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참 젠가 블록놀이를 하다 말고(요새 진짜 나무블록 대신 젠가 가지고 블록놀이하는 걸 좋아한다)
뜬금없이 딸아이가 하는 말.

"엄마, 자꾸 눈에서 비디오가 나와. 자꾸 자꾸."

순간적으로 오만 상상이 다 들었다.
집에선 비디오를 거의 안 보여주는데, 어린이집에서 많이 보여주나? 비디오중독?
아니면 헛것이 보이나?
호, 혹시, 심령현상을???
아니다, 서, 설마 안암? 눈에 이상이?
언제 비디오가 보이냐고 묻는 내 목소리는 조금 떨리기까지 했다.
하지만 천연덕스러운 딸아이의 답.

"잠을 자는데 자꾸 비디오가 보이잖아."

하아, 안도의 한숨.
이젠 궁금증이 치솟는다.

"그건 꿈이라는 거야. 어떤 비디오를 봐, 꿈에?"

"엄마랑 아빠랑 월드컵 공원에도 가고. 어린이집에서 친구랑 놀기도 하고, 아빠랑 신기한 데 가기도 하고."

고맙게도 아직은 평화롭고 즐거운 꿈만 꾸나 보다.
부디 이 아이의 꿈이 언제나 태평하기를.
악몽보다 끔찍한 현실에 좌절하는 일이 없기를.

사족)
좀전에 비가 그쳤다. 서울은 아직도 비가 오고 있을까? 촛불문화제에 비는 쥐약인데... 


댓글(7)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울보 2006-05-06 2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기도 비는 오지 않아요,
류는 꿈을 언제나 꾸고 그것을 현실하고 헷갈려 하기도 해요
너무 많이 울어요,,그래서 잠자기 싫다고 할때가있어요,
잠자리 들면서 오늘은 꿈안꿀거야 하고 자요,,

월중가인 2006-05-06 2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하 저는 눈에서 비디오가 나온다길래 중독.. 뭐 이런것 생각했었는데
꿈을 그렇게 이야기 하는군요 ^ㅁ^
저는 어렸을때 놀이기구 탈때 이상한 기분드는걸
배꼽이 간지럼 탄다고 했대요 -ㅁ-;;;

조선인 2006-05-06 2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울보님, 비가 그쳤다니 정말 다행이네요. 고맙습니다, 알려줘서.
바일라님, 간지럼 타는 배꼽이라니 정말 귀여운 표현이군요. 깜찍한 소녀 바일라가 떠올라 빙그레 웃어봅니다.

바람돌이 2006-05-07 0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아이들의 꿈은 늘 평화스러웠으면.... 모든 부모들의 소망이죠. ^^

조선인 2006-05-07 16: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따우님도 까꿍~
바람돌이님, 네, 아주 간절한 소망입니다.

반딧불,, 2006-05-07 2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41452167

 

어쩜 그리도 이쁜 말을 하는지..


조선인 2006-05-08 06: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