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나의 사람들 - 프랑스에 간 카티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지음, 강혜경 옮김 / 시공사 / 2008년 10월
평점 :
품절


 

이 책을 읽고 있는 나도 카티처럼 파리가 낯설지 않을 것 같다. 워낙 많은 영화와 소설 등으로 많은 소개를 받은 터라 생소하지는 않겠지만, 파리를 여행한다면 카티처럼 순간순간 행복에 달떠오르리라. 프랑스에 간 카티의 이야기다. 그것도 생애 가장 소중한 경험인 결혼을 하기 위해 파리로 가게 된 것이다! 아름다운 파리에서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한다니, 카티의 즐거움은 상상하지 않아도 알 수 있지 않을까?

명랑하고 유쾌하며 놀람에 인색하지 않은 카티는 사랑하는 렌나르트, 에바와 함께 파리를 향해 떠난다. 그리 부유하지 않은 이들이 찾은 숙소는 라탱구역의 학생들을 위한 저렴한 곳! 천장이 발자국 소리로 시끄럽고 그리 아늑한 공간은 아니지만, 이곳에 묵었던 퀴리 부인과 로베스피에르라는 인물을 상상하는 것은 낭만적인 곳으로 변모시킨다. 결혼식은 무척 간소하게 치러져 오히려 사랑의 충만함을 느끼게 하는 역설을 낳고 만다. 오직 둘만을 위한 결혼식이 되었을 테니까.

파리에 묵으며 이곳저곳을 구경하고 사람들을 만나고 상상 속에 있던 일들을 경험하는 이야기는 카티처럼 열정적이다. 다소 산만한 듯한 여행기가 되었지만 달뜬 카티의 기분을 고스란히 느끼게 해준다고 할까. 오래된 도시 파리를 걷고 활보한다는 것은 어떤 느낌일까? 파리를 걷는 다는 것은 역사를 마주하는 일이기도 하리라. 마리 앙투아네트 왕비를 떠올리며 눈물짓는 카티의 모습이 흥미롭다. 또한 현대의 모든 유행을 일으키는 근원지에 선 기분일 것이다. 다양한 패션의 거리를 지나칠 수는 없는 일. 이전에 그녀가 책으로 오감을 대리만족을 했듯이 상상 속 파리를 만난다.

파리는 여행지였기 때문에 곧 남겨두고 떠나야 했다. 떠날 때의 그 느낌이란, 훗날 이곳을 다시는 오지 못하리라는 아쉬움을 뒤로하고 돌아서는 그때의 느낌은 여행을 떠나본 자는 알 것이다. 곳곳에서 느껴지는 아쉬움은 곧 돌아갈 곳에 대한 만족감이 되어 돌아온다. 신혼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이들을 기다리는 것은 현실에서의 삶이었는데, 여전히 상상력이 풍부한 카티와 현실감각이 뛰어난 렌나르트 간의 사이를 불안하게 하기도 한다. 사랑싸움이니 이런 것 보다는 결혼 한 이들이 자주 들려주는 이야기이기도 한 결혼 후 겪어야 할 난관이라고나 할까. 물론 사랑으로 극복하게 되는 이상적 부부의 모습으로 돌아온 카티와 렌나르트는 곧 귀여운 아기를 통해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행복한 삶을 이어나간다.

이 책은 여행기라고도 볼 수 없고, 소설로도 적당하지 않은 단순한 구도를 가지기에 언뜻보면 엉성한 느낌이다.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로 끝나는 어린이들을 위한 동화책 같은 인상을 주기도 했는데, 기쁨을 느끼고 위안을 주는 책임에는 분명했다. 읽는 동안에 카티의 행복이 전해져 내 기분도 덩달아 좋아지는 책이었으니 말이다.

『세상에는 동화도 있고 노래도 있고 책도 있어. 꽃은 쓸모 있지는 않지만 아름답단다. 그게 꽃이 존재하는 이유지. 정말 아름답고 황홀하지 않니? 그리고 숲과 호수와 산과 강과 도시들이 온 세상에 고루 퍼져 있단다. 삶은 선물이야 p.21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