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전화번호부의 신기한 이름에 관해 페이퍼에 올렸기에 생각이 나서.
굳이 전화번호부를 일일이 뒤지지 않아도 지인 중에 신기한 이름이 꽤 있다.
먼 친척뻘이 되는 원숭희아주머니. 지금은 사라진 풍경이지만 은행에서 이름불리우는 걸 질색했다.
고등학교 선배중에 방국봉. 선생님이 화가 나서 부르면 늘 방구뽕~이 되어 웃음바다를 만들었다. 어느날인가 라디오 사연에 소개되길래 그 선배인지, 아니면 동명이인인지 무척 궁금해했다.
오빠 친구중에 복영수.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쓰는 교련복 이름표 덕분에 늘 수영복으로 불렸었다.
후배중에 최기자. 잘 모르는 사람은 그애가 기자인줄 착각한다.
광복 후 부랴부랴 이름짓느라 돌림자 따를 새도 없었던 우리 아버지 형제들.
돌 하나, 돌 둘, 돌 셋...
그나마 우리 아버지는 문자 석자를 쓰시니 나은 건가.
하, 사실 내 딸도 만만치 않다.
신랑 후배중에 이름 놔두고 마씨라고 불리는 놈이 하나 있는데, 다른 후배가 날 놀렸다.
누나, 형 버리고 지금이라도 마씨랑 연애해. 그럼 딱 마씨마로 되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