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회와 좌파의 재정립 - 보편주의적 복지국가를 향한 새로운 좌파 선언의 전략
사민+복지 기획위원회 엮음 / 산책자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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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번 국회의원 선거에서 우리 사회의 좌파라고 할 수 있는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은 참패를 했다. 오히려 기존의 보수의 이미지를 뛰어 넘는 새로운 보수를 지향한다는 기치를 내건 ‘뉴 라이트’ 출신의 국회의원이 약진을 하였다. 자유민주당은 자신들이 개혁정당이라고 표방하지만 실질적으로는 보수당이나 마찬가지다. 이처럼 보수가 국정을 장악하여 진보의 목소리는 점점 작아질 수 밖에 없는 처지가 되어 버렸다.

이제 우리 사회의 좌파도 새롭게 변신을 할 때가 왔다. 지금은 7, 80년대와 같은 극한 이념이 대립하던 때가 아니다. 그런 구태의연한 이념 논쟁은 이제 쓸모가 없게 되버렸다. 그런 점에서 민주노동당의 분열은 너무 아쉬운 대목이다. 전 세계가 국경을 뛰어넘어 자국의 이익 창출에 혈안이 되어 있는 이 시점에서 내부의 분쟁으로 국력을 소모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한 마디로 실용주의적인 모습으로 옷을 갈아 입을 때가 된 것이다.

지금 세계는 신자유주의 광풍이 선사한 외환위기로 앞도 뒤도 안보이는 망망대해를 표류 중이다. 물론 우리나라라고 예외가 아니다. 이명박 정부는 국민들의 지지를 업고 집권에 성공했지만, 김대중-노무현 정부가 추구한 신자유주의 정책을 실현하려다 국민들이 밝힌 촛불 앞에 좌초하고 말았다. 그렇다고 여당이나 진보당의 지지도가 올라간 것도 아니다.

이 책은 이런 현실을 직시하고 국내외적 시대적인 흐름에 맞추어 한국 사회의 보수-진보 도그마를 해체하고 생산적인 보수-진보 구도를 만들어 가자는 취지에서 쓰여진 것이라고 한다.

“따라서 이 땅의 진보 세력의 실천에는 ‘이념 정치’는 존재할지 몰라도 ‘정책 정치’는 존재한 적이 없다. 이 땅의 혁명주의 또는 포스트모던 진보 세력은 이념을 가지고 있으되 이를 실현할 정책을 제시하지는 못하는 불임의 정치 세력이며, 인민들의 삶에 실질적 영향을 미치는 정책적 개입 능력을 잉태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이들은 집권 가능한 정책 역량을 갖추지 못한 국민적 불신의 대상인데, 이와 같은 사상적․정책적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는 한 이들은 국회와 지방의회 등 제도 정치헤서 영원히 소수자 신세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과거 군국주의 전쟁에 대한 콤플렉스 때문에 정작 국가 운영에 관련된 진보적인 정책은 등한시함으로써 권력을 보수 정당에 내주고 주변화해 마침내 소멸한 일본의 사회당이 한국 진보 세력의 미래라면, 끔찍하지 않은가(29쪽).”

국민대 경제학과 조원희 교수의 위 말은 지금 현재의 진보세력에 대한 가장 적절한 표현이 아닐까 한다. 지금 현재 한국사회는 대중을 통합할 수 있는 제대로 된 이념이나 세력이 없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이념과 진리의 다양성에 대한 승인, 실질적 자유와 실질적 평등, 사회적 연대, 평등한 생태와 환경적 권리, 평화주의, 노동자 계급 정당을 뛰어 넘는 인민 정당 또는 국민 정당으로의 지향, 경제 성장과 보편적 복지, ‘인민의 집’으로서의 ‘국가 공동체’, 의회민주주의와 참여 민주주의를 내용으로 하는 한국적 사회민주주의와 복지국가의 실현을 모색하고 있다.

