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힘들 땐 울어도 괜찮아
김상복 지음, 장차현실 그림 / 21세기북스 / 200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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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1.

이 책은 지하철 및 사람  많은 공공장소에서 읽으면 절대 안된다.

울다가 웃다가를 반복하다가 미친 사람으로 오해받을 수 있기 때문.

 

2.

오랜만에 깔깔 웃다가 펑펑 울다가 하며 책을 읽어봤다.

이 책은 어느 중학교 교사가 아이들에게 부모님 칭찬일기를 쓸 것을 제안하여 모아진 결과물이다.

그걸 우리 시대의 훌륭한 엄마(존경한다) 장차현실 님이 만화로 그렸다.

칭찬은 지들이 부모나 선생에게 듣는 것으로만 생각했던 아이들이 처음으로 부모님들께 칭찬을 해드리려니 얼마나 쑥스럽고 어색했을까나.

평생 칭찬받은 경험 부족하고 그래서 자식들에게도  몇마디 못해준 부모들이 갑자기 아이들에게 '엄마 아빠는 이래서 멋있어요' 등등의 칭찬을 받고나서 보이는 벌쭘하고 황당한 반응이란.....

그래서 이 책을 읽다보면 처음엔 폭소가 터진다.

'엄마는 신발끈을 어떻게 이렇게 잘 매? 난 못하는데....' '병신이여? 이것도 못하게....'

(인정하자. 나의 모습이다)

'아빠, 술 마시는 모습이 너무 터프하고 멋있어요' '그래? 벌컥 벌컥~'

(하고 많은 칭찬 중에 그것도 칭찬이라고..... 그래도 귀엽잖은가?)

TV 보는 부모님 앞에 쨘~하고 나타나, '엄마 아빠 사랑해요' '비켜! TV 가린다'

(인정하자. 이것도 나의 모습이다)

장차현실 님이 만화로 표현한 이 칭찬 NG 퍼레이드들은 이렇게 사람 배꼽을 빼놓다가 어느 순간 감격으로 가슴이 딱 막히고 눈물이 흐르게 만든다. 그 중에 압권은 이 책의 제목이다.

홀로 힘들게 일해서 자식들을 부양하는 엄마에게 어느날 딸이 이렇게 말하는 것이다.

'엄마, 힘들 땐 울어도 괜찮아요. 엄마는 지금도 우릴 위해 너무 많이 노력하고 계세요'

이 세상 살기 팍팍한 부모들에게 이 이상의 칭찬이 어디 있을까?

이렇게 말하고 싶다. 칭찬은, 위로와 같은 것이라고.

사람들이 이 세상을 살면서 진정으로 가까운 사람에게 듣고 싶은 칭찬은 너 뭐 잘한다, 잘 생겼다 이런 것이 아니라 '네가 내 옆에 있어서 난 너무 좋아' 라는 말이라고.

이 책에는 이런 진심어린 말이 많이 나온다.

그 말을 들으면서 이 못난 나는 그냥 위로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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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발소의 돼지 시공주니어 문고 3단계 24
에리히 캐스트너 지음, 호르스트 렘케 그림 / 시공주니어 / 2000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1.

캐스트너 아저씨도 내가 좋아하는 작가 중의 한 분이다. 비록 그의 작품을 많이는 안 읽었지만(하늘을 나는 교실, 에밀과 탐정 시리즈, 그리고 이 작품) 그의 작품은 한결같이 어린이를 사랑하고 이해하는 어른만이 쓸 수 있는 글이라는 느낌을 준다.

그의 동화들은 시점이 참 독특한데, 처음엔 1인칭으로 시작하여(여기서 '나'는 작가다) 마치 작가가 주인공들을 만나고 따라다니며 본 것을 쓴 듯이 이야기를 전개하다가  어느새 '나'가 슬쩍 빠지고 주인공들의 이야기가 3인칭 시점으로 전개된다.

그래서 '나'의 시선이 이야기를 읽어가는 내내 느껴지는데, 그 눈길은 무척 따뜻하고 관대하며 어린이를 존경하고 이해하는 눈길이어서 작가의 품성을 느낄 수 있게 해 준다.

 

2.

나는 한국 작가가 쓴 아동문학을 별로 읽지 않는다. 그것이 훌륭하지 않아서는 절대 아니다. 다만 나랑 좀 안 맞을 뿐이다. 국내 어린이 문학을 읽고 나서 나는 항상 이렇게 말하며 책을 덮게 된다. "유머가 부족해......"

너무 심각하고 진지하면 두드러기가 나는 이상한 성격탓이긴 하지만 국내 아동문학에 유머가 부족한 건 사실이다. 물론 모든 문학에 유머가 필요한 건 아니지만 나는 가끔 우리나라에도 캐스트너나 린드그렌 같은 품위있고 따스한 유머를 갖춘 아동문학가가 있었으면 하고 아쉬워할 때가 있다.

