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회와 좌파의 재정립 - 보편주의적 복지국가를 향한 새로운 좌파 선언의 전략
사민+복지 기획위원회 엮음 / 산책자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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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번 국회의원 선거에서 우리 사회의 좌파라고 할 수 있는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은 참패를 했다. 오히려 기존의 보수의 이미지를 뛰어 넘는 새로운 보수를 지향한다는 기치를 내건 ‘뉴 라이트’ 출신의 국회의원이 약진을 하였다. 자유민주당은 자신들이 개혁정당이라고 표방하지만 실질적으로는 보수당이나 마찬가지다. 이처럼 보수가 국정을 장악하여 진보의 목소리는 점점 작아질 수 밖에 없는 처지가 되어 버렸다.

이제 우리 사회의 좌파도 새롭게 변신을 할 때가 왔다. 지금은 7, 80년대와 같은 극한 이념이 대립하던 때가 아니다. 그런 구태의연한 이념 논쟁은 이제 쓸모가 없게 되버렸다. 그런 점에서 민주노동당의 분열은 너무 아쉬운 대목이다. 전 세계가 국경을 뛰어넘어 자국의 이익 창출에 혈안이 되어 있는 이 시점에서 내부의 분쟁으로 국력을 소모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한 마디로 실용주의적인 모습으로 옷을 갈아 입을 때가 된 것이다.

지금 세계는 신자유주의 광풍이 선사한 외환위기로 앞도 뒤도 안보이는 망망대해를 표류 중이다. 물론 우리나라라고 예외가 아니다. 이명박 정부는 국민들의 지지를 업고 집권에 성공했지만, 김대중-노무현 정부가 추구한 신자유주의 정책을 실현하려다 국민들이 밝힌 촛불 앞에 좌초하고 말았다. 그렇다고 여당이나 진보당의 지지도가 올라간 것도 아니다.

이 책은 이런 현실을 직시하고 국내외적 시대적인 흐름에 맞추어 한국 사회의 보수-진보 도그마를 해체하고 생산적인 보수-진보 구도를 만들어 가자는 취지에서 쓰여진 것이라고 한다.

“따라서 이 땅의 진보 세력의 실천에는 ‘이념 정치’는 존재할지 몰라도 ‘정책 정치’는 존재한 적이 없다. 이 땅의 혁명주의 또는 포스트모던 진보 세력은 이념을 가지고 있으되 이를 실현할 정책을 제시하지는 못하는 불임의 정치 세력이며, 인민들의 삶에 실질적 영향을 미치는 정책적 개입 능력을 잉태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이들은 집권 가능한 정책 역량을 갖추지 못한 국민적 불신의 대상인데, 이와 같은 사상적․정책적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는 한 이들은 국회와 지방의회 등 제도 정치헤서 영원히 소수자 신세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과거 군국주의 전쟁에 대한 콤플렉스 때문에 정작 국가 운영에 관련된 진보적인 정책은 등한시함으로써 권력을 보수 정당에 내주고 주변화해 마침내 소멸한 일본의 사회당이 한국 진보 세력의 미래라면, 끔찍하지 않은가(29쪽).”

국민대 경제학과 조원희 교수의 위 말은 지금 현재의 진보세력에 대한 가장 적절한 표현이 아닐까 한다. 지금 현재 한국사회는 대중을 통합할 수 있는 제대로 된 이념이나 세력이 없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이념과 진리의 다양성에 대한 승인, 실질적 자유와 실질적 평등, 사회적 연대, 평등한 생태와 환경적 권리, 평화주의, 노동자 계급 정당을 뛰어 넘는 인민 정당 또는 국민 정당으로의 지향, 경제 성장과 보편적 복지, ‘인민의 집’으로서의 ‘국가 공동체’, 의회민주주의와 참여 민주주의를 내용으로 하는 한국적 사회민주주의와 복지국가의 실현을 모색하고 있다.