물론 이 책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 모두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은 아니다. 아직까지 우리 사회에서는 진보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성찰이 부족했다는 것이 여실히 느껴지는 부분이다. 현재 상황에서 이 책과 같은 기획물이 나온다는 자체를 반갑게 생각하고, 좀 더 깊은 논의는 지금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의 몫이 아닐까 한다. 현실에 발붙이지 못하는 낡은 사고를 떨쳐 버리고 모든 사람이 행복한 그 날을 생각하며 힘찬 발걸음을 내디딜 때가 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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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치심의 역사 - 일상생활과 예술작품에 나타난 인간의 나체 이해 방식
장 클로드 볼로뉴 지음, 전혜정 옮김 / 에디터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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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치심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국어사전을 뒤적여보면 '부끄러움을 느끼는 마음'이라고 되어 있다. 위 정의만으로는 수치심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정확하게 알기 힘들다. 무엇보다 수치심이라는 것이 인간의 감정적인 면에 대한 것이어서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아 이를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그리고 수치심을 일으키는 원인도 다종다양하며, 시대와 문화, 지역에 따라 다르게 이해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지은이는 이러한 애매한 개념의 수치심, 그 중에서도 일상생활과 예술작품에 나타난 나체에 대한 수치심을 다루고 있다. 나체를 이해하는 방식을 통해 수치심이 어떤 식으로 변모해 왔는지, 그리고 당시의 시대상은 어떠했는지를 이야기하려고 하는 것이다. 아마 사람들이 가장 수치스럽게 생각하는 것 중의 하나가 자신의 벗은 몸을 다른 사람이 봤을 때가 아닐까. 물론 자신이 좋아서 보여준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깨알같은 글자들과 이해하기 힘든 프랑스 사람들의 이름과 역사는 몇 달 동안 이 책을 들고 있도록 만들었다. 그렇다고 그 동안 이 책을 정독하며 내용을 완전히 이해한 것도 아니다. 도무지 책장이 넘어가지 않는다. 읽었던 부분을 또 읽어보기를 수차례 반복하면서 읽었지만 아직도 내 머릿속에서 맴돌기만 할 뿐 뭔가 손에 잡힐 듯한 명확한 결론은 나지 않는다.

우리는 흔히 지나쳐 보는 것들에 대해 지은이는 마치 현미경을 갖다 대고 보듯이 꼼꼼하게 뜯어보며 사회를 바라보고 있다. 욕조, 옷, 의학, 침대 등 일상생활에서 벌어지는 것들에 대한 수치심과 조형예술, 연극, 영화, 광고 등 예술적 재현과정에서 벌어지는 수치심으로 나누어 설명하면서 인용하는 문헌의 분량과 지은이의 방대한 지식에 그저 압도당할 뿐이다.

주로 프랑스라는 서구의 관점에서 이루어진 논의여서 이 논의들이 우리사회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는 것들인지에 대한 의문은 남는다. 하지만 수치심이라는 감정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자연스러운 것이어서 하나의 문명화된 사회를 이해하는 척도로서는 많은 부분이 참작할 만한 내용들이다. 수치심이라는 것도 어떤면에서는 사회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문명이 만들어낸 부산물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수없이 등자하는 사람들과 잘 이해되지 않는 사건들로 인해 책에 몰입할 수 없었지만, 수치심이라는 것을 통해 사회를 이해할 수 있는 신선한 기회가 되었다는 점에서 사회를 바라보는 새로운 눈을 가질 수 있는 힘들지만 좋은 시간이 되었던 것 같다. 시간이 허락한다면 짬을 내어 다시 한 번 천천히 음미하며 책장을 넘겨보고 싶은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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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령이 출몰하던 조선의 바다 - 서양과 조선의 만남
박천홍 지음 / 현실문화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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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간 역사를 제대로 파악하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특히 지금처럼 다양한 기록매체가 없었던 시대에는 더욱 그러하다. 우리가 그 시대를 어렴풋하게나마 읽을 수 있는 것은 당시 선조들이 남긴 기록물이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남아 있는 사료들도 객관성을 담보할 수 없고 당시의 시대상에 따라 기술된 측면이 많다. 대부분의 역사서들이 빈약한 내용을 가질 수 밖에 없었던 것은 그와 같은 사료상의 한계가 크다.

