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Koni > 파주북시티 책잔치

파주북시티 페스티벌 2006 http://www.pajubookcity.org/festival2006/index.html

파주북시티 책잔치 2006 (Paju Bookcity Book Festival 2006)

출판도시, 청년정신과 접속하다
파주북시티 책잔치는 청년세대만이 아닌, ‘청년정신’을 잃지 않은 모든 책벌레들을 위한 축제 한마당이다. 더불어 권위를 벗어버린 축제 형태를 통해, 책과 멀어진 세대에게 새로운 방법으로 책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다. 우리 책문화를 대표하는 출판사들이 공동체를 이룬 출판도시에서 새로운 문화적 활기와 역동적 청년정신을 펼쳐보자.
2006년 10월 27일(금) - 10월 29일(일)

재미있어 보여요. 파주가 좀 머니까, 갈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는데.
28일(토), 29일(일) 저자와의 만남 행사가 기대되네요. 특히 신영복 선생님!

28일
저자와의 만남 1 - 돌베개(신영복) / 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 이벤트홀 13:00-14:30
저자와의 만남 2 - 푸른숲(공지영) / 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 301호 15:00-16:30

29일
저자와의 만남 3 - 마야(임동주) / 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 13:00-14:30 강연
저자와의 만남 4 - 들녘(이우혁) / 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 301호 15:00-16:30

출판사 행사가 열리는 책거리, 헌책방 보물섬과 함께하는 책 벼룩시장도 재미있어 보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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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인들의 공부법
박희병 엮어 옮김 / 창비 / 1998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얼마전 뉴스에서 중3이 예전의 고3처럼 되었다는 보도가 있었다. 요즘은 특목고를 지원하기 위해 그렇다고 한다. 심지어는 학교를 자퇴하고 아예 입시학원에서 공부를 한다고 한다. 정말이지 이런 뉴스를 볼때면 우리나라 교육이 어디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지 한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는 학부모, 학생, 교사 그리고 사회 모두의 책임이다. 총체적인 난맥상인 것이다. 누구나가 좋은 학교를 나오고 좋은 직장에 취직해서, 돈 잘 벌고 잘 먹고 잘 살고 싶은 마음은 부정할래야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많은 사람들은 기왕이면 좋은 대학을 나오고 좋은 직장에 들어가면 남들보더 좀 더 기회가 많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인생이란게 그게 전부가 아니란 것을 알지만 이것처럼 강한 유혹도 없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다 똑같을 수는 없다. 저마다의 재능이 있고 저마다의 생각이 있다. 하지만 지금 우리 교육은 모두를 일렬로 세워 등수를 매겨 이 사회에 내놓으려고 한다. 잘못된 것인 줄은 알지만 누구하나 제대로 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 그만큼 교육이라는 것이 힘들고 어렵다는 것이다. 현 참여정부에서도 교육부 장관이 얼마나 많이 교체되었는지는 이런 교육의 어렵운 점을 간접적으로 보여준다고 하겠다.

지금 소개하는 이 책을 읽으면 아마 대부분은 이런 식으로 공부해서 어떻게 살아가냐고 반문할 것이다. 물론 당시의 시대상과 지금의 시대상이 다르다. 하지만 우리가 공부해야 하는 목적은 뚜렷해야 한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잘 먹고 잘 살기 위해서 공부한다면 경제적으로야 당장 자신에게 좋을지는 모르겠지만, 사회적으로 본다면 지금과 같은 문제만 자꾸 야기하게 될 것이다.

이 책은 선인들이(이 책은 중국과 우리나라의 학자들을 선인으로 소개하고 있다) 공부에 대해서 가지고 있는 생각들을 정리해두고 있다. 편역자가 이 책의 서두에서 “동아시아 학문론에서는 삶의 과정 그 자체가 바로 공부의 과정이며, 삶과 공부는 별개의 것으로 분리되지 않는다.‥‥‥공부란 특별한 것이거나 억지로 해야 하는 것이 아니며, 살아 있는 동안 끊임없이 해나가면서 그것을 통해 자신의 인격을 향상시키고, 세상을 밝히며, 인간과 우주의 도를 깨달아가는 과정이다”(본서 제6쪽 내지 7쪽 참조)라고 밝힌 것이 어쩌면 이 책에서 선인들이 이야기 하고 있는 공부에 대한 요지라고 봐도 좋을 것이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젊은이는 집에서는 효도하고 밖에서는 공손하며, 행실을 삼가고 말을 성실하게 하며, 널리 사람들을 사랑하되 어진 이와 친해야 한다. 이를 행하고 남은 힘이 있으면 학문을 한다.”,“아는 것은 좋아하는 것만 못하고, 좋아하는 것은 즐거워 하는 것만 못하다.”라는 공자의 말에서부터

