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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모 1집 - To Heaven
조성모 노래 / 지구 / 2000년 1월
평점 :
품절
얼굴없는 가수라는 말이 있다. 얼굴보다는 가창력으로 승부를 걸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의미 자체가 다른 식으로 쓰인 경우도 있었다(물론 그렇다고 가창력이 없다는 것은 전혀 아니다). 엄청난 돈을 바탕으로 마치 한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킬 정도로 잘 만들어진 뮤직비디오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나서 가수의 얼굴이 알려진 경우가 있었는데 바로 조성모가 대표적인 경우였다. 이후로 뮤직비디오가 먼저 발표되고 가수의 얼굴이 나중에 알려지는 경우가 유행처럼 번지기 시작했다.
어떤 의미에서는 신인이 가지는 낮은 인지도라는 핸디캡을 감안하여 소속사들이 만들어낸 마케팅의 효과가 아닐까 한다. 영상에 길들여진 대중들에게 유명 배우들을 등장시켜 잘 만든 감각적인 영상을 계속 보여줌으로써 청각적인 요소에만 호소하는 음악에 벗어나 그 음악을 들음으로써 그와 관련된 영상을 떠올리게 하여 대중들에게 좀 더 쉽게 다가가고자 하는 효과를 노린 것이라 하겠다. 이러한 기획사의 의도는 백프로 명중하여 엄청난 판매고를 기록하며 이후 조성모라는 가수의 고공행진은 뮤직비디오와 함께 계속 되었다.
조관우와 흡사한 가성, 그리고 풍부한 오케스트레이션, 잘 다듬어진 사운드들이 만들어낸 소녀 취향적인 노래는 대중들에게 어필하기에 충분하였다. 전체적으로 발라드로 이루어진 이 음반에서는 첫 번째 트랙의 To Heaven을 시작으로 하여, 후회, 불멸의 사랑, 세상의 이별 등 대부분의 곡들이 크게 히트하였다. 개인적으로는 피아노로 연주되는 To Heaven을 무척 좋아한다. 뉴 에이지 음악을 듣는 듯한 느낌으로 보컬곡과는 또 다른 맛을 느끼게 한다.
조성모의 음악에서는 다른 소녀취향적인 음악들이 샘플링을 통해 막 찍어낸 사운드에 비해 전통적인 악기들이 가지는 사운드를 최대한 활용하여 오랫동안 듣더라도 싫증이 나지 않도록 하고 있다. 이또한 기획사가 공을 들인 부분이라 하겠다.
다른 악기들에 비해 기타 사운드가 많이 강조되고 있다. 어떤 면에서는 락 발라드 적인 분위기를 많이 표현하고 있다고 하겠다. 벌써 발매된 지 오랜된 음반임에도 불구하고 지금 들어 보아도 사운드 자체로는 손색이 없다. 물론 비슷비슷한 사운드로 인해서 단순하게 느껴지는 흠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