그런데 조선시대에 접어들면서 상황은 많이 달라진다. 이미 오래 전부터 한반도가 외국에 알려졌지만, 당시까지만 하더라고 조선에게는 중국과 일본이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런데 앞선 기계문명을 바탕으로 통상 내지는 탐험을 목적으로 조선을 찾아왔던 서양인들에 의해 조선이라는 나라가 차츰 외국에 알려지고, 그와 관련한 문헌이나 그림 등의 각종 사료도 서구에 많이 소개되면서 사태는 달라지게 된다.

이 책은 16세기부터 1860년대 초까지 조선 해안에 기습적으로 들이닥친 서양인들과 조선 측의 기록을 통해 당시의 조선의 모습을 살펴보고 있다. 물론 당시 조선 해안에 들이닥친 서양인들에 대한 조선의 생각도 볼 수 있다.

처음 이 책을 받아 들고서는 방대한 페이지에 지레 겁을 먹었다. 하지만 한 장 두 장 책장을 넘기면서 마치 한 편의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한 착각에 빠졌다. 방대한 문헌과 고증이 곁들여져지고, 무엇보다 서로에 대해 타자인 조선과 서양인들이 각자의 입장에서 서로를 바라보는 시선을 담은 문헌을 아주 상세하게 소개하고 있어서, 이를 읽다보면 마치 내 눈앞에서 그와 같은 일이 현실적으로 일어나는 것과 같은 착각을 일으킬 정도였다.

언어와 생활, 생각이 다른 두 세계의 사람들이 만나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는 웃음을 머금게 하는 장면도 있고, 따스한 정이 느껴지는 장면도 있었다. 하지만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고 소통하지 못한 이유로 인해 살인과 절도 등 범죄행위도 일어나는 불상사가 있었다. 이는 조선의 정권을 유지하려는 지배계층의 경직된 모습에서 아주 강하게 나타났다.

“홀과 매클라우드가 증언했듯이 조선인들 사이에는 낯선 이방인과 이국의 문물에 대한 열광적인 호기심과 극도의 공포가 뒤섞여 있었다. 특히 조선 관리의 극단적인 행동은 영국인들을 어리둥절하게 했다. 그들은 이미 브로턴의 조선 여행기를 읽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짐작은 하고 있었지, 자신들에게 친절하면서도 한사코 상륙은 거부하는 비사교성에 혀를 내둘렀다(본서 제194쪽 참조).”

중국과 일본이 서양에 의해 개국을 하게 되고, 조선은 세도정치와 전염병, 천주교의 전파 등으로 정국이 어수선하자, 지배층은 더욱 문을 걸어 잠그게 된다. 오히려 해안에서 어렵게 살고 있던 가난한 민중들이 낯선 이방인들에게 더욱 친절하게 대해주며 그들의 문물에 대해 신기해 하며 자연스럽게 다가가기도 했다.

“근대로 향하는 길목에는 여러 갈림길들이 놓여 있었다. 그 갈림길 가운데 하나는 바로 민중 세계였다. 권위적인 왕궁과 관청에 틀어박힌 지배층이나 관념의 세계에 매혹된 서재의 양반 지식층 그리고 피안의 세계를 갈망하던 천주교 신자들이 아니라, 오히려 바다를 생존의 터전으로 삼고 일상의 노동에 충실했던 민중들의 세계에서 새로운 근대의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다. 그들은 육지의 끝에서 거친 자연 조선의 순응하며 궁핍한 삶을 꾸려가고 있었다. 그들에게서 권력에 대한 욕망, 부정한 축재에 대한 탐욕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그들은 다만 자신들이 누릴 수 있는 최소한의 것들만을 꿈꾸었다(본서 제740,741쪽 참조).”

