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저녁 병문안차 찾아온 목사 친구와 모처럼 새벽까지 담소를 나누었습니다.
"가진 게 많고 재주가 많으면 예수 믿기가 힘들어"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유독 이 말이 지금까지 머릿 속에서 지워지지 않고 아침 내내 내 주위를 맴돌고 있습니다. 내 친구는 참 빼어난 사람입니다. 잘 생긴 얼굴에 큰 키로 학창 시절부터 뭇 여성 들을 매료시켰을 뿐만 아니라, 운동선수 출신이기 때문에 못 하는 운동이 없고, 아이 큐가 150이나 되는 천재에다 좋은 성격에 유머감각까지 갖춰서 가는 곳마다 사람들이 잘 따릅니다. 이 친구를 누구보다 사랑하면서도 나는 늘 이 친구를 부러워하고 동경했었습니다.
"목회를 하다보면 통상적으로 못생기고, 가난하고, 재주 없는 사람들이 예수 잘 믿을 가능성이 훨씬 더 많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지. 못나고 재주 없는 사람은 이미 예수 잘 믿을 환경을 갖추고 있는거야. 반대로 재주 많고 돈 많고 잘 생긴 사람은 예수 믿기 불리한 환경을 갖고 있는거겠지. 가진게 많고 할 줄 아는 게 많아서 예수 잘 믿기가 힘들어. 남들보다 갑절의 노력이 필요한 것 같아"
친구가 한 말을 곰곰히 되씹다가, 나는 하나님의 말씀이 기억났습니다.
부자가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낙타가 바늘귀로 통과하는 것이 더 쉽다. 막10:25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은 행복하다. 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마 5:2
하나님은 지난 몇년간 내게서 너무 많은 것을 빼앗아 가셨습니다. 가정을, 목숨보다 귀한 자식을, 재산을, 공부할 기회를, 목회할 기회를, 명성을, 사람들의 인정을, 급기야는 건강마저 내게서 걷어 가셨습니다. 병상에 누워 하루에도 몇번씩 나는 아무 것도 없이 외롭게 홀로 떨구어진 내 환경을 탓하고 원망했습니다. 그러나 돌이켜 보면 나는 너무 부자였습니다. 할 줄 아는 것이 너무 많아서, 가진것이 너무 많아서, 뭔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이 너무 많아서 나는 늘 한 눈 팔며 살았습니 다. 하나님을 바라보고 의지할 기회를 갖지 못했던 것입니다. 20대의 나는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촉망받는 젊은이였습니다. 많은 사람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나는 멋지고 훌륭한 삶을 살아낼 것이라는 자신감에 넘쳐 있었습니다. 그러나 30대가 되면서 내 인생은 철저히 유린되고 도륙되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떠나가고, 많은 것을 잃고, 형편없는 가난뱅이가 되어버리고 말았습니다. 고통과 피로가 몰려오는 아침, 친구의 고백이 도저한 울림으로 내 가슴을 흔들고 있습니다. 하나님은 날 사랑하셨던 것입니다. 그리하여 예수 믿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셨던 것입니다. 이제 나는 예수 잘 믿을 가능성이 누구보다 많은 사람이 되었습니다. 이제 주만 바라보고 살지 않으면 살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지금 내가 흘리는 눈물은 평생 하나님만을 바라보며 살 수 있도록 하는 황금눈물입니다. 그래서 힘겹지 만 감사합니다.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은 행복하며 하나님 나라가 그들의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제 이 고통이 언제 끝날 것인가?를 생각하지 않고 어떻게 하나님께 더 가까이 나아갈수 있을까?를 생각해야겠습니다.

황금눈물
황금눈물-이수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