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이다 (반양장) - 노무현 자서전
노무현 지음, 유시민 정리,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엮음 / 돌베개 / 2010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노통가시고 "지성인의 양심"에 대해 많이 생각했다. 한 동안 처자식 돌보는 일에만 온 신경을 집중하고 그 외에는 신경을 꺼두었다. 하지만 노통의 죽음을 경험하고 MB의 만행을 목도하면서 아내와 나는 견딜 수가 없었다. 하루하루 분노와 양심의 가책으로 괴로워한다. 우리 스스로 반성하면서도 국민은 바보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줄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지난 주에는 처자식 모두 데리고 광주 518묘역을 참배하고 왔다. 그 분들에게 부끄러웠고 가신 노통에게도 미안해서 한참을 울었다. 

     책은 슬펐다. 책 읽는 것이 이렇게 슬펐던 적은 없었다. 글도 아팠고 중간 중간 등장하는 노통의 사진은 더 아팠다. 한국 현대사에서 정의와 정도를 추구하던 지도자들은 모두 패배자로 끝나서 본인은 소신과 원칙을 지키며 살겠노라고 다짐했다던 장면에서 나는 목줄이 끊어질 듯한 아픔을 참으며 흐느꼈다. 몹시 슬펐고 참을 수 없는 분노가 일었다. 나를 포함에 내가 경험한 대부분의 인간은 약자에게 강하고 강자에게 약했다. 정치인들은 말 할 필요도 없다. 약자에게 약하고 강자에게 강했던 노무현을 읽으며 위안을 얻고 용기를 얻고 자식교육의 밑천을 얻는다. 비참하게 가셨지만 고맙다. 우리는 정치조직과 계보와 돈이 아닌 우리의 힘으로 만들었던 대통령을 정치조직과 계보와 돈을 이용해 만든 권력에게 빼앗겼다. 내 것을 억울하게 빼앗기면 당연히 분노해야 한다. 바로잡아야 한다. 이제 슬픔에만 젖어있지 않을 것이다.


     유시민에게 진 빚이 많다. 학창 시절부터 그의 책으로 인해 생각을 가다듬었고 현실인식의 눈을 열게 되었다. 이번에 유시민에게 다시 빚을 졌다. 고마움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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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iyi 2010-05-12 15: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