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니또 놀이
마로가 책 선물을 좋아하다 보니 나도 모르게 선물은 책이라는 도식이 생겼나 보다.
하지만 마로의 피아노 학원 친구 중 책선물을 좋아하는 아이가 없었다.
커다란 상자 안에 각자 준비한 걸 넣고 마음대로 선물을 고르는 것이었는데
한 눈에 책이라는 게 뻔한 마로 선물을 아무도 고르지 않았다.
결국 손 느린 h가 마지막 남은 마로 선물을 거부하는 사태가 발생했고
난 다른 선물을 해주겠다고 h에게 약속한 뒤, 마로에게 그 책을 줬다.
당근 마로는 뛸 듯이 좋아했고, h도 간신히 울음을 멈췄다.
그런데.
뒤늦게 경위를 들은 h엄마가 h를 혼내고 다시 책을 받아오라고 시켰고,
나는 마로에게 준 선물을 도로 뺐아야 하는 상황이 발생해버렸다.
중간에 끼인 피아노 원장님과 수차례 통화 끝에 안 되겠다 싶어
나중엔 h엄마와 직접 통화하게 되었다.
h엄마와 난 서로에게 사과를 했고,
책은 마로가 그냥 가지되
다음주쯤 다른 명목으로 h에게 내가 선물하는 것으로 일단락지었다.
뭐 우여곡절은 있었지만 덕분에 h엄마와 통성명도 하게 되고
아이들도 각자 원하는 것을 얻게 되어 잘 됐다 싶긴 한데
'엄한 엄마' 사이에 꼈던 원장 선생님에게 미안할 따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