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로 피아노 학원에서 크리스마스 이브를 맞아 마니또 놀이를 한다면서,
5천원 상당의 선물을 준비해달라는 메모를 지난주 보내왔다.
문제는 주말 동안 이 사실을 까맣게 잊어먹었다는 것. 

어제 저녁 갑자기 선물 때문에 마음이 바빠져
사놓고 아직 마로에게 꺼내주지 않았던 책 중 몇 권을 꺼내
그 중 하나를 친구에게 선물하자고 마로를 꼬셨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은 학교에 점퍼를 놔두고 와 실컷 혼난 뒤라
마로가 순순히 내 의견에 동의를 한 건데, 그래도 내심 속상했나 보다.  

   
 

 친구야, 내가 책을 선물할께. 나는 너가 좋아. 친구야. 책을 다 읽고 나서 나도 빌려줘. 친구야 사랑해. 마로가.

 
   

마로가 고심 끝에 선물할 책으로 고른 건 '도서관에 간 암탉'.
아무래도 마로를 위해 다시 주문을 넣어야겠다. 


댓글(2) 먼댓글(1)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 마니또 소동
    from 조선인과 마로, 그리고 해람 2008-12-26 11:49 
    마로가 책 선물을 좋아하다 보니 나도 모르게 선물은 책이라는 도식이 생겼나 보다. 하지만 마로의 피아노 학원 친구 중 책선물을 좋아하는 아이가 없었다. 커다란 상자 안에 각자 준비한 걸 넣고 마음대로 선물을 고르는 것이었는데 한 눈에 책이라는 게 뻔한 마로 선물을 아무도 고르지 않았다. 결국 손 느린 h가 마지막 남은 마로 선물을 거부하는 사태가 발생했고 난 다른 선물을 해주겠다고 h에게 약속한 뒤, 마로에
 
 
순오기 2008-12-24 04: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정말 좋아하는 책인가 봐요.
선물하고 다시 빌려달라는 그 마음~~~~~ 알 거 같아요.^^
마음도 이쁜 마로!!

조선인 2008-12-24 09: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자기가 읽지도 못한 책이라는 거죠. 아이 눈에 떠오른 그 배신감이란.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