“공자께서는 "배우기만 하고 생각하지 않으면 얻는 게 없고, 생각만 하고 배우지 않으면 위태롭다"고 말씀하셨다. 배운다는 것은 일을 익혀 참되게 실천하는 것을 말한다. 대저 성인의 학문은 마음에서 찾지 않으면 어두워져서 얻지 못하는 까닭에 반드시 생각하며 그 미묘한 것을 통해야 한다. 그러나 일을 익히지 않으면 위태로워져서 불안한 까닭에 반드시 배워서 실천해야 한다. 이처럼 생각함과 배움은 서로 계발해주고 서로 도움을 준다.”라는 이황의 말과

“아래로 사람의 일을 배운 다음, 위로 하늘의 이치에 통하는 것이 학문에 나아가는 올바른 순서이다. 사람의 일을 버리고 하늘의 이치만 말하는 것은 입에 발린 이치이고, 스스로를 돌이켜 보지 않고 지식만 주워 모으는 것은 진정한 학문이 아니다. ”라는 조식의 말,

그리고 “나는 천성이 글을 좋아한다. 그러나 종일토록 고심하여 글을 읽어도 실오라기 하나 곡식 한 톨도 내힘으로 생산하지 못하니, 어찌 이른바 하늘과 땅 사이의 한 마리 좀벌레가 아니겠는가.”라는 이익의 말까지 어느 하나 버릴 수 없는 선인들의 오랜 삶을 통해서 배어나온 공부에 대한 생각은 지금의 우리 교육계 현실에 대한 좋은 답이 될지도 모른다.

학교는 한창 예민한 시절인 청소년기의 인격이 형성되는 곳으로, 공부만 하는 것이 아니라 참된 사람이 되어가는 사회를 배워 나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그런 학교가 이제는 공부만 하는 마치 입시학원처럼 되어가고 있고, 사교육이 공교육을 위협할 정도로까지 번지고 있는 지금 우리의 서글픈 현실에 대한 답은 참된 인간을 만들어야 한다는 공부 본래의 취지를 잃어버린 탓 때문일거다. 이 책이 더없이 소중하게 와닿은 것은 이런 점 때문이 아닐까한다. 짤막짤막한 글들이지만 그 글들에 담긴 정신은 오랫동안 되씹어보며 우리들을 반추해보아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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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6-10-22 1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는 제가 어렸을때도 했던 고민이었는데 아직까지도 하고 있네요.

키노 2006-10-22 1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 마찬가지^^
 
스무살 경제학 - Try Again! 내 미래의 인생을 책임지는
오다나가 나오키 지음, 김은진 옮김, 박만섭 감수 / 다산북스 / 2006년 8월
평점 :
품절


