 마로랑 동갑인데 마로보다 좀 늦된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런것에만 빠를 수도 있군요. 웅, 그냥 무심히 넘기면 되는 문제일까요?

조선인 2006-07-30 2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오늘 겪은 소동 하나 더 추가.
섹시 간호사를 찾던 소년, 혼자 우리집 작은방에 들어가 문을 걸어잠근 뒤 도로 문을 열지 못해 울고 불고 난리남. 갇혀있었던 건 2-3분이지만, 많이 놀랐는지 비명을 지르며 계속 울어대고, 제 할머니가 찾으러 와도 나에게서 안 떨어지고 계속 안겨 우는 통에 덩달아 무지 놀람. 여분의 심장이 필요했던 하루. ㅠ.ㅠ

paviana 2006-07-31 09: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많이 놀라셨겠어요.
근데 그 아이 특성인가봐요.
저희애는 이제까지 여자애들이랑 같이 논 적이 거의 없어요.
놀이터에서 오다가다 만나는 것 빼고는 여자애 집을 가거나,
여자애가 놀러오거나 한 적이 한번도 없는듯...
여자애들은 시시하다고 하는데, 그게 진짜인지....
알수가 없어요. 이래도 걱정,저래도 걱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