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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에 또 카프리에 가게 된다면 일부러라도 나폴리에서 하루나 이틀쯤 머물다 카프리로 건너가고 싶다. 순서가 바뀌어서는 안 된다. 카프리에 다녀온 후에 보는 나폴리는 그저 견디기 어려운 통제 불능의 난장판일 뿐이라고 내 미국인 친구 빌이 단단히 일러줬다. 경제적 미달달, 빈곤, 인구 과밀, 낡고 너저분함, 도박과 나태, 사기와 구걸로 특징지을 수 있는 나폴리는, 그럼에도 죽기 전에 가볼 만한 가치가 있는 곳이다.
결국 배고픔을 참지 못해 밥에 버터를 비벼먹으면서 (이 시간에 자살행위? ㅡㅡ)
코를 박고 일을 하다가 잠시 쉬는 참에 아까 집에 오면서 읽었던 구절 하나.
읽으면서 진짜 맞아맞아 전철에서 혼자 고개를 끄덕였었다.
물론 나폴리도 좋은 곳이다. 세계에서 가장 맛있다는 피자를 맛볼 수 있고,
복작복작 꼬물꼬물 도시의 진수와 세계 3대 미항 중 하나라는 산타루치아 항을 구경할 수 있다.
(근데 솔직히 여기가 왜 3대 미항 중 하나인지는 잘 모르겠다;; 3대 미항이 시드니, 나폴리, 히우(리우데자네이로)였던가?
히우는 안가봐서 모르겠고;; 개인적으로 시드니와 나폴리는 비교가 불가능하다. ㅡㅡ;;)
하지만 반드시 일정은 나폴리 -> 카프리가 되어야 한다. 절대 반대가 되면 안된다.
카프리를 경험한 후의 나폴리는 그야말로 반나절도 머무르기 싫은 곳이 되어버린다.
특히 초행길이라면. 꼭.
* 근데 밑줄긋기에는 다른 코멘은 쓸 수 없게 되어있나요?;; 결국 밑줄긋기 지우고 페이퍼로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