물론 이 책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 모두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은 아니다. 아직까지 우리 사회에서는 진보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성찰이 부족했다는 것이 여실히 느껴지는 부분이다. 현재 상황에서 이 책과 같은 기획물이 나온다는 자체를 반갑게 생각하고, 좀 더 깊은 논의는 지금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의 몫이 아닐까 한다. 현실에 발붙이지 못하는 낡은 사고를 떨쳐 버리고 모든 사람이 행복한 그 날을 생각하며 힘찬 발걸음을 내디딜 때가 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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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편지] 서평단 설문 & 리뷰를 올려주세요
아버지의 편지
정민.박동욱 엮음 / 김영사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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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인터넷과 휴대폰이 널리 보급되어 있어 직접 손으로 편지를 쓰는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다. 썼다가 찢어버리고 하기를 수차례 반복하다가, 정작 편지를 다 쓰고 읽어보아도 피식 웃음이 나오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시간을 들여가며 공들여 쓴 편지에서 전해오는 느낌은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이메일이나 휴대폰과는 분명 남다른 면이 있다.

그런 편지를 아버지가 자식들에게 썼다고 하면 어떤 내용이 들어 있을까? 여기 조선시대 선비들이 자식들에게 쓴 편지가 있다. 요즘처럼 교통이 발달한 때도 아니어서 편지를 보내도 답장을 받아 보는데만 몇 달이 걸리는 때여서 편지를 보낸 아버지의 심정은 그야말로 절절한 내용들로만 가득하다. 그래서인지 일상의 소소한 일들까지도 편지에 그대로 녹아 들어 있다. 시대가 바뀌어도 아버지의 자식에 대한 애뜻한 마음은 변함이 없는 것 같다.

이름만 들어도 누구인지 알 수 있는 조선시대 유명 학자, 문인, 관료들이 보낸 편지여서 일반인들과 달리 특별한 내용만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그들도 학자나 문인, 관료이기 이전에 한 사람의 아버지였던 만큼, 아버지들이 자식들에게 보여주는 일반적인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어떤 때는 자식을 그리워하고, 어떤 때는 자식을 준엄하게 나무라고, 심하다 싶을 정도로 시시콜콜한 점까지 일일이 열거하며 자식들을 훈계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 시대의 아버지들에게도 자식들의 공부가 최대 관심사였던 모양이다. 이황, 백광훈, 유성룡, 이식, 박세당, 안정복, 강세황, 박지원, 박제가, 김정희 등 내노라하는 인물들도 매번 편지에서 자식들에게 하루라도 공부를 게을리지 하지 말 것을 권하고, 심지어 어떻게 공부할 것인지 공부법에 대해서 세세하게 편지에 적고 있어, 요즘 사교육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우리들의 모습이 오버랩되기도 한다.

이황은 아들인 준이 공부가 덜 되었다고 책망하며, 아예 과거를 보러 올라오지 말라고 하고, 백광훈은 자신이 서울에 떨어져 사는 것은 자식들이 입신하여 출세하는 것을 보기 위한 것인데 만약 가망이 없어 보이면 서울 생활을 청산하고 시골로 내려가 농사나 지으며 살겠다고 하며 학업에 열중할 것을 당부하는 것을 넘어 으름장까지 놓고 있다. 는데,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그들의 모습과는 사뭇 달라 당황스럽기까지 하다.

이런 엄한 모습을 보이는가 하면 이들은 때로는 살가운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이황은 며느리의 선물을 직접 챙기고, 백광훈은 며느리의 산후 조리를 걱정하는 편지를 보내며, 이식은 하나 남은 아들의 득남 소식에 손자의 이름을 ‘다손’이라고 지어 주며 건강하기를 바란다. 조선시대 선비들은 글만 읽었을 것 같은데, 박지원은 경상도 안의에서 고추장을 직접 담그고, 소고기 볶음을 만들어 서울 집에 보내고, 그맛이 어떤지 왜 답장하지 않느냐며 다그치기도 하며, 손자 얼굴 생김새를 자세히 알려주지 않는다고 투정을 부리기도 한다.