IMF가 터지고 나서부터 경제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기 시작하여, 신자유주의의 거센 파고가 몰아치면서 한․미 FTA가 전 국민적인 이슈로 등장한 지금, 경제에 대한 관심은 최고조에 달해 있다. 그에 발맞추어 서점가에도 경제교양서가 봇물처럼 쏟아져 나오고 있다. 대부분의 서적들이 우리들의 일상 생활에 터잡아 경제를 재미나게 풀어 쓰고 있어 경제에 대해서 잘 모르는 일반인들도 쉽게 읽을 수 있도록 해놓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이 책도 그러한 요즘의 흐름을 따르고 있는 책이다. 경제학이 필요한 이유 그 중에서도 경제학사가 필요한 이유로 시작하여, 7개의 주제 즉, 분배, 가치, 생존, 정부, 효용, 기업, 실업이라는 주제에 대하여 경제학사를 중심으로 설명하고 있다. 이 주제들은 지금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 모두들에게 중요한 문제이다, 이를 알지 못하고는 올바른 경제관을 가질 수 없다고 할 정도로 우리의 실생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오늘날 문제되는 복지, 노동문제, 구조조정, 경제에 있어 정부의 역할 등 다양한 문제에 대해 어떠한 시각을 가져야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참여정부가 들어서면서 분배를 강조할 것인가, 아니면 성장을 주요시할 것인가를 두고 정부와 실무가들 사이에서 많은 논쟁이 오갔으며, 최근에는 스웨덴에서 우파가 집권하면서 분배문제가 또다시 경제정책의 핫이슈로 떠올랐다. 이 문제는 지은이가 설파하고 있는 것처럼 경제학자들이 어떤 시각을 가지고 경제를 바라보느냐에 따라 달라지게 되는데, 이는 무엇보다 당시의 시대적 배경과 맞물려 정책이 입안되게 되는 것을 보게되면, 오랜 시간을 걸쳐오면서 만들어진 각종 경제이론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지은이는 “어떤 사항을 절대시하지 않고 상대화하는 자세를 익혀두면 하나의 주장을 맹목적으로 신뢰하는 위험으로부터 스스로를 지킬 수 있다. 그러므로 다양한, 경우에 따라서는 서로 대립하는 복수의 사항을 알아두고 상호 비교하는 과정을 습관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때 비교하고 상대화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역사를 통관하는 것이다. 이 과정을 거치면 스스로 생각하고 스스로 결졍할 수 있는 단계에 이를 수 있게 된다.”(본서 제25쪽 참조)고 이야기하며, 경제를 이해하는 데 있어서 경제학사가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서 많은 지면을 할애하여 역설하고 있다.

이 점이 이 책이 가지는 다른 경제교양서와의 가장 큰 차이점이다. 일반적으로 과거로부터 오늘을 읽고 오늘로부터 미래를 읽는다는 말을 하듯이 과거를 알면 현재 우리에게 닥친 문제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에서 언급하고 있는 주제들과 관련한 경제학사적인 접근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더없이 필요한 이야기들이며, 우리가 경제현실에 대해 자신만의 시각을 가지도록 하는데 도움을 준다고 하겠다.

다만 경제학사의 입장에서 주제를 논하다 보니 경제학사를 간략하게 간추린 정도로만 되어 있다는 점이 아쉬운 부분이다. 경제학사에 대한 다이제스트같다는 느낌이다. 아마도 지은이가 일본인이어서 그럴지도 모른다. 경제학에 대해서 한번도 접해보지 않은 일반인들은 접근하기가 그렇게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주제부터가 무게감이 있는 것들이어서 간단하게 읽히지는 않는다.

스무살 경제학이라고 하는 책의 제목은 독자층을 겨냥한 것이라기 보다는, 스무살이라는 나이가 주는 도전적이고 진취적인 이미지를 부각시키기 위해 붙인 것같다. 나이와 관계없이 누구라도 경제에 대해서 알고싶은 욕구로 똘똘 뭉쳐진 사람들이라면 현실의 다양한 사례를 중심으로 쓰여진 기존의 경제교양서와는 다른 각도에서 쓰여진 이 책을 통해 경제에 대한 또 다른 시각을 가지게 될 거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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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M2.0 강추리스트ㅣ BOOK
2006.10.20 / 편집부 

카이에의 영화 수업
<카이에 뒤 시네마 영화이론 1, 2>(안느 위에, 엠마뉴엘 시에티 | 이화여자대학교출판부)


프랑스 영화잡지 '카이에 뒤 시네마'는 영화잡지 그 이상이었다. 작가정책, 정치적 모더니즘 등 현대영화의 굵직한 이슈들을 제기한 그들이 영화이론의 주요 개념들을 정리한 총서를 내놓았다. '카이에 뒤 시네마 영화이론' 시리즈는 카이에와 프랑스 문화성이 공동 기획한 '프티 카이에' 시리즈 중에서 일부를 선별한 책이다. 먼저 출간된 것은 1권 '시나리오'와 2권 '쇼트-영화의 시작'. 이후 몽타주, 시점, 대사, 영화음악, 애니메이션, 특수효과 등을 다룬 책들이 차례로 선을 보인다. 영화이론의 요람답게, 각 권마다 1부는 주제를 이론적으로 풀이한 해설을, 2부에서는 이론을 적용한 실제 사례들을 실었다. 특히 이론적 개념을 예시와 분석을 통해 해설한 대목이 눈길을 끈다. 1권 '시나리오'에는 <400번의 구타> <무셰트> 등의 시나리오 예시, 스탠리 큐브릭의 <아이즈 와이드 셧>의 시퀀스 분석이, 2권 '쇼트'에는 샤트야지트 레이의 <길의 노래>, 자크 타티의 <플레이타임>에 대한 쇼트 분석이 수록돼 이해를 높이고 있다. '프티 카이에' 시리즈는 지금도 이어지고 있어 감독론이나 작품론을 다룬 2차분 시리즈도 기획 중이다.