힘겹고 어려운 삶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기가 어렵듯이 무겁고 심각하고 진지한 주제를 유머와 함께 풀어간다는 것은 상당한 내공이 필요할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난 이 아저씨를 참 좋아하고 이렇게도 생각한다. '인간성도 참 좋았을 거야.......'

 

3.

이 책에는 세 종류의 이야기가 있다. 아이들의 생활을 다룬 이야기, 아이들의 상상력을 다룬 이야기, 그리고 시.

아이들의 상상력을 다룬 이야기는 유쾌하다. 엉뚱하고 황당하다. 그 이야기를 읽다보면 보자기를 두르고 공주놀이를 하는 아이들, 나뭇가지에 올라가 '이랴, 따그닥 따그닥'하는 아이들이 생각난다. 딱 그 얘기다.

아이들의 생활을 다룬 이야기는 뭐랄까....... 너무나 선하고 아이들을 사랑하고, 그러면서도 아이들의 삶에 참견하지 않으려는 작가의 시선이 느껴지는 이야기이다. 올림픽을 보려고 기숙사를 탈출한 학생의 깜찍한 죄상을 부모에게 알리지 않고 벌로 자신의 여행에 동참시키는(이게 벌이라니, 정말 훌륭하지 않은가?) 뵈크 선생님은 바로 작가 자신이다. 또 일곱살짜리에게 시장 심부름을 시켜놓고 20미터 뒤에서 몰래 따라가는 엄마도 작가 자신이다.  이런 이야기를 읽으면 별로 슬픈 이야기도 아닌데 난 괜히 목울대가 먹먹해지는 느낌을 받게 되는데, 아마 너무 아름답고 애틋한 것을 보면 사람은 저절로 눈물이 나지 않나 싶다.

그리고 시는...... 좀 아쉽다. 번역본만으로 시의 운율을 느끼는 데는 한계가 있을거란 걸 알기에. 이럴 땐 내가 한 7개 국어 쯤 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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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슈렉을 좋아한다.

다른 거 다 빼고,  슈렉은 못생긴 사람도 아름답게 사랑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

그래서 좋아한다.

그동안 얼마나 많은 미남미녀들이 영화에서 만화에서 드라마에서 아름다운 사랑을 하며 나를 기죽게 했던가.

그런데 슈렉이 나타나서 그것들을 통쾌하게 한방에 날려 버렸다.

 

교훈(이라고 말하면 좀 식상하긴 하다)도 훌륭하다.

1.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변하는 게 사랑이다(그래서 피오나는 도깨비가 되었다네)

2. 진정한 행복은 '나 자신'을 찾는 것이다(그래서 둘은 미남미녀가 될 수 있는 기회를 박차버렸지)

 

풍자도 훌륭하다.

1. 허리우드를 풍자한 Far Far Away의 그 가식적이고 공허한 모습이라니...

2.그리고 잘생기고 느끼한 마마보이 챠밍왕자 우엑~

 

2학년짜리 둘째딸에게 물었다.

"왜 마지막에 슈렉이랑 공주랑 뽀뽀하지 않았을까?"

"도깨비가 되려구 그랬지"

"왜 도깨비가 되려구 하지? 뽀뽀만 하면 예뻐질 수 있는데?"

"도깨비가 자신이니까 그렇지!!!!"

(정답!)

 

보통 1편만한 2편 없다 하는데

2편도 좋았다. 베스트에 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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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죠 2004-07-05 0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군요, 저는 왜 슈렉이 그렇게 좋은지 몰랐더랬는데, 그런 이유였어요. 못생긴 사람도 아름답게 사랑할 수 있다니, 아아 이건 너무 멋져버리잖아욧

프레이야 2004-07-05 19: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림책 슈렉만 봐도 재미나요. 미추의 고정관념을 통쾌하게 깨어부수는 그 짜릿함이란...
 

기쁨이 머리부터 발끝까지 가득 찼다. 살아 있다는 기쁨, 그 자신이라는 기쁨이. 이제 바스티안은 다시 자기가 누구인지, 어디에 속하는지 알게되었던 것이다. 바스티안은 다시 태어났다. 그리고 제일 멋진 점은 바스티안이 이제 원래 있는 그대로의 자신이 되고 싶어한다는 것이었다. 설령 수많은 가능성 중에서 한 가지를 골라도 됐더라도 다른 걸 선택하지 않았으리라. 이제 바스티안은 알기 때문이다. 세상에는 수없이 많은 형태의 기쁨이 있지만, 근본적으로 그 기쁨들은 단 하나의 기쁨, 즉 사랑할 줄 안다는 기쁨이라는 것을.