그들은 당대에 유명한 인물로 이름을 날렸지만 경제적으로는 빈궁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백광훈은 섬에 들어가 도토리 몇 가마를 주어 와 가루를 내어 밥에 섞어 먹으라며 겨울을 나는 방법을 일러주고, 박세당은 풋앵두를 따서 시장에 내놓기도 하며, 박지원은 장 담글 비용 마련이 어려우면 빚을 내서라도 담그라고 하여 그들의 삶이 경제적으로 그렇게 윤택하지 않았음을 보여주어 서글프기도 하다. 힘든 IMF 파고를 넘었건만 다시 외환위기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 가장들의 서글픈 모습과도 많이 닮아 있는 것 같아 씁쓸하다.

그래서 이런 모습들이 오히려 더 인간적으로 다가 오는지도 모르겠다. 역사책 등을 통해 그들의 위대한 업적에 대해 익히 들어온 바가 있어서인지, 그들이 살아온 일상생활 속으로 들어가면서 알게 된 그들의 모습에서 그들이 현재 우리에게 남긴 많은 위대한 유산보다 더 진한 감동을 느끼게 되는 것은 무엇때문일까. 그건 아마도 아버지라는 존재감때문이 아닐까. 그 시대나 지금이나 아버지의 모습은 한결같았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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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이 광우병을 말하다] 서평단 설문 & 리뷰를 올려주세요
과학이 광우병을 말하다 - 최신 연구로 확인하는 인간광우병의 실체와 운명
유수민 지음 / 지안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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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산 소고기 수입과 관련하여 광우병 문제가 불거지면서 우리 사회를 들끊게 한 적이 있었다. 우리의 먹거리에 대한 위협은 온 국민이 거리로 쏟아져 나오게 했고, 손에 손에 촛불을 들게 하는 사태까지 만들었다. MBC PD수첩의 보도 내용은 촛불시위에 기름을 부어 넣었고 국민들의 정부에 대한 불만은 극에 달했다. 물론 MBC PD수첩의 보도내용이 전달과정에서 일부 사실과 다른 측면이 있었지만, 국민들이 우려하고 불만을 토로한 것은 정부의 광우병에 대한 미지근한 대처였다. 국민들의 생명과 직결되는 먹거리에 대해 너무나 안이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정부가 우왕좌왕하며 중심을 못잡는 가운데, 소위 전문가라고 하는 과학자들도 광우병에 대해 제대로 된 정보를 제공하지 못하여, 괴소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급속도로 번지면서 국민들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 넣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는 당시까지 광우병에 대한 객관적이고도 정확한 정보가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심지어 우리 주위에서 매일 교통사고로 사망하는 사람들이 광우병으로 사망하게 될 사람보다 더 많다는 이유만으로 광우병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이도 있었다. 다수의 생명만이 아니라 소수의 생명도 엄연히 보호받아야 한다. 그게 바로 국가가 할 책임이기도 하다.

이 책은 그와 같은 광우병에 대한 무성한 논의를 과학으로 풀어보고자 하고 있다. 지은이는 광우병이라는 것 자체도 과학적인 분석과 재현, 검증을 거치지 않으면 안되는 부분이고, 과학이 다른 어느 영역보다 광우병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 줄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었다.

책은 총4부로 구성되어 있다. 제1부 ‘비극의 기원’에서는 최초로 광우병이 발견된 영국에서 2-30대의 젊은이 200여명이 제대로 꽃을 피워보지도 못하고 생을 마감한 안타까운 이야기들을 들려 주고 있다. 이 모든 것의 배후에는 변형 프라이온이라는 단백질이 있었다. 지은이는 각종 그림과 도표를 통해 일반인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변형 프라이온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제2부 ‘인간광우병 발병의 전제조건’에서는 현재 지구상을 뒤덮고 있는 광우병의 불안은 인간이 소에게 먹인 사료로부터 시작되었다는 서글픈 현실과 종간의 장벽이 무너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제3부 ‘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들’에서는 30개월 이상의 소가 위험한 이유와 한국인이 광우병에 취약한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지 등 광우병에 대해 잘못 알려진 사실과 오해들을 소개하고 있다.