일본 애니메이션에 대한 가장 꼼꼼한 분석서
<이미지의 제국>(김준양 | 한나래)


일본 애니메이션에 관한 심도 깊은 본격 분석서가 나왔다. 일본애니메이션학회 국제 회원이자 <애니메이션, 이미지의 연금술> 등을 썼던 애니메이션 연구가 김준양은 체계적인 접근을 통해 일본사회와 그 근대사에 있어 '일본 애니메이션’이 갖는 실질적인 의미를 탐구한다. 데즈카 오사무의 <철완 아톰>부터 오토모 가츠히로의 <아키라>, 그리고 안노 히데아키의 <신세기 에반게리온>에 이르기까지 주요 작품들에 대한 꼼꼼한 분석도 눈여겨볼 만하다. 일본 애니메이션에 대한 다각적이고도 진지한 접근이 인상적이다.

장난 아니게 섬세한 그림
<해적 이삭> 1~2권(크리스토프 블랭 | 세미콜론)

세상에 그림 잘 그리는 인간이 한둘이 아니다. 만화 <해적 이삭>을 보면 그런 생각이 절로 든다. 18세기 파리 뒷골목에 사는 화가 이삭이 뜻하지 않게 해적선에 오르게 되면서 벌어지는 모험담을 그린 이 만화는, 사실 이야기보다 그림 보는 재미가 더하다. 풍랑, 선상 반란, 욕망으로 꽉 차 있는 유곽 등 기이한 18세기의 삶을 그려낸 작가는 해군 복무시절 극지방을 탐험하며 얻은 경험담을 바탕으로 <해적 이삭>을 만들었다고. 아무나 이렇게 그릴 순 없다. 2002년 앙굴렘국제만화페스티벌 최우수작품상 수상작.


‘청춘예찬’ 하려 해도 돈이 있어야지
<천 유로 세대> (안토니오 인코르바이아, 알레산드로 리마싸 | 예담)


쩨쩨하게 굴지 말고 가슴을 쫙 펴고 싶지만, 쥐꼬리만 한 월급에 쩨쩨하게 살 수밖에 없는 게 청년실업 시대 우리들의 실상. 아니 근데 유럽 청춘들도 돈에 목마르기는 마찬가지란다. ‘천 유로 세대’라 불리는 그들의 다이내믹하게 궁핍한 일상이 이탈리아 청년들에 의해 소설화됐다. 집세, 생활비 걱정이며, 마트에서 계산기 끼고 사는 모습이며, 정규직이 되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이며 어쩜 그리 우리네 청춘과 다를 바 없는지. 시트콤을 보는 듯 위트와 풍자가 넘치는 이 책을 손에 쥐면, 마지막 페이지까지 보지 않고는 견딜 수 없게 된다.

파리의 조선궁녀 리심
김탁환 | 민음사

100여 년 전, 초대 프랑스 공사 빅토르 콜랭과 사랑에 빠졌던 궁중 기생 리심. 조선여성 최초로 유럽과 아프리카 땅을 밟았던 리심의 일대기가 세 권의 책에 펼쳐진다. 근대 여성의 삶을 가장 빨리 체현하지만, 남편이 프랑스 공사로 재부임한 후 궁중무희로 복직되면서 봉건적 폭압을 견디지 못하고 자결한 불운의 여인이기도 하다. 김탁환은 리심의 눈에 발견된 놀라운 기록들을 가상의 기행문에 담는다. 짧게 남겨진 기록을 보충한 것은 결국 김탁환의 발품이었다. 리심에 관한 기록을 모자이크처럼 추적한 작가의 1년 반의 노력이 경이롭다.

