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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t, Pray, Love (Paperback) -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원서
Elizabeth Gilbert 지음 / Penguin U.S / 2007년 11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서점 베스트셀러 코너에서 보고 표지도 예쁜데다 여행 에세이라길래 얼른 주문했었다. 그리고 나서 오프라 윈프리 추천 도서라는 사실을 알고 일말의 불안감에 휩싸였지만 (오프라 윈프리 추천 도서는 이상하게 나랑 안맞는다 -_-) 그래도 여행 이야기라서 애정을 가지고 읽어나갔으나...역시 아무래도 마냥 고운 시선으로만 읽을 수는 없었기에 저렇게 비뚤어진 리뷰 제목이 나왔나보다.
이 책의 저자 엘리자베스 길버트는 작가로서의 커리어, 행복한 결혼생활, 뉴욕 근교에 자리잡은 예쁜 집...모든걸 갖춘, 남들이 부러워할만한 삶을 누리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갑자기 심한 우울증에 빠져 결혼과 사랑에 모두 실패하고, 상처입은 몸과 마음을 치유하기 위해 여행을 떠난다. 목적지는 이탈리아, 인도, 인도네시아로 이 책의 제목인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기를 잘 나타내 주는 곳들이다. 책은 이탈리아편, 인도편, 인도네시아편으로 구별되어 있고 당연히(?) 이탈리아편은 아주 재미있게, 인도네시아편은 그럭저럭, 인도편은 아주 괴로워하면서 읽었다.
이탈리아에서 마음껏 먹고 마시고 즐기면서도, 그리고 인도의 아쉬람에서 명상을 하며 신과의 교감을 시도하면서도, 시도때도 없이 찾아오는 우울함과 외로움으로 저자는 괴로워한다. 그런 순간마다 주변 사람들과의 소통, 영적인 존재와의 소통,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자신과의 소통을 통해 깨달음을 찾아가고자 노력한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읽어 나가면서 역시 느끼는 것은 어디에 있던, 무엇을 하던, 모든 것은 마음에 달려있다는 것이다. 그만큼 다스리기 어려운 것이 마음이기도 하겠지만 말이다.
삶에 대한 근본적인 절망감과 우울증을 해소하기 위해 훌훌털고 장기 여행을 떠날 수 있는 팔자좋은 사람, 그다지 많지 않겠다. 게다가 근본적으로 무엇이든 긍정적으로 보고자 노력하는 성격 탓에 읽는 내내 '이 사람 배가 불렀군' 이런 말이 저절로 나왔다. 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천길 낭떠러지로 떨어지는 것 같은 절망감을 느낀 적이 있는 사람, 다른 사람들이 부러워할만한 혜택을 누리고 있는데도 까닭없이 불행하다고 느끼는 사람, 주변에 사람이 가득 있는 상황에서도 절절한 외로움을 느껴본 적 있는 사람은 이 책을 읽으면서 적어도 난 혼자가 아니구나..라는 점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저자처럼 깨달음을 찾아 여행을 떠나는 사치는 부릴 수 없을지도 모르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