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9호선은 1990년대부터 추진되던 거다. 하지만 IMF가 터지면서 모든 계획은 취소.
그런데 2002년에 이명박이 시장으로 당선되면서 짜잔~ 재추진되었고,
이명박의 민간투자사업 확대 정책에 의거, 울트라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었다가,
어랏, 이유는 모르겠지만 울트라가 포기각서를 쓰고 MB 친정인 현대건설이 참여한 로템 컨소시엄 당첨!
2005년이 되자 이명박은 로템 컨소시엄이 설립한 '서울시메트로9호선'과 실시협약을 체결하는데,
자애로운 이명박은 아주 후한 조건으로 계약해준다.
아래 표는 자료찾아서 내가 계산해본 거.

우리가 제사장이 아닌 이상 미래 데이터를 추정할 때는 기존 데이터의 추이와 비교해 산정한다.
내가 당시 계약 담당자라면 서울메트로 1~4호선 및 도시철도공사 5~8호선과 비교했을 거다.
일단 봉급쟁이가 아침점심저녁 짬짬이 작성하다 보니 편의상 1~4호선만 비교해봤다.
2005년 계약이었으니 1994~2004년 10년 평균과 비교하는 게 시작.
10년간 지하철 요금의 연인상율은 12.9%. 하기에 11.7%의 연인상율은 그래도 타당해보인다.
그런데 추정교통수요부터 고개가 갸우뚱.
서울메트로의 10년 증가율에 비해 9호선의 미래증가율이 너무 폭발적이다.
그래서 표에는 없지만 도시철도공사랑 추가로 비교해봤다.
운행 첫해 2000년에 비해 2001년은 수송인구가 10.7%나 상승했다.
하지만 그 다음해부터는 1.8%, 1.0%, 0.7%로 증가율이 둔화되었다.
도시철도공사와 비교해봐도 9호선의 수송인구 증가율은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는 뜻.
내가 본격적으로 화가 나기 시작한 건 운임수입부터였다.
운임수입이니까 말그대로 수송인구한테 받은 운임의 합일 거라 추측했다.
그래서 비교하기 쉽게 추정교통수요 1인당 얼마정도의 운임을 받나 계산해봤다.
수식은 간단하다. 운임수입/365/1일추정교통수요
2004년 기준 서울메트로는 한명의 승객으로부터 453.5원의 수입을 거두고 있었다.
당시 운임은 700원이지만 경로우대 무료승차도 있을 거고,
청소년/초등학생 할인이 있으니까 기본운임의 64.8%의 수입이라는 건 수긍이 간다.
그런데 9호선은 도대체 무슨 통뼈일까.
2009년에는 기본운임의 62.3%의 수입을 거두는데, 2010년에는 79.2%, 2011년에는 79.5%,
2012년에는 81.4%까지 점점 상승한다. (2019년은 77.2%)
과연 이 비율은 매년 자유자재로 변경이 가능한 항목이고,
서울메트로보다 높을 거라고 확실히 기대할 수 있는 항목이던가???
2015년까지 9호선의 실제운임수입이 예상운임수입의 90%에 미달하면
그 차액을 서울시의 재정으로 충당해주게 계약되어 있는데,
(2014년 이후에는 80% 선으로 조정)
과연 누구에 의해 예상운임은 이토록 뻥튀기되어 있는걸까?
실시계약에서 운임자율권을 보장해준 것 역시 가관이고.
게다가 이 노른자사업에 군침을 흘리고 달려든 맥쿼리인프라는
2009년에 서울시메트로의 2순위 대주주가 된다.
이때는 이명박이 대통령이 된 후인데, 안성맞춤하게도 맥쿼리에는 조카 이지형이 다니고 있었다.
이명박 미국시절 1주일에 1번씩 집에 놀러가 세미나 하던 절친 송경순 맥쿼리이사는 보너스!
어찌나 9호선 곳곳에 각하의 내음이 짙게 나는지 내가 서울시민이 아닌게 다행스러울 뿐이다.
* 서울메트로/서울도시철도공사 수송통계 참조
* 지하철 운임: http://inside.chosun.com/site/data/html_dir/2011/01/24/2011012401414.html
* 맥쿼리인프라 자산현황: http://www.macquarie.com/mgl/mkif/kr/mkif-asse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