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부족들의 새로운 문학 혁명, SF의 탄생과 비상 ㅣ 책세상문고 우리시대 83
임종기 지음 / 책세상 / 2004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SF매니아들은 주류문학이 SF를 제대로 취급해주지 않는데 대해서 분노에 가까운 감정을 느끼는 것 같다. 나는 국내에서 출간된 웬만한 SF를 요 몇년간 닥치는 대로 찾아 읽었는데, 역자 후기라던가 서문 같은데 보면 그런 불평이 많이 써 있었다. 나름대로 열혈독자라 생각하는 나도 실생활에서 그런 취급을 당하고 기분 나쁜 적이 많은데 책꽂이에 주루룩 꽂혀 있는 SF를 보면서 남편이 '니 나이가 몇인데 공상과학소설이나 보냐'고 말한다던지, 직장에서 옆엣사람들이 '취향 특이하네'하는 눈길을 보낼 때 'SF가 언제나 수준낮은 아동용 소설이란 편견에서 벗어날까. 그래야 내가 이 억울함을 풀 수 있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곤 한다.

이 책의 저자는 아마도 그런 안타까운 마음에 SF에 대한 인식을 재정립하고자 한편의 보고서를 쓴 것 같다. 깔끔하게 정리된 리포트를 보는 듯한 느낌이다. SF의 계보 뿐 아니라 SF가 문학전반의 역사에서 어느 위치에 어떤 의미로 출현했는지에 대한 깔끔한 설명이 인상적이다. 내가 그동안 읽어온 SF가 문학사의 어느 위치에 자리매김하는지 한 눈에 알 수 있어 좋았다.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예전 같지 않으리라> 나는 앞으로 SF를 더 사랑하게 될 것이다^^

한가지 아쉬운 것은, 내 경우엔 여기에 소개하는 책들을 거의 읽었기 때문에 이 책이 재미있을 수 있었는데 SF를 별로 접하지 못한 독자가 이 책을 먼저 보았을 경우 재미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나보고 책을 쓰라 한다면 권말부록으로 이 책에 예로 든 SF에 대해 호기심을 자극하는 간질간질한 소개를 첨부할텐데 (그래야 SF독자가 늘어나지. 단 스포일러가 되지 않는 수준에서) 이 책의 책소개는 너무 형식적이고 딱딱하다.하긴 이 책을 집어드는 사람 자체가 SF에 아예 흥미없는 사람은 별로 없을테니 저자가 잘한 것일수도 있겠다.

 ***SF에 대한 정의의 변화과정(이 책에 따르면)

1.과학적 사실과 예언적 비전을 혼합한 매력적인 로망스

2.과거와 현재의 현실세계에 관한 충분한 지식, 과학적 방법의 본질과 의미에 대한 철저한 이해에 확고하게 기반을 두고 있는 , 실현가능한 미래의 사건에 관한 현실적 사색

3.진보하지만 혼란스러운 지식의 정황 내에서 우주에서의 인간의 정의와 위상에 대해 탐색하는 것

3번이 너무 멋있지 않나요? 지구적 사고를 벗어날 수 있는 것, 당연한 것이 당연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아는 것.


댓글(1)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마냐 2004-09-15 0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흥미로운 책임다. 저두 어디가서 SF 좋아한다고 말은 하는데...요즘 보면 내공이 딸리거든요. ^^;;
 
찰리와 초콜릿 공장 (양장) - 로알드 달 베스트
로알드 달 지음, 퀸틴 블레이크 그림, 지혜연 옮김 / 시공주니어 / 2004년 2월
평점 :
품절


내가 로알드 달을 처음 만난 건 <마틸다>에서였다. 읽고 난 후의 느낌 : 책장이 휙휙 넘어가는구나. 재밌구나. 통쾌하구나. 그래, 어린이를 이해하지 못하는 어른은 되지 말아야지. 그런데.......웬지 좀 무섭다. 이윤 잘 모르겠지만.

두번째 만남, <마녀를 잡아라> 느낌 : 재밌고 신나긴 한데, 이 사람 동화는 웬지 좀 무서워.

그런데 내가 이렇게 미심쩍어하는 로알드 달을 좋아하는 사람이 참 많아서 나는 내가 뭔가 놓치고 있는건가 싶기도 하고, 내가 너무 고지식한 어른이어서 이 사람의 유머가 어색한 건가 하는 생각도 했다.

