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주제였던 미용실 수업의 완결판이 엄마참여수업의 헤어패션쇼였다.
패션쇼용 의상을 직접 만들어서 제출하라는 가정통신문에 기절초풍하여
마로보고 밑그림을 그리라 하고 염색나라 색종이로 무늬 집어넣고
여기저기서 떼어놓은 리본과 장식품을 주렁주렁 바느질하느라 나름 고생했다.
그런데 10월 초 가정통신문을 받을 때만 해도 반팔의상이 문제없었는데,
엄마참여수업 날짜가 다가올수록 날이 추워져 긴팔에 접착식 비즈를 붙여 더 들고 갔지만,
마로가 반팔을 더 마음에 들어해 할 수 없이 덧입히고.
막상 패션쇼 장소에 아이들이 모두 모여 보니
입이 떡 벌어질만큼 기가 막힌 옷을 만들어낸 엄마도 있지만
(부직포로 해적선장옷을 만든 엄마부터 바느질로 직접 슈퍼맨 의상을 만든 엄마 등등),
마트에서 파는 할로윈 의상을 입힌 엄마가 훨씬 많아 스스로를 조금 대견해했다.
모든 아이가 하나씩 상을 받았는데 의상상, 헤어상, 포즈상, 댄스상 중 마로가 받은 건 헤어상.
파마와 왕관 덕분인 듯한데 개인적으로는 의상상을 받았더라면 하는 욕심이 났더랬다.
가정가사를 양으로 도배하던 내가 딸을 위해 이만큼이나마 해내다니.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