요즘 조선시대에 대한 책들이 많이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대체로 인물중심 내지는 왕조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고 기존에 알고 있던 내용들이 많아서 중복되는 느낌이 강하다. 그리고 서로 비슷비슷한 내용들이어서 참신성도 많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이 책은 그와 같은 역사서들과는 확연한 차별성을 보이고 있다. 단순히 한 사람의 일대기를 훑어서 마치 위인전과 같은 느낌을 전해주는 많은 책들에 비해, 서양인들에 들이닥친 조선시대 후기의 모습을 아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어 책읽는 재미를 더해주고 있다. 무엇보다 당시 서로 대화를 나누었던 조선인과 서양인들이 서로에 대해 가지고 있었던 느낌과 감정을 같이 비교하면 읽을 수 있다는 것이 상당히 매력적인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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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커넥션] 서평단 알림
기후 커넥션 - 지구온난화에 관한 어느 기후 과학자의 불편한 고백
로이 W. 스펜서 지음, 이순희 옮김 / 비아북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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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들어가며

요즘 여름은 그다지 덥지도 않고 비도 자주 오지 않으며, 겨울은 춥지 않고 오히려 따뜻하게 느껴질 정도다. 이런 계절적인 기후의 변화 뿐만 아니라 예측할 수 없는 각종 자연재해는 매년 엄청난 인명과 재산 피해를 가져 오고 있다. 예전에는 경험하지 못한 이런 이상 기후와 자연재해는 우리 인류를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최근 미국의 엘 고어 전 부통령은 지구 온난화에 대한 다큐멘터리 ‘불편한 진실(A Inconvenient Truth)’ 로 지구 온난화에 대한 심각성을 경고하여 세인의 관심을 집중시킨 적이 있다. 각종 언론매체에서도 앞다투어 지구 온난화에 대해 크게 다루며, 인간이 사용하는 화석연료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가 지구 온난화에 엄청난 위험을 주고 있다고 주장하였다.

이런 사회적 분위가로 인해 우리가 알고 있는 지구 온난화에 대한 이야기도 지구 온난화에 대한 우려와 불안에 대한 것이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구 온난화에 대해 반대 견해를 이야기한다는 자체가 거의 불가능한 일에 가까웠다. 그렇다면 지구 온난화에 대한 다른 견해는 없었던 것일까. 이 책은 바로 그 다른 견해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2. 지구 온난화, 과장된 것은 아닌가?

미국항공우주국의 기후 전문가이자 앨라바마대학 선임연구원인 스펜서 박사는, 일방적이다시피 한 지구 온난화에 대한 논의는 정치인과 과학자가 만들어 낸 조작된 공포라며 반박하고 있다. 지구 온난화는 지극히 자연적인 현상이라고 주장한다. 지구 온난화의 폐해에 대해서만 들어 왔던 나로서는 지은이의 주장 자체가 상당히 당황스러웠다.

지은이는 실제로 대기에 존재하는 이산화탄소의 97퍼센트는 인간과 무관하게 자연이 배출하는 것이며, 태양활동을 비롯한 모든 요인들을 고려한 다음, 여기에 화석연료에서 배출된 이산화탄소가 지구 온난화에 기여한 정도를 따져보면 거의 무시할 수준이라고 한다.

지구 온난화에 대해 이루어진 현재까지의 과학적인 접근은 제대로 검증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라고 하며, 그 근거로 기후 모델을 지나치게 단순화 하여, 기후 시스템의 민감한 변수들은 전혀 포함시키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제껏 제대로 연구되지 않았던 구름, 강수, 바다 등 기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양한 인자와 지구의 자동 온도조절 메커니즘들을 검토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인자들에 대한 논의가 없이 단순화한 모델을 통한 지구 온난화에 대한 과학적인 논의는 과학이라는 명목을 들어 오히려 많은 사람들에게 근거 없는 공포심을 조장해 왔다는 것이다.