내가 아는 누구나 좋다고 하는 이 책 <찰리와 초콜릿 공장>을 오늘 읽었다. 그리고 알았다. 내가 왜 이 사람의 글을 좋아할 수 없는지. 아, 내 타입은 아닌 것이야. 나는 이 사람과 친하긴 힘들겠어. 

우선 주인공. 이 책의 주인공은 찰리인가? 누가 물어보면 그렇다고 하겠지만 이 책에서 찰리는 뭘하지? 못먹어서 비쩍 마른 착한 소년이 경품에 당첨되어서 초콜릿 공장을 견학한다. 찰리와 함께 경품에 당첨된 다른 네 소년소녀가 뭔가 열심히 사고를 치고 돌아다니는 동안 찰리는 아무것도,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아무것도 하지 않은 덕에 마지막까지 살아남아 공장을 물려받는 행운의 주인공이 된다. 난 이런 건 싫다. 아무것도 안하는 주인공이라니. 단지 착하기만 하면(뭔가를 해서 착한게 아니라 말썽을 안피워서 착한것, 단지 그것?) 되는 주인공은 너무 쉽지 않은가?

나는 오히려 이 책의 주인공은 웡카씨가 아닐까 하는데, 그가 의도하는 바대로 이 이야기가 전개되고 결말이 나기 때문이다. 그는 착한 어린이에게 자기의 판타스틱한 초콜릿 공장을 물려주기 위해 5명의 소년소녀를 뽑아 일련의 시험에 들게 하는데, 이 정체를 알 수 없는 아저씨 또한 바람직한 어른은 아니다. 찰리를 제외한 4명의 싸가지 없는 어린이들이 겪는 수모는 그들이 한짓에 비해 너무 가혹하다. 그들이 매일 껌을 씹는다는 이유로, 혹은 어른들에게 버르장머리 없다는 이유로, 매일 TV앞에서 산다는 이유로 그렇게 잔인하게 다루어지다니 알고 보면 걔네들도 불쌍한 애들이 아닌가? 그 아이들을 조금도 동정하지 않고 그 아이들의 나름대로 이유있는 질문도 가차없이 묵살해 버리는 야멸찬 웡카씨가 과연 그들을 심판할 자격이 있을까?  

 확실히 나는 선악 이분법적 구도를 견디지 못하는 경향이 있나보다. 해리포터에서도 해리를 돋보이게 하고 읽는 이에게 카타르시스를 제공하는 역할을 맡은 두들리가 나는 영 불쌍하다. 좋은 소설(혹은 동화)이란 착한 사람에게도, 악역에게도 나름의 이유와 매력을 부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악한 사람에게도 고뇌는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미오, 나의 미오>에 나오는 악역(뭐라 부르는지는 벌써 잊었다)은 무시무시하나 자신이 악행을 저지르는 것에 대해 매우 불행해 하며 그 사슬이 끊어지기를 자신도 바라고 있다. 요즘 읽고 있는 린드그렌의 <카알손> 시리즈에 나오는 가정부 아줌마는 정말 무뚝뚝하고 아이들이 싫어할만한 사람이나 묘하게 귀여운 매력이 있다. 작가가 디테일을 부여하여 캐릭터를 살아있게 만든 탓이다. 착한 놈은 원래부터 착한 놈, 나쁜 놈은 원래 나쁜 놈, 그래서 권선징악. 상을 받고 응징을 당하고 끝. 이러지 말자구. 인간이란 변하는 거고 난 그 변화를 보고 싶다니까. 주인공이 내적으로 성장하는 과정, 혹은 나쁜 놈은 왜 나쁜 놈이었는데 무엇을 계기로 어떻게 변하게 되었는가, 혹은 그의 고뇌는 무엇인가.

내가 동화에서 너무 많은 것을 바라는 건가? 하지만 내가 읽은 동화 중 내가 맘에 들어서 찍어놓은 것들은 저런 요소들을 만족시켜 주는걸?

이 책의 매력을 그런데서 찾지 말고 작가의 재기발랄함, 거침없는 말투, 냉소적인 유머, 뭐 이런 것에서 찾을 수도 있겠다. 그런 면으로 확실히 뛰어나다. 그런데.........(계속 흠을 잡게 되네. 그렇게 안 좋은 것만은 아닌데) .......그 신랄한 블랙유머의 칼을 휘둘러 우리에게 내민 것이 고작 어른에게 버릇없이 굴지 말고, 껌 씹지 말고, TV  많이 보지 말라는 교훈인가? 뭔가 좀 심심한데? 그렇게 발칙한 문체로 우리에게 잔뜩 기대감을 불어넣었다면 창의적이고 기발한 결론으로 우릴 놀라게 해 줬어야지, 이건 마치 너무나 예쁘고 화려하게 포장된 사탕껍질을 벗겼더니 그저 평범한 알사탕 하나가 나왔을 때처럼 내용부족의 느낌이 든다. 그래서 실망.

