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빠르게 읽으신 분 없나요? 궁금 또 궁금

순수한 듯 속물스럽고 닳아빠진 듯 고지식한 이현의 모습은, 일생을 걸어 진실만을 사랑하리라 믿었던 젊은 날의 내 모습을 우스꽝스럽게 닮았다. 무언가 안에서 뜨겁게 치미는 것을 꿀꺽 삼키고, 그의 어깨를 두드려주고 싶다. 어쩐지 나는 그의 마음을 알 것 같다. 한편 나는 편집적으로 은둔만을 고집하던 이진의 마음 또한 알 것 같다. 사랑한다는 애타는 고백 따위엔 한없이 냉담하고 무관심한, 세상의 속박이 팔과 다리를 억압해도 까짓것 죽으면 그뿐이라고 생각해버리는 그 별난 여자의 마음을 말이다. - 심윤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