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를 백제, 신라와 함께 외국으로 명기
(서울=연합뉴스) 임주영 기자 = 중국이 `동북공정'(東北工程) 프로젝트를 진행
하면서 고구려사를 자국 역사에 편입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중국에서 발간된
고지도 책자에 고구려를 외국으로 표기한 지도가 국내 학자에 의해 발견됐다.
이에 따라 `고구려는 중국의 지방정권'이라는 중국의 역사왜곡 주장은 `모순'임
을 스스로 드러낸 셈이 됐다.
10일 연세대 동서문제연구원 김우준 교수에 따르면 최근 입수한 `중국고대지도
집'(中國古代地圖集) 영인본과 `중화고지도진품선집'(中華古地圖珍品選集) 영인본
등 2종의 문건에 고구려가 백제.신라와 함께 외국으로 표기된 지도가 수록된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고대지도집에 수록된 지도 중 청나라 때 제작된 `동남양각국연혁도'(東南洋
各國沿革圖)는 한반도에 대해 `조선' 표기와 함께 옛 왕조 명칭인 고구려.백제.신라
를 병기했다.
중화고지도진품선집에 수록된 송나라 시대 지도의 경우도 우리나라를 중국 영토
가 아닌 `동이(東夷)'로 표기했으며, 그 안에 고구려, 백제, 신라를 함께 표기했다.
김 교수는 이들 지도 외에 `대청제국 지도'도 공개했다.
청나라 때 만든 이 지도에는 현재 중국과 북한이 두만강을 국경으로 삼는 것과
달리 두만강 이북 지역을 경계선으로 국경을 설정, 북간도(北間島) 지역을 한반도
영토로 사실상 인정했다.
김 교수는 "중국이 2002년초부터 추진 중인 동북공정 프로젝트는 조선족 문제와
간도 문제를 앞으로 자국의 이익에 유리한 방향으로 풀어나가기 위해 고구려사를 중
국사로 왜곡해 편입하려는 정치적 성격의 움직임"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이 한반도를 자국의 지방정권이라고 주장하는 등 역사 왜곡을 추진하
는 상황에서 중국에서 발간된 지도에 한반도가 독립국가로 표기돼 있다는 점에서 의
미가 크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