그렇다면 작가의 상상력에 점수를 줄까? 화려한 공장의 내부, 갖가지 유혹적인 달콤한 먹을 것, 움파룸파 사람들.....화려하긴 해. 그러나 미안하지만 이런 비슷한 상상은 우리 다 어렸을 적에 해보지 않았나? 난 내 동생들과 <내가 요술쟁이라면> 이라는 제목으로 우리에게 온갖 화려한 것이 주어지는 상상을 해 본 적이 있는데, 그런 상상은 하다보면 공허해져서 중간에 더 할말이 없었다. 그래 그렇게 나에게 멋진 것이 원하는 만큼 생기면, 그러면 그다음은 뭐? 더 이상 이어나갈 얘기가 없잖아. 이 이야기도 그랬다. 초콜릿 공장과 거기서 만들어지는 기기묘묘한 과자들에 대한 묘사에 비해 결론은 너무 썰렁하고 뻔하다.

내 느낌을 짧게 요약하자면 <너무나 맛없는 덩어리(뻔한 교훈과 스토리)에 달디단 초콜릿을 씌운 과자를(그것도 그냥 씌운 게 아니라 아주 화려하고 장식적이고 기기묘묘한 무늬를 넣어서) 먹은 기분이다. 그리고 솔직히 말해서, 별로 맛없었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2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로드무비 2004-09-08 15: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조 재밌게 읽었슴다.
(저 이런 말투 어울려요?헤헤)

깍두기 2004-09-08 16: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단히 감솨함다.
(아주 어울리시네요^^)

플레져 2004-09-08 2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년시절에 줄기차게 하던 상상속에서 하고싶은 거 다하기 놀이의 끝은 정말 공허했어요.
깍두기님 덕분에 그 시절의 제가 갖고 있던 감정이 공허라는 걸 발견했네요. 저는 그저 싫증 으로 치부해버렸거든요.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아조 (로드무비님을 따라한 플레져~) 생생한 리뷰였어요. 추천 꾹~!~

깍두기 2004-09-08 2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리뷰에 이렇게 많은 추천이 단시간에 달리긴 첨인데요^^ 감사!!
전 아무래도 투덜이 맞나봐요. 맘에 드는 책의 리뷰를 쓰려면 무슨 말을 써야 할지 고민되고 절절매고 괜히 무슨 말을 하기도 아깝고 그런데 싫은 책의 리뷰는 투덜투덜 줄줄 써지니 말입니다.
 


1-2년전 집앞의 은행에 상담을 하러 갔다. (상담이래야 대출상담이다. 돈다발을 맡기러 간거면 좋겠다만)

앞사람이 너무 오래 직원을 붙들고 상담을 하는 바람에 난 지루해졌는데 마침 은행 한구석에 고객들 읽으라고 책장에 헌책을 꽂아 놓은게 보였다.

'책이라고 멀쩡한 건 하나도 없구만. 다 20년은 되어 보인다. 그래도 뭐 볼만한 건......?' 이러면서 책장을 뒤지다가,

난 정말 20년도 더 된 책을 발견했던 것이다.

<짐 크노프>

이 책은 내가 중1때 읽었던 책이다.  이 책과 미하엘 엔데를 소개해 준 친구와 나는 중학시절 귀여운 우정을 쌓았었는데 ㅡ 그 친구를 대학 때 한번 보고 연락이 끊겼다. 선미야, 너 뭐하고 사니?ㅡ 내가 소중히 보관하던 이 책을 엄마가 헌책이라고 없애버려 무척 슬펐던 기억이 있다. (모모와 뮈렌왕자, 끝없는 이야기도 같이 사라져 버렸다)

그렇게 없어진 책들을 근래 출판사에서 다시 출간하여, 나는 반가운 마음에 그것들을 다 사 모았지만 여전히 옛날 판본에 대한 그리움이 남아 있었다. 특히 짐크노프는 아동도서로 나와서 디자인이 영 맘에 들지 않았다.

그런데 아무도 거들떠 보지 않는 은행 책장 한구석에, 이 책이 놓여져 있는 것이다. 마치 내가 발견해 주길 기다리기라도 한 듯, 아니 오래 전에 잃어버린 내 책이 세상 여기저기를 떠돌다 이곳에 와서 나를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았다.