제4부 ‘광우병의 미래’에서는 광우병은 끝날 것인지 여부와, 광우병을 막기 위해서는 도축규정 준수와 사료 공장 감찰, 모니터링의 중요성 등 위기 예방과 시스템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학계에서는 소의 뇌가 스펀지처럼 구멍이 뚫려 있다고 해서 ‘소 해면상 뇌증bovine spongiform encephalopathy', 줄여서 BSE라고 칭했는데, 언론에서는 어려운 학술적인 용어 대신 이 병에 걸린 소들이 미친 것처럼 행동한다고 해서 ’광우병mad cow disease'이라는 이름을 붙였다(본서 제30쪽 참조)고 하는 광우병. 한미 FTA체결 과정에서 우리의 관심을 끌기 이전까지는 그저 막연하게만 알고 있었던 광우병에 대해 조금이라도 제대로 알 수 있는 기회가 된 책이다.

물론 과학이 광우병에 대한 문제를 100% 해결하는 것은 아니다. 과학이라는 것도 각종 데이터와 검증 등을 통해 다수의 합의로 이루어진 이론에 지나지 않을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일반인들이 잘못 알고 있거나 오해를 하고 있는 부분들에 대해 다양한 정보를 제공해 주고, 우리 사회에서 일어날 수 있는 소통의 부재를 막아줄 수 있는 단서를 마련해 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이 책은 한 번쯤 정독을 해볼 필요가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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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편지] 서평단 설문 & 리뷰를 올려주세요

-  서평 도서의 좋은(추천할 만한) 점
아버지의 마음을 다시 한 번 새기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 서평 도서와 맥락을 같이 하는 '한핏줄 도서' (옵션)
제가 읽은 책 중에서는 ‘대장부의 삶’을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위 책의 4부에서 ‘아버지로 산다는 것’이라는 제목으로 아버지가 자식에게 보내는 편지 내용이 있습니다.
-  서평 도서와 동일한 분야에서 강력 추천하는 도서 (옵션)
대장부의 삶, 선비답게 산다는 것 등
- 서평 도서를 권하고 싶은 대상
누구나 읽어도 좋을 책입니다.
-  마음에 남는 '책속에서' 한 구절
대저 배움을 이루고 못 이루고는 내게 달린 것이나, 세상과 만나고 만나지 못하고는 운명에 달린 것이다. 오직 마땅히 자기가 마땅히 행해야 할 바를 다하고서 하늘에 운명을 맡길 뿐이다(8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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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이 광우병을 말하다] 서평단 설문 & 리뷰를 올려주세요

-  서평 도서의 좋은(추천할 만한) 점
광우병에 대해서 좀 더 객관적으로 접근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  서평 도서와 맥락을 같이 하는 '한핏줄 도서' (옵션)
제가 읽은 책 중에서는 제레미 리프킨의 ‘육식의 종말’을 권해드립니다.
-  서평 도서와 동일한 분야에서 강력 추천하는 도서 (옵션)
과학으로 모든 것이 해결될 지는 의문입니다. 과학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가 무엇인지에 대한 내용을 담은 ‘토마스 쿤’의 ‘과학혁명의 구조’를 추천합니다.
-  서평 도서를 권하고 싶은 대상
광우병에 대해 알고 싶으신 분들에게 권하고 싶습니다.
-  마음에 남는 '책속에서' 한 구절
‘센트럴 도그마’는 단백질이 유전자의 지시 없이 스스로 자신과 같은 단백질을 만드는 일, 다시 말해 단백질의 자기복제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스스로 자기복제를 하는 것처럼 보였던 변형 프라이온 단백질의 경우는 이런 생명의 원칙을 정면으로 위배하는 것처럼 보여 과학계를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그러나 이런 혼란은 변형 프라이온 단백질이 자신과 동일한 변형 프라이온을 새로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정상 프라이온을 변형 프라이온으로 변형시키는 것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해소되었다(8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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