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망하는 인간, 호모 프로스펙투스 - 오직 인간만이 미래를 생각한다
마틴 셀리그먼 외 지음, 김경일.김태훈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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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수준이 심각하군요. 이렇게 훌륭한 책을 이렇게 엉망으로 번역해놓다니!! 전문 번역가에게 다시 번역하게 해주시길! 원서로 읽자니 너무 비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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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9-26 22: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허수아비춤
조정래 지음 / 문학의문학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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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시대를 까발려서 현실을 인식하게 하는 것, 우리 시대를 후세대에 남겨줄 기록으로 남기는 것이 소설가의 막중한 임무라면 조정래 선생이야말로 소설가 중의 소설가이다. 전작들에서 보여주었던 작가주의도 여전하지만 마땅히 알아야 할 우리 시대의 어두운 단면을 명징하게 보여주는 혜안도 압권이다. 이 책은 조국의 독립과 민주화의 아픈 과정을 민초들의 몸부림으로 보여주었던 그간의 선생의 작업의 연장선에 놓여 있다. 이제는 정치적인 민주화를 넘어서 경제적인 민주화를 향해 나아가야 할 때임을 대중에게 선언한 의미가 크다. 지난한 현실을 살고 있는 시민들이 마땅히 알고 분노하고 비판하고 대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조정래는 20년만에 읽었다. 대학 신입생이었던 시절 아리랑과 태백산맥을 안 읽었다면 지금의 나는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을까 생각하니 잠시 아찔하다. 작가이기 이전에 어른으로서, 지성인으로서 우리가 지나온 길과 가야할 길을 조명해주는 분이 계시다는 것이 참으로 감사하다. 선생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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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veroflife 2014-03-26 1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찟어진 산하, 시대의 불침번 주문입니다.
용인시 수지구 신봉동 자이2차 216동201호
010 87274117
 
눈물은 왜 짠가
함민복 지음 / 이레 / 200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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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민복의 힘은 순수, 그리고 친화력이다. 그는 어떤 것에도 결코 맞서거나 싸워 이기려고 하지 않는다. 그 처연함이 오히려 아름다움을 빚어내고, 급기야는 시가 되는 것이다.  그는 가난, 외로움, 권력에 대한 무기력, 부조리 등을 그저 온 몸으로 받아낸다. 받아들이며 친화한다. 그러므로 착한 정신과 착한 마음을 가지고 착한 손으로 쓴 그의 글은 감상할 틈도 없이 독자의 가슴을 파고들어버리는 것이다. 
  

     학창시절, 사랑했던 여인, 그리운 어머니, 오가다 만난 시르죽한 민초들, 강화도의 친구들. 독자는 수줍은 듯한 저자의 목소리로 다채로운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슬픈 이야기를 슬프게 하고 슬프게 듣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그러나 함민복은 슬픈 이야기를 아름답게 한다. 고통스런 이야기도 아름답게 한다. 도무지 아름다운 이미지를 끌어낼 수 없을 것 같은 사물에서도 아름다움을 끌어내고야 만다. 온갖 것으로부터 아름다움을 퍼올리는 착한 시인 함민복. 일찍이 이렇게 아름다운 모국어의 배치를 만나본 적이 있던가? 시인다운 시인, 타고난 서정시인. 그에 대한 세간의 평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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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몽
황석영 지음 / 창비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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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시 황석영이다. ‘실천’의 문단과 ‘민중’의 현장에서 ‘황구라’로 통했던 황석영의 글발, 말발은 여전히 압도적이다. 강인한 서사의 힘줄로 양파를 까듯 개발독재시대 한국 현대사의 속살을 벗겨내고 있다. 삼풍백화점 붕괴사건을 기점으로 ‘강남의 꿈’을 좇아 달려온 인물 군상들을 통해 개발시대 욕망과 치부를 드러낸다. 민초들은 상상도 못했을 요악(妖惡)한 현대사의 능선을 따라 마치 기인열전을 하듯 친일파, 밀정과 군인, 밤의 여성, 개발업자와 조폭들, 개발의 꿈에서 밀려난 하위자들을 독립된 주인공으로 등장시킨다.


“저 삼십 여년에 걸친 남한 자본주의 근대화의 숨 가쁜 여정과 엄청난 에피쏘드들을 단순화하고, 이를테면 꼭두각시, 덜머리집, 홍동지, 이심이 등등처럼 캐릭터화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그리고 그 인형 같은 캐릭터들은 남한사회의 욕망과 운명이라는 그물망 속에서 서로 얽혀서 돌아가고 그러면서 모르는 사이에 역사가 드러나게 하면 어떨까.”



     저자의 의도는 적중한 듯 보인다. 꼭두각시 인형극처럼 다양한 에피소드들을 단순화해 캐릭터화하고, 독립된 캐릭터들을 등,퇴장 시키면서 서로 인과관계를 갖도록 한 구성은 독자들을 매료시킨다. 입체적인 독서라고나 할까. 독자들은 한꺼번에 여러 권의 책을 읽는 듯한 특별한 독서의 경험을 하게 되는 것이다. 수십 권의 장편을 한 권의 단편으로 응축해 놓은 듯한 느낌을 받으면서도 전광석화같은 이야기 전개에 넋을 읽고 읽다보면 이야기의 끝에 도달해 있다.


     허나 답답하고 분하다. 우리는 여전히 끝나지 않은 야만의 역사를 살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시대의 삶의 바탕과 내용이 어디서, 어떻게 기인한 것인지 맞닥뜨린다면 사람들의 아우성을 들어야 하지 않을까. 그런 면에서 무지는 분명한 죄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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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후에도 읽고 싶은 한국명작동시 100년 후에도 읽고 싶은 시리즈
한국명작동시선정위원회 엮음 / 예림당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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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과 빈 병

                      문삼석


바람이 숲 속에 버려진 빈 병을 보았습니다.


“쓸쓸할거야.”


바람은 함께 놀아주려고

빈 병 속으로 들어갔습니다.


병은

기분이 좋았습니다.


“보오, 보오.”


맑은 소리로

휘파람을 불었습니다.

 



어머니

               김종상


들로 가신 엄마 생각

책을 펼치면

책장은 그대로

푸른 보리밭.


이 많은 이랑의

어디만큼에

호미 들고 계실가?

우리 엄마는......


글자의 이랑을

눈길로 타면서

엄마가 김을 매듯

책을 읽으면.


줄을 선 글자들은

싱싱한 보리숲.

땀 젖은 흙 냄새

엄마 목소리.

 


노랑나비 한 마리

                       윤이현


어머,

나비는 꽃잎


나래 접으면 한 잎

나래 펴면 두 잎


이 꽃에서 저 꽃으로

사뿐사뿐 날아 앉는


노오란 꽃잎 두 장.



      [100년 후에도 읽고 싶은 한국 명작 동시]. 제목이 적절하지 않다. 이렇게 아름다운 노래들이 어찌 100년 후에만 읽고 싶겠는가? 내가 어릴 적 불렀던 노래들을 내 아이들도 불러야 하고, 내 아이들의 아이들도 계속해서 불러야 하지 않겠는가? 보이는 대상이나 음향, 목소리 따위가 균형과 조화를 이루어 눈과 귀에 즐거움과 만족을 줄만 할 때 우리는 아름답다고 말한다. 그래서 이 동시집은 아름답다. 아름다워서 위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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