'이 책은 나를 위한 거야, 내가 아니면 아무도 이 책을 거들떠 보지 않을걸? 여기 이렇게 버려져 있다가는 언젠가 폐품 처리 될 거야. 얜 내꺼야'

나는 감히 이런 생각을 했고 마침 갖고 있던 종이가방에 태연하게 이 책을 떨어뜨렸다. (그러니까 훔친 것이다)

그리고는 얼마 후 난 그 은행에 내가 가진 책 중 신간으로 남들이 읽을 만한 것을 살짝 은행 책장에 꽂아 놓고 왔다.

내가 한짓이 착한 짓이라곤 생각하지 않지만 후회도 않는다. 지금 생각하면 은행직원에게 그 책을 달라고 하고 대신 다른 책을 꽂아놓겠다고 하면 거절하진 않을 거란 생각도 들지만 그땐 아무 생각 없었다. 그저 내 추억을 내 손에 붙들고 싶은 생각만 있었을 뿐.

물론 이 책을 지금 보면 옛날만큼 재밌지는 않고, 군데군데 헛점도 눈에 띄지만 내 어린시절을 풍요롭게 해 주었다는 것만으로 모든 걸 용서해 줄 수 있다.

**스타리님, 밀키웨이님, 님들도 미하엘 엔데를 좋아하시는 듯하여 같이 추억을 나누자고 제목에 감히 님들의 이름을 적었습니다. 오셔서 즐감하시면 저도 기쁘겠어요.

 

 

 

이것이 바로 문제의 그 책

(깍두기를 범죄의 유혹에 빠지게 한)

 

 

 

 

 

 

 

 

 

 

 


뒷표지다.

(1978년 발행된 책. 그러니까 26살이다)

 

 

 

 

 

 

 

 

 

 

 

 


 

 

주인공, 기관사 루카스.

기차를 운전하느라 그을음이 묻어 시꺼멓다.

 

 

 

 

 

 

 

 

 

 


 

 

 

 

 

 

 

 

 

 

 

짐 크노프가 소포로 배달되다.


 

어린이들을 납치하는 용을 사로잡아 끌고가는 장면. 그러나 나중에 이 용은 놀라운 변신을 하지.(여기에 이 책의 철학이 있다)

 

 

 

 

 

 

 

 

 

 

 

 


 

짐과 공주의 약혼식. 정말 깜찍하지 않은가?

이 책은 글도 글이려니와 그림을 빼면 매력이 절반으로 줄고 만다.


댓글(11)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starrysky 2004-09-03 22: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깍두기님, 제목 보고 얼른 달려왔어요!! ^^
내 사랑 짐 크노프~!! 저는 처음 보는 판본인데 이게 아마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번역된 판본인가 보네요. 차경아님이 번역하시고.. 제가 갖고 있는 건 얘와 요새 나온 '기관차 대모험'이든가 그 중간쯤에 나온 걸 거여요. 저런 멋진 그림도 없었는데..
너무 반갑네요. 깍두기님께서 슬쩍 하신 그 맘 저도 알 것 같아요. ^-^ (앗, 이럼 안 되는 건가..;;) 친절히 보여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깍두기 2004-09-03 2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타리님 오셨네~~~~저는 제 글 못보실까봐 방명록에 글까지 남겼는데^^
좋은 걸 같이 좋아하면 괜히 기분 좋아요. 그렇죠?

panda78 2004-09-03 2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그림이 없는 판본으로 있어요.. 아쉽군요. 에이스 전집에 이거 두 권 들어있었거든요. 짐 크노프랑 그 다음권이랑요.
저도저도 그 마음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신간 가져다 놓으셨으니.. 괜찮지 않을까요? ^^;;;

깍두기 2004-09-03 2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이 꽤 여러번 여러 출판사에서 나왔었나 보네요? 알라딘에서 이 책 아시는 분 많이 만나네요. 평소에 제 주위엔 아무도 없어서 전 저만 이 책을 읽은 줄 알았어요^^

밀키웨이 2004-09-04 0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그림을 다시 보게 될 줄 몰랐습니다.
이 그림 기억하시는 분이 없었답니다....ㅠㅠ
지금도 언니가 그렇게 미울 수가 없습니다.
갑자기 불타는 사명감에 낙도에 있는 교회로 바리바리 실어서 보내버린 저의 추억의 옛 책들.
그 속에 들어간 짐 크노프와 탓신다와 호첸플로프....가 정말 넘넘 보고 싶습니다.
저 또한 새로 다시 모아보지만....ㅠㅠ
아시죠?
그 때의 그 맛이 결코 아니라는 것을요.

