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두빈대떡과 오그락지
손모가지가 똥구녕에 가붙었나
노상 우려먹는 소재지만 사투리가 아니면 그 뜻이 정확히 표현되지 않는다고 느끼게 될 때가 있다.
무우말랭이는 오그락지라고 해야 그 꼬들꼬들한 맛이 살아나고,
부모님을 부를 땐 아무리 표준말을 쓰려고 해도 어무니, 아부지가 고작이다.
저 있던 자리를 안 치우고 가는 화상을 보면 어무니 식으로
"손모가지가 똥구녕에 가붙었나"라고 해야 핀잔하는 재미가 있다.
그리고 오늘 같은 날이면 나도 모르게 입에서 '아이고 디라'라는 말이 새어나온다.
'힘들다'라고 하면 내가 얼마나 힘든지 표현되지 않는 거 같고,
'고되다'라고 하면 너무 무게잡는 거 같고,
'피곤하다'라고 하면 그냥 짜증내는 수준인 거 같고,
'아이고, 디라'라고 해야 내 몸과 마음의 상태가 정확히 표현되는 거 같다.
아이고, 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