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해 부쩍 커버린 마로에게 더 이상 아가라는 표현을 쓰기 어렵습니다.
자타 공인 마로 어린이라고나 할까요.
더 이상 짐아가라고 부를 수 없다고 서글퍼했던 앤의 심정을 마구 마구 공감하게 되었습니다. ㅠ.ㅠ
마로 어린이는 책 보는 걸 가장 좋아하지만,
요새는 부쩍 TV 보기와 컴퓨터 게임(쥬니버)을 즐기게 되어 조금 우려됩니다.
아빠의 영향으로 EBS와 어린이채널 외에도 '개그콘서트'와 '거침없이 하이킥'의 고정 시청자가 되었고,
주말이면 꼭 쥬니버의 학습게임을 합니다.
하여 올해에는 바깥 나들이를 많이 해 마로의 놀이와 관심범위를 넓히는 게 목표입니다.
해람이 때문에 쉽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1달에 1곳 이상 새로운 곳에 가볼 계획입니다.
첫 실천으로 지난 토요일에는 어머님과 아가씨 식구들과 에버랜드에 갔습니다.
에버랜드=희원/자동차박물관으로 알고 있던 마로는 눈이 휘둥그래져서 좋아했지만,
에버랜드를 좋아했다기 보다 사촌들과 노는 게 좋았나 봅니다.
소감을 물어보니 "하영언니랑 민영이랑 노는 게 재밌었어요. 그런데 집에 가서 책보고 싶어요"라네요.
마로 어린이가 그렇게도 좋아하는 책은 주제 불문입니다.
여전히 워크북을 좋아하긴 하지만 정도가 지나치지 않아 안심하게 되었구요.
도서대여 서비스를 이용한 보람이 느껴지는 대목입니다.
다만 전래동화, 명작동화는 무서워하는 경향이 있어요.
천성적으로 겁 많은 건 어쩔 수 없나 봅니다.
마로 어린이는 이제 편지 쓰는 것을 좋아할 만큼 쓰기에 익숙해졌습니다.
잘 모르겠다 싶은 것은 꼭 물어보고 쓰기 때문에 맞춤법이 틀리는 경우도 별로 없고,
줄 맞춰 쓰기를 못해서 그렇지 필순도 꽤 정확해졌습니다.
띄워쓰기는 저도 잘 못 하는 거니 그러려니 하고 내버려두고 있구요.
영어 공부나 한자 공부도 좋아해 어학에 소질이 있는게 아닌가 자만하고 싶어져요.
수셈의 경우 10미만의 덧셈, 뺄셈은 곧잘 하는데, 그 이상은 무척 어려워 합니다만,
마로 나이에 어느 정도의 수셈을 할 줄 알아야 하나 잘 모르겠어서 그냥 내버려두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마로 어린이가 대견한 것은 동생 해람 아가를 무척 이뻐라 한다는 것입니다.
가끔씩 "나도 돌봐줘요" 칭얼거리긴 하지만, 샘이나 회귀를 걱정할 정도는 아닙니다.
마로가 해람과 다정하게 있는 모습을 보면 감동이 벅차게 밀려올 정도이니 저도 참 주책이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못난 엄마는 아침이면 출근 전쟁으로 아주 마로를 잡습니다.
그럴 때마다 마로에게 너무 너무 미안한데,
그래도 마로가 제법 잘 이해해준달까, 아니면 혼내도 건성으로 뺀질댄달까 크게 개의치 않아 하네요. -.-;;
올 한해 마로어린이는 또 얼마나 자라날까 기대반 불안반입니다.
그러니 저에게 격려의 한 마디 남겨주세요.
마로에게도 늦었지만 생일 축하 한다는 말씀 해주시면 더욱 고맙겠습니다.
지난 2월 24일이 마로 생일이었거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