이제까지 알고 있었던 지구 온난화 논의와는 완전히 색다른 주장이어서 선뜻 받아 들이기가 쉽지 않은 측면이 있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지은이의 주장처럼 우리가 알고 있는 지구 온난화에 대한 논의는 다소 주관적이고 감정적인 측면이 강하다는 점과 아직까지 제대로 된 과학적인 검증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물론 지은이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이 전부 맞는지도 알 수 없는 것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지구 온난화를 무조건적인 불안과 공포의 혐의에서 벗어나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구 온난화에 대한 반대 의견을 적극 수렴하고,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정확하고 객관적인 검토와 검증이 이루어진 지구 온난화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것이다.

3. 지구 온난화에 대한 제대로 된 해법 찾기

지은이는 지구 온난화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조건적인 화석연료 규제와 이산화탄소 배출 규제만이 능사가 아니라고 한다. 지구 온난화의 심각성을 과학적으로 밝혀 내고, 화석 연료를 대출할 수 있는 에너지를 개발하는 것을 분리해서 검토해야 한다고 한다.

그리고 무조건적인 화석 연료 사용을 금지하는 것은 비용 대비 효과라는 경제학적인 측면에서 현재로서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 교토 의정서와 관련해서도 기본적인 경제학에 위배되는 아이디어에 엄청나게 많은 시간과 에너지, 그리고 부가 낭비되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또한, DDT를 규제하는 국제환경 정책이 아프리카에 말라리아가 창궐하는 사태가 발생하여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가는 끔찍한 사태가 발생하였다며, 국제환경 정책이 진정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정책인지에 대해 반문하고 있다.

감소하는 자원에 대한 자유 시장의 적응력 덕분에 그 자원은 완전히 고갈되지 않는다. 자연 자원이 감소되는 것을 안타깝게 바라보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은 지구 온난화가 심각한 문제가 될 거라는 사람들의 단순하고 직선적인 사고방식을 보여주는 한 가지 사례이다. 그들은 그 시스템을 안정시키는 데 도움이 되는 여러 가지 힘들이 작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 채, 현재의 추세를 토대로 미래를 추정한다(본서 제231쪽 참조).”

지은이는 위에서 보는 것처럼 자원에 대해 다소 낙관적인 시선을 보이고 있다. 화석 연료를 대체할 수 있는 에너지로 원자력, 청정 석탄, 수소에너지, 태양에너지와 풍력에너지, 식물 연료 등을 들고, 무엇보다 인류의 창의력은 최후의 자원으로 지금 현재의 온난화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4. 나오며

“오늘날의 환경 문제, 특히 지구 온난화 문제에 대한 해법을 좌우하는 것은 바로 올바른 정보를 가진 대중이다(본서 제246쪽 참조).”

지구 온난화는 현재 진행형이다. 아직도 많은 부분이 검토되어져야 할 분야다. 온난화가 좋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제대로 알고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처럼 맹목적으로 지구 온난화에 대해 우려와 불안을 유포하는 것은 진정한 과학자나 정치가들이 할 행동이 아니라는 것이다. 온난화에 대한 객관적이고도 타당한 과학적인 접근과 다양한 견해를 수렴하여 진정 인류를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숙고해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이 책은 기존의 대부분의 책들이 지구 온난화에 대한 우려와 절망만을 이야기한 것에 비해, 지구 온난화의 또 다른 측면을 보여주어 온난화라는 문제에 대해 좀 더 객관적으로 다가가는 기회가 되지 않았나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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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 두려운 메디컬 스캔들 - 젊은 의사가 고백하는
베르너 바르텐스 지음, 박정아 옮김 / 알마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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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영등포 쪽방촌 골목에 위치한 요셉의원 원장인 고 선우경식 선생이 사망한 뉴스가 보도되어 우리에게 훈훈한 감동을 선사한 적이 있다. 환자들과 눈높이를 같이 하며 평생을 살다 간 고 선우경식 원장은 자신의 건강은 돌보지 않고 환자들을 보살펴 더욱 주위를 숙연하게 만들었다. 진정한 마음으로 환자들을 치료한 그의 모습은 요즘 같은 현실에서는 보기 드문 일이었다.