아...정말정말 보고 싶었던 그림..이리 보니 눈물이 날락 합니다.



깍두기 2004-09-04 0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밀키님, 반가워요. 오랜만이네요^^
내가 좋아하는 걸 남들도 좋아하면 왜 이리 좋은 걸까요? 저도 와락 눈물이 날라하네.

로드무비 2004-09-04 0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삽화가 정말 근사하군요.
마음에 꼭 드는 책입니다.
잘하셨어요!^^

진/우맘 2004-09-04 1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ㅎ 너무 예쁜 도둑질이네요. 그렇게 이쁜 도둑이라면, 용서가 될 듯.^^

깍두기 2004-09-04 1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죠, 잘했죠?(이건 너무 했나?) 용서해 주실거죠?
님들이 용서해주면 지은 죄가 없어질 것 같은....^^

아영엄마 2004-09-04 16: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미하일 엔데의 작품이군요. 저는 못 읽어본 책일듯.. 저도 다니는 소아과에 갖고 싶은 동화책이 한 권 있는데 그걸 다른 책과 바꾸면 안되겠냐고 물어보는 것이 부끄럽고 용기가 안나서 결국 포기했답니다.쩝~ 님은 새로운 책으로 갖다놓으셨으니 마음의 짐으로 담아 두지 마셔요!

깍두기 2004-09-04 2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난 여기서 웬지, 고해성사를 하고 죄사함을 받는 듯한 느낌이.........^^
 
안녕? 자두야!! 1
이빈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0년 3월
평점 :
절판


난 7살 전의 일을 하나도 기억 못한다. 깜깜한 암흑이다. 초등학교 때 뭘하고 놀았는지도 기억에 없다. 배깔고 책 읽은 것 밖에는 기억이 안난다. 그래서 난 어릴적의 추억이란 게 없다고 아예 포기하고 살았는데......... 어느날 우연히 이 책을 집어들고는 난 한순간 깨달음을 얻은 것 같았다. 아니, 교통사고로 기억상실증에 걸렸는데 공사장을 지나가다 벽돌로 머릴 맞아 옛 기억을 되찾았다고나 할까.

어쩜.......자두야(여기서 자두란 작가 이빈을 말함이다)  넌 이렇게도 기억력이 좋단 말이니....... 그리고 그 좋은 기억력으로 이 기억상실증 환자의 기억을 되살려 주다니, 넌 아마 복받을 거야.

채변봉투에 얽힌 웃지 못할 비위생적인 추억(아시는가, 채변봉투. 그걸 기한내에 안 가져오면 공부시간에 학교 변소에 가서 신문지 깔고 앉아야 했지ㅠ.ㅠ), 달고나,뽑기,쫀드기,아폴로.....어린시절을 장식한 불량식품의 화려한 추억, 방학생활 계획표 거창하게 짜놓고 방학 첫날부터 홀라당 까먹고는 개학전날 친구의 방학생활(그땐 그런 책이 있었다)을  베끼던, 누구나 공유하고 있는 추억까지(아니라고? 난 방학숙제를 빌려주는 모범생이었다고? 그래, 그렇다고 치자고) 우리의 씩씩한 자두가 몽창 되살려 주어서 난 사라진 유년을 돌려받은 기분이다.

이렇게 어린시절을 생각나게 해준다는 것만이 이 책의 미덕은 아니다. 이 책의 미덕은 바로 <자두>라는 강력한 캐릭터와 그 주변인물들의 생생함에서도 비롯된다.

자두 : 명랑쾌활, 약간 뻔뻔, 많이 엽기, 쬐금 야비

아빠 : 천하태평, 술고래, 귀차니스트, 가끔가다 로맨티스트

엄마 : 잔소리꾼, 그러나 용서해야 할 때를 알고 있다. 억척부인, 짠순이, 그러나 써야할 때를 알고 있다.

미미 : 지금으로 말하면 공주병. 착하고 두살 어린 탓에 언니의 간악한 속임수에 홀랑 넘어가 버린다

애기 : 딸 둘에 귀하게 얻은 아들. 커서도 이름이 애기이다. 알만하지 않은가?^^

 

이 우리 주변 어디서나 볼 수 있었던 가족들이, 우리 모두가 겪었고 겪었을 법한 이야기를 겪는 스토리가 왜 이렇게 배꼽을 쥐게 웃기고 재밌는 걸까? 그러니까, 코미디가 따로 없고 우리의 인생이 바로 코미디란 건가?