가라, 아이야, 가라
데니스 루헤인 | 황금가지

범죄소설, 특히 하드보일드는 도시의 산물이다. 그만큼 도시의 무드를 정확히 잡아내는 장르란 없다. <살인자들의 섬> <미스틱 리버> 작가 데니스 루헤인의 켄지&제나로 시리즈를 읽다가 영화 <굿 윌 헌팅>에서 심리학자 로빈 윌리엄스가 천재소년 윌 헌팅이 보스턴의 사우스 출신이라는 말에 잠깐 놀라움을 표하던 장면이 떠올랐다. 하버드, MIT가 있는 보스턴, 이주민들의 첫 정착지였던 보스턴은 실상 계급과 인종 갈등이 낡고 음습한 벽돌 하나하나에 어려 있다. 데니스 루헤인의 소설은 박력 넘치는 범죄 스릴러의 세계라기보다는 우리가 몸담고 있는 현대 자본주의 도시의 그 사무치는 공기다.

흡연의 역사
샌더 L. 길먼, 저우 쉰 | 이마고

그야말로 흡연에 관한 모든 것. 그러나 ‘모든 것’이라는 이름하에 엉성한 구성, 신뢰할 수 없는 정보를 들이대진 않는다. 흡연의 역사와 문화, 예술과 문화 속의 흡연, 성과 민족성에 따른 흡연 태도, 현대의 흡연과 건강 논쟁까지 모두 다뤄지지만 각 토픽들을 다양한 입장에서 살펴보는 저자들의 면면이 예사롭지 않다. 게다가 이번 한국어 번역판에서는 조선후기 담배문화의 멋과 여유에 대한 명지대 안대희 교수의 글까지 수록됐으니 이만하면 편집자의 노력도 담보할 수 있다.


심리학 콘서트
다고 아키라 | 스타북스

추석이다. 설날과 더불어 최고의 명절인 추석이면 동네방네 집집마다 온 가족이 둘러앉아 열심히 ‘만화책’을 들여다보기 일쑤다. 알록달록한 ‘만화책’, 즉 화투 패다. 영화 <타짜>까지 나온 마당이다. <타짜>가 그리고 있는 ‘섯다’는 순전히 돈 놓고 돈 먹기 게임이니 그 핵심은 심리전이다. 상대를 알아야 재물을 얻을 수 있는 법. <심리학 콘서트>는 감춰진 상대의 속마음을 파악하고 나아가 상황을 역전시킬 수 있는 심리술을 세세한 항목별로 나눠 소개한다. 추석 큰판을 앞둔 마당에 한번 읽어 볼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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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6-10-21 1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라 아이야 가라 강추합니다!!!

키노 2006-10-21 1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추리소설의 대가 물만두님^^ 언제 물만두님이 쓰신 추리소설을 한번 기대해봅니다^^
 


  그리고, 그런 것보다는 치명적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역시 편견임에도 마치 객관적 관점처럼 포장되어 널리 퍼진 생각이 있다. 댄스 음악이 저질의 음악이고, 특히 ‘진정한(authentic)’ 록 음악에 비하면 한 수 아래의 음악이라는 생각 말이다.

이른바 ‘진지한’ 음악 팬들 사이에 이 생각이 얼마나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지는 아무도 제대로 모를 것이다. 심지어는 디스코와 펑크 록을 결합시킨 신종 댄스 로큰롤인 댄스 펑크(dance punk. 스트록스(The Strokes)와 같은 밴드들을 떠올리면 된다)를 좋아하는 사람들조차 자신들이 좋아하는 음악이 ‘댄스 음악’보다 낫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이런 생각은 어떻게 생겨난 것일까? 편가르기를 할 맘은 없지만, 그것은 록 음악 쪽에서 나온 생각이다. 약 반세기 전, 이른바 ‘진정성(authenticity) 이론’이라는 형태로 말이다. 진정성 이론의 핵심은 ‘비상업적-예술적 음악(=록) vs. 상업적-비예술적 음악(=팝)’이다. 록 음악이 음악적으로나 상업적으로나 성장에 성장을 거듭하던 시절, 록 음악의 이론가들은 자기들이 찬양하는 이 음악을 프랭크 시나트라(Frank Sinatra)나 폴 앵카(Paul Anka)와 같은 팝 가수들의 음악과 구분할 필요를 느꼈다. 이 때 당연히 록 음악의 비교우위를 강조해야 했고, 이는 ‘록 음악은 예술적이고 비상업적이지만 진정한 음악을 들을 줄 아는 청자들에 의해 상업적 성공을 거두고 있다’는 주장으로 정리되었다. ‘순수예술 vs. 대중예술’이라는 ‘순수예술계’의 사고방식이 ‘대중예술계’ 내부에서 다시 한 번 적용된 셈이다.


