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자명종보다 먼저 나를 깨운 건 <긴급속보> 문자.
청년 회원 몇 명이 연행되었다는 소식에 억장이 무너졌었다.

12시부터 사이버시위인데, 회의가 끝나지 않았다.
결국 1시가 넘어서야 게시판에 글을 올릴 수 있었는데,
사이버시위나 평택시위를 비방하는 원색적인 욕설도 드문드문 보였다.
분하고 억울한 마음에 감정이 무너져 그만 울고 말았다.
다행히 아무도 본 사람은 없었다.

마음은 콩밭에 가 있지만 일은 일대로 해야 하다보니 회사에서 쓰는 가면이 무너졌다.
결국 그 동안 참아왔던 업무분장 상 문제를 가지고 계열사 이사와 소리 질러가며 싸웠다.
일개 대리가 간도 참 크지.

한번 평상심이 무너지자 더 이상 억누를 수 없었다.
팀장에게 모 이사와 싸운 이야기를 낱낱이 고했다.
팀장은 듣는 동안 내 편인 척 했으나, 모 이사와 타협해 업무를 절충했다.
1달에 2번 보기표를 만들어 기안을 올리고, 관계사마다 공문을 보내고, 입금여부까지 확인해야 했는데,
앞으로는 1달에 1번 보기표와 업무연락 협조전만 만들면 되니 참으란다.
다만 계약 업무를 누가 할 지는 좀 더 의논해 봐야 한단다.
그나마 장족의 발전이라고 위안을 가져야 하나.

팀장과 이야기를 나누던 도중 이성이 무너지는 게 아니라 아예 사라질 뻔 했다.
밑에 있던 팀원이 관둔 지 반달이 넘었는데, 8월 1일부터 산휴를 쓸 거라고 경고도 했는데,
구인공고를 아직도 안 냈단다.
하아, 열심히까지는 아니어도 사람을 구하고 있을 거라고 순진하게 믿고 있던 내가 바보지.

퇴근해 돌아와보니 대추초등학교가 무너지고 있는 뉴스가 나왔다.
그래, 이렇게 몽땅 다 무너지고 나면,,, 대체 뭐가 남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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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5-04 20: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물만두 2006-05-04 2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ㅜ.ㅜ

2006-05-04 21: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6-05-04 21: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Koni 2006-05-04 2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슬퍼요.

chika 2006-05-04 2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더 이상 무너질 것이 없을 때, 그곳에서 새롭게 튼튼한 우리의 것을 세우면 되는거예요. 힘내자구요!

조선인 2006-05-04 2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정하게 속삭여주신 분들, 늘 제게 격려의 댓글을 남겨주시는 분들, 고맙습니다.
그냥 오늘이 평소보다 조금 더 힘든 날이었어요.
이제 정신 차려야죠.
치카님 말씀대로 우리 것을 다시 세우려면요.
모두 모도 고맙습니다.

paviana 2006-05-05 1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린이날 마로가 즐겁게 보내세요,.
어제는 정말 저도 일이 손에 안 잡히더군요.

숨은아이 2006-05-05 1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치카님 말씀에 동감!

2006-05-05 22: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조선인 2006-05-06 1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정하신 파비아나님, 숨은아이님!
속삭이신 분, 어제는 집안 결혼식이 있어 못 갔어요. 나중엔 들어가고 싶어도 못 들어갔구요. 그리고 지금 갈 채비하는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