아무렴 어떠냐, 딸 둘과 엄마가 배 깔고 마룻바닥에 엎드려 <자두>를 붙들고 왼종일 낄낄거릴 제, 인생의 근심은 문 밖으로 멀리멀리 달아나니 이 아니 좋을소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짱뚱이의 나의 살던 고향은 ㅣ 신영식 오진희의 고향 만화 1
오진희 지음, 신영식 그림 / 주니어파랑새(파랑새어린이) / 1999년 7월
평점 :
절판


지금 3,40대인 사람은 이 책을 읽으며 마치 고향에 온 느낌을 받을 것이다. 이 책의 배경은 시골이고(전라도인 듯)  시대는 1970년대 쯤인듯하다. 그러니까 작가 오진희 씨랑 나는 동시대를 살았으나 한명은 시골에, 한명은 서울에 살았던 것이다.

그래서 이 책에 나오는 내용 중에는 내가 모르는 낯선 이야기도 많이 나온다. 아마 어린 시절을 시골에서 보낸 사람은 더 많이 공감하며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고기잡기, 멱감기, 메뚜기 잡기, 서리하다 혼나기.....시골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맞장구를 칠 내용이건만 나는 잘 모른다. 불쌍하게시리...

나는 차라리 이빈의 <안녕? 자두야 >를 보면 '맞아 맞아, 그랬어' 이러면서 고개를 주억거릴 때가 많은데, 그 만화는 나보다 몇년 뒤의 이야기이긴 하나 서울에서 벌어진 일이라 내가 겪은 일이 많기 때문이다.(난 만화에 흥미를 갖기 시작하는 어른들에게 이 두 책을 꼭 권한다. 뭔가 친숙한 내용이 있어야 금방 친해지는 법)

그래서 <안녕? 자두야 >는 좋고 이 책은 별로라는 게 아니고 둘다 무지 좋다. 이건 <짱뚱이>리뷰이니 자두 얘기는 나중에 하겠다.

오진희 씨는 복도 많은 사람이다. 남편이 자기 얘기를 만화로 그려주니 말이다. 오, 난 상상이 되는데, 둘이 이마를 마주대고 조근조근 옛일을 떠올리는 장면이 말이다. 신영식씨의 그림은 또 이 이야기랑 얼마나 어울리는지. 촌티나는 시골애들의 난닝구만 입은 모습을 어찌 그리도 귀엽게 그려내는고. 짱뚱이는 또 얼마나 짱뚱스러운지.(같이 사는 분을 좀 더 예쁘게 그려주고 싶은 마음도 있었을 거구만은^^)

딱 알맞춤한 시골스러운 그림으로 표현한 시골스러운 얘기들. 나무하는 아버지 지게를 타고 산에 가서 누룽지를 혼자 다 먹어버리는 먹보 짱뚱. 고무줄, 공기놀이, 삔치기, 팽이치기........노느라고 해넘어가는 줄 모르는 아이들,  딸만 여럿인 집안에서 토닥토닥 싸우며 자라는 자매들, 코도 흘리고 모자라 보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착하디 착한 친구들.........겪을 땐 소중한 줄 모르지만 지나고 뒤돌아보면 너무나도 그립고 아쉬운 모습들을 여기서 만날 수 있다.

그렇게 마냥 그립고 정다운 얘기만 있는 건 아니고 가슴 아린 이야기도 있다. 어릴 적 같이 놀다 사고로 죽은 친구, 장애를 갖고 태어나 씩씩하게 자라 멋진 어른이 된 동생, 딸만 낳았다고 시댁의 눈총을 받는 어머니 등등 우리가 살면서 겪게 되는 아픔도 담담하게 그려낸다.

나만 이 책을 좋아하냐면 우리집 애들은 틈만 나면 이 책을 빼들어서 1권은 너덜너덜해졌다. 애들은 애들대로 이 책이 만화니까 좋고, 또 재미있게 노는 얘기가 많이 나와 더 좋고, 형제간에 토닥거리는 장면은 꼭 자기들 얘기같고, 이래저래 좋은 모양이다. 이 책을 6권까지 독파한 딸들은 어떤 때는 옛날의 놀이나 시골풍습을 나보다 더 잘 알고 있으니, 불쌍한 것들, 대도시에 살아서 기껏해야 아파트 놀이터에서밖에 놀지 못했으니 이 책을 읽고 대리 체험이라도 하거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