진정성 이론은 록 음악이 ‘잘 나가던’ 1960년대와 70년대에는 별 무리 없이 받아들여졌다. 그때는 핑크 플로이드(Pink Floyd)의 [Dark Side Of The Moon] 같은 음반이 날개 돋친 듯 팔리던 시절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1980년대, 마이클 잭슨으로 대표되는 팝의 위력이 록을 압도하면서 이 이론은 자연스럽게 공격을 받았다. ‘진지한’ 음악 평론가들도 팝 음악이 갖고 있는 놀라운 기술력과 세련된 감각에 주의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점차 진정성 이론은 힘을 잃었지만, 그 핵심적인 태도만큼은 여전히 공유되고 있다. 진정한 음악과 저질 음악이라는 이분법.
 
 
그럼 과연 댄스 음악은 (록 팬들의 주장처럼) 저질 음악인가? 아마 가장 솔직한 대답은 ‘많은 댄스 음악이 저질 음악이다’라는 대답일 것이다. 많은 록 음악이 저질 음악이듯이 말이다.

많은 사람들이 댄스 음악을 기계로 대충 찍어 만드는 음악이라고 말하고, 그것은 사실이지만, 그 대충 찍어 만드는 음악을 위해 발전한 기술까지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다. 또한 사람들이 댄스 음악을 상업적이라고 말하지만, 상업적이라는 것이 음악이 저질이라는 것과 동일한 것은 아니다. 아이팟(iPod)의 예술적인 디자인은 (많이 팔겠다는) 상업적인 의도와 그 의도를 가능케 하는 첨단의 기술이 없다면 나올 수 없었을 것이다. 이것이 방망이 깎는 노인의 ‘장인 정신’에 비해 모자라거나 진정하지 않다고 말할 근거는 없다.

더불어 기술의 차이조차도 때로는 뛰어넘을 수 있다. 탁월한 댄스 음악의 명인은, 탁월한 기타리스트가 그렇듯 열악한 기술적 조건을 뛰어넘는 경이로운 결과물들을 만들어낼 수 있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속담은 이미 우리가 들어 본 적 있는 수많은 샘플들을 마치 처음 듣는 것인 양 새로 조합할 수 있는 댄스 음악의 명인들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속담일 것이다.

그러기 위해 댄스 음악의 명인은 전화번호부 두께만한 매뉴얼들을 모두 외워야 하고, 그것들을 자신의 의도에 맞춰 능숙하게 조작하는 법을 알아야 한다. 이것이 기타나 드럼을 위해 평생을 바친 록 뮤지션들의 노력에 비해 쉽다고 누가 주장할 수 있을까?

 
  요점은, 좋은 음악을 만드는 것이 중요한 것이지 그 음악이 댄스 음악이냐 록 음악이냐는 아무 의미 없는 논쟁이라는 것이다. 이 당연한 것을 어떤 사람들은 지나칠 정도로 종종 잊어버린다. 아마 주위(라디오, MTV, 주말 가요프로그램)에 ‘저질 댄스 음악’이 많아서 그런 것인지는 몰라도, 귀를 조금만 넓게 사용하면 좋은 댄스 음악을 분명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잘 만든 하우스 뮤직 한 곡은 기타를 대충 박박 긁어 만든 헤비 메틀 음반 열장보다 낫다.

마지막으로 권위에 호소하며 글을 마치자. 1997년 1월, 잡지<기타 월드(Guitar World)>에서는 록 뮤지션들을 대상으로 ‘내 인생을 바꾼 레코드’에 대한 앙케이트를 실시했다. 그 앙케이트에 응
한 록 뮤지션 중 한 명은 “들을 때마다 더욱 훌륭하게 들려오는” 레코드라는 설명을 덧붙이며 레프트필드(Leftfield)의 하우스 테크노 음반 을 선정했다. 그 뮤지션은 U2의 베이시스트 애덤 클레이튼(Adam Clayton)이었다.

※ 음악 포털사이트 도시락(www.dosirak.com)에도 함께 실렸습니다.

글 / 최민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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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인중독 2006-10-19 14: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 장르가 무슨 소용이랍니까? 좋으면 당연히 인정받아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비로그인 2006-10-19 16: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들어서 좋으면 좋은 음악이지요.

키노 2006-10-19 2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음악이란 듣고 좋으면 되지..클래식을 들으면 멋져 보이고 댄스 음악이나 트롯을 들으면 이상해 보인다는 것은 고정관념이예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