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희생자의 죽음을 애도하며...

미국은 아직까지도 '테러리스트와 협상을 하지 않는다'라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고,
우리 정부와 아프간 정부는 아무런 협상력을 가지지 못한 채 변죽만 울리고 있다.
탈레반 수감자와 맞교환하자고 요구하는 사람에게 돈을 주겠다고 백날 얘기해봤자 통하랴.

입장 바꿔 생각해보면 마로 또는 옆지기가 '적'에게 붙잡혀,
이를 구하기 위해 목숨을 걸고 인질극까지 벌이고 있는데,
마로나 옆지기 대신 돈 줄테니 참아라는 말을 듣는 형국.
내 목숨도 아깝지 않은 사람들 대신 돈을 내세워
인질들의 목숨을 아껴달라는 요구는 되려 살의를 부르는 듯 하다.

그렇다고 해서 미국이 항상 원칙을 고수했던 것도 아니다.
지난해 1월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의 프리랜서 기자 질 캐럴이 납치되었다가 풀려난 건
미군이 이라크인 여성 수감자 5명을 석방했기 때문이고,
마약소탕전에 개입했다가 콜롬비아무장혁명군에 붙잡힌 노스럽그루먼 직원 3명을 위해
연방법원에 기소된 이 단체 지도급 인사를 감형해주겠다고 제안하지 않았던가.

미국은 원칙만 고수하고, 아프간이 미국의 눈치만 보고 있는 한, 상황이 개선될 여지는 희박하다.
자국민이었더라도 미국은 원칙만 고수했을까?
더 질 나쁜 추측도 있다.
아프간 정부는 인질이 백인이 아니기 때문에 미국의 눈치만 보고 있는 건 아닌지?
지난 3월 아프간은 '이탈리아' 기자를 구출하기 위해 탈레반 수감자 5명을 석방하지 않았던가?

원칙이나 국적보다 중요한 건 인명일진대,
힘없는 나라의 무기력한 민초로서 페이퍼만 끄적이려니 가슴이 답답하다.
그런데 테러리스트와 협상을 하면 더 큰 요구를 할 거라고
우리나라에도 협상 반대를 외치는 사람도 생각보다 많아 더 끔찍하다.
애당초 미국이 '테러리스트'와 전쟁을 하기 위해 
엄연히 독립국인 다른 '나라'를 침공한 게 원죄가 아니던가?
미국으로 인해 아프간이 흘린 피를 위해 우리가 피를 흘리는 상황에서,
원칙을 고수하는 형님을 믿고 따라야 한다는 사람들이 있다니 믿기지 않는다

http://mlbpark.donga.com/nboard/ssboard.php?bbs=b_bullpen&s_work=view&no=44697&depth=0&page=9

http://bemil.chosun.com/brd/view.html?tb=BEMIL079&pn=7&num=17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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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스탕 2007-07-31 1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아침에 뉴스보고 깜짝 놀랐어요. 또 한 명이 희생됐구나...
뭐가 어찌됐든 목숨이 최우선이고 제일시 되어야 하는데 말입니다.

씩씩하니 2007-07-31 1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가 힘이 없는 국가의 국민이라는 사실이 새삼 아프게 다가오드라구요..
그리고 옆직원은 목숨걸구 가서 일을 저질렀으니..죽게 둬야한다는 극단적인 말까지 하지만,,
그렇다면 진짜 우리가 어떤 국가에 속한 국민이라는 것이 얼마나 무의미한 것이 되겠어요..
잘잘못 따지기 이전에.일단 목숨부터 살리고 봐야되는데..
저는 우는 사람들 보면 따라우는 성격이라,,요즘 인터넷 봐도 텔레비젼 봐도 괜히.찔끌찔끔 눈물이 나요....

네꼬 2007-08-01 14: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문제는 항상 '질 나쁜 추측'이 대체로 맞다는 거죠. ;;;; 다른 걸 다 떠나서 이 페이퍼의 제목에 추천을 한 표 던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