훗날 바스티안이 이미 다시 그의 세계로 돌아오고 한참이 지난 뒤에도, 어른이 되고 결국 노인이 되었을 때도 이 기쁨이 바스티안에게서 완전히 떠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인생의 가장 힘든 시기에도 바스티안에게는 마음으로부터의 기쁨이 남아 있어 그를 미소짓게 하고 다른 사람들을 위로해 주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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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그대로의 나 자신을 사랑하는 것

그리고 있는 그대로의 내 주위 사람들을 사랑하는 것

이야기에서도 어렵지만 실제로는 더욱 어려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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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는 이야기 비룡소 걸작선 29
미하엘 엔데 지음, 로즈비타 콰드플리크 그림, 허수경 옮김 / 비룡소 / 200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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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1때, 친한 친구가 나에게 <짐크노프>와 <모모>를 알게 해 주었다.

나는 그 친구에게 아직까지도 감사하고 있다.

세계고전명작, 한국근대소설선 등 학교에서 권하는 필독도서 밖에 몰랐던 나를 새로운 세계로 인도해 준데 대해서.(그 시절 필독도서, 추천도서는 정말 그랬다)

그때부터 난 용돈을 받으면 서점을 순례하며 숨은 보물찾기에 몰두하곤 했다.

서점 아저씨들이 싫어했을 것이다. 이책저책 뒤적이며 2시간씩 시간 보내다 그냥 나가는 손님을 누가 좋아하겠는가.

그렇게 해서 발견한 책들은 지금까지도 나의 많은 부분을 이루고 있다. 

호비트(반지의 제왕 전편이다), 아이들이 심판한 나라(앵무새 죽이기란 제목으로 나중에 다시 출간되었다), 단추전쟁, 개가 되고 싶지 않은 개, 코스모스 그리고 <끝없는 이야기>

그 시절(20몇년 전) 이런 책은 아는 사람도 별로 없었다. 그런데 요즘와서 많은 이들이 읽고 스테디셀러가 되는 걸 보면서 나는 마치 내가 이 책의 작가라도 되는 양 속으로 흐뭇해하곤 한다.(난 역시 보는 눈이 있어..... 이러면서 말이다)

이 책, 끝없는 이야기를 난 두권을 가지고 있다. 비룡소판과 문예출판사판으로.

문예출판사 것은 차경아 번역본인데 내가 어릴 때 읽은 것과 같은 것이고 비룡소판은 허수경 번역이다.

번역에는 문외한이라 어느 것이 낫다는 말은 못하겠고 각각의 특징을 얘기하자면 차경아 번역본은 말투가 고풍스럽고 옛맛이 나는 말을 많이 쓰나 번역투의 말투가 종종 거슬린다.(어렸을 땐 이것도 멋있었다)

허수경 번역본은 문장이 간결하다. 좀 더 구어체의 문장을 사용한다.

가격은 문예출판사 것이 훨씬 싸고, 디자인과 양장은 비룡소가 낫다.

(이런, 본론은 시작도 안했는데 이렇게 길어져 버렸네........)

그럼 본론.

이 이야기는 뚱뚱하고 못난 소년 바스티안이 <끝없는 이야기>란 책을 읽으면서 책속에 빠져들어가 결국은 책 속의 세계 '환상계'에 들어가게 되고 위기에 처한 환상계를 구하며 우여곡절 끝에 현실세계로 돌아오는 여정을 그리고 있다.

그 와중에 우리에게 많은 것을 이야기해 준다. 예를 들면, <네가 원하는 것을 해라>라는 명제를 좇아 환상계에서 자신의 소원을 따라 여행하는 바스티안의 여정을 통해, 우리가 우리 내면의 진실한 소원을 안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가를 알게 해준다.

바스티안은 처음엔 미모를, 힘을, 다른 사람이 바치는 존경을, 권력을 얻고 싶어했으나 이 공허한 소원을 다 거친 후에 결국은 타인과의 조화를, 위로받고 사랑받기를, 궁극적으로는 사랑하기를 소원하게 되고 그 소원 덕분에 환상계에서 현실로 돌아올 수 있게 된다.

이것은 완벽한 진실이다. 어렸을 때는 그걸 몰랐다. 이야기의 결말이 사랑으로 끝나는 것에 대해 너무 뻔한 것 아니냐고 속으로 불평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제는 이해한다. 모든 이야기가 사랑으로 끝날 수 밖에 없음을. 모든 종교가 사랑을 이야기할 수 밖에 없음을. 그것이 인생의 진실이니까.(이제는 이해는 하는데 실천을 못해서 그것이 괴로울 뿐)

그리고 이 이야기는 인류가 쓰고 말해온 이야기들 전체에 의미를 부여한다. 이 세상 모든 이야기는 하나의 끝없는 이야기이며 사람들은 거기서 생명의 물을 길어 자신과 세상을 풍요롭게 만든다고 이 이야기는 말한다.

나는 이 책을 읽을 때마다 내가 환상계를, 끝없는 이야기를 믿지 않는 무미건조한 인간이 되지 않기를, 또 헛된 망상에서 빠져나오지 못해 방황하는 길잃은 황제가 되지 않기를 소원하며 책을 덮는다.

근데, 그게 쉽지 않다는 걸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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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름이 2004-08-01 2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짐크노프는 왜 출판을 안하는거야? 앙???