지금 우리의 의료계는 어떤 모습일까? 한 마디로 국민들은 의사를 불신하고 의료 시스템에 대한 강한 불만을 가지고 있다. 사람들은 누구나 죽음과 질병에 대해서 본능적으로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되도록 의사로부터 많은 것을 듣고 싶어하고 의사가 친절하게 설명해 주기를 원한다. 그런데 현실은 특별한 수술을 제외하고는 고작 몇 분 안에 모든 진료가 끝나 버린다. 환자들은 답답하지 않을 수 없다.

지은이는 환자의 입장에서 의사들을 접하면서 경험했던 이야기들과 자신이 의사 수련 과정 중에 겪었던 의료계 내부에 대한 이야기들을 가감없이 들려 주고 있다. 그래서인지 지은이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일방향적인 것이 아니어서 좀 더 사실적이고 피부에 와닿는 느낌이다. 지은이는 독일인이고 지은이가 들려 주고 있는 이야기도 독일 의료계에 대한 것임에도 소개된 내용은 우리 의료계의 현실과 많이 닮아 있어 우리 의료계를 되돌아 보게 한다.

서로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환자를 떠넘기거나 환자를 받지 않는 의사, 환자가 말을 잘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15분 정도를 기대리게 하는 의사, 사보험 환자와 공보험 환자를 구별화하여 환자들을 서열화하는 병원과 의사, 죽어가는 모습이 보기 싫어 환자를 다용도실에 방치해 버린 의사, 자신의 연구 대상으로 삼기 위해 환자들 치료하지 않는 의사 등 도저히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는 일들이 의사들 사이에서 공공연하게 벌어지고 있다.

위와 같은 의사들의 위압적이고 고압적인 행태 이외에 책임지지 않는 의료사고도 문제다. 마치 경기라도 하듯이 제왕절개수술을 하여 과다출혈로 임산부를 사망하게 한 의사, 동료 의사들의 의견은 듣지 않고 자신의 시술을 과신하는 의사, 각 과 사이에 서로 협진이 되지 않아 환자를 사망으로 몰고가는 병원 시스템과 의사. 대다수의 의사들은 이러한 의료사고를 인정하는 것은 자신의 약점을 까발리고 자신의 무능함을 인정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런 태도는 오히려 의사의 발전을 저해하거나 위축시키고, 환자와의 관계를 악화시킬 뿐이다.

위와 같은 일들은 모두 환자를 인간이 아닌 하나의 증상으로만 바라보기 때문이 일어나는 일들이 아닐까. 젊은 시절의 혈기 왕성하게 외치던 히포크라테스 선서가 무색해지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면 지금 이 시점에서 의사는 무엇을 해야할까. 그 해답은 의사들 자신이 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의사는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직업이다. 그래서 다른 직업에 비해 높은 직업 윤리와 직업 정신을 요구한다. 환자가 의사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의사는 환자를 위해 존재한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환자가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항상 고민해야 하고, 환자가 고통스럽기만한 입원 생활을 견뎌낼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지은이는 의사는 자신이 담당하고 있는 환자를 이해하고, 그들에게 필요한 것을 알아내려 노력해야 하고(본서 제231쪽 참조), 의학은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과 그들이 진정 필요로 하는 것을 중심에 세워야 하며, 또한 환자를 단지 신체적인 결함이 있는 존재로만 생각해서는 안되고, 신체적인 문제 이외에도 정신적인 문제와 사회적인 문제까지 아우르는 하나의 개체로 보아야 한다(본서 236쪽 참조)고 주장한다.


우리나라와 의료 시스템이 다른 독일이지만 지은이의 이야기는 우리 의료계에 많은 시사점을 던져준다. 무엇보다 의사들이 달라져야 한다. 그래야만 진정 살아 